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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제국주의의 침탈과 멜로의 경계, 르네 바르니에 작. <인도차이나>

by 언덕에서 2011. 1. 31.

 

 

 

 

 

 

제국주의의 침탈과 멜로의 경계, 르네 바르니에 작. <인도차이나>

 

 

 

 

 

 

이 영화는 서구 사람들이 인도와 중국 사이에 있다 하여 '인도차이나'라고 부른 베트남의 독립과정을 배경으로 연인들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1992년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여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프랑스의 식민지인 인도차이나에서 태어난 엘리안느 드브리는 거대한 농장을 소유한 프랑스인이다. 겉으로는 냉정하지만 실제로는 여린 마음을 지닌 그녀는 아버지와 부모를 잃은 양녀 카미유와 함께 살아간다. 엘리안느는 카미유에게 남다른 애정을 베푼다.

 어느 날, 야망을 지닌 프랑스 해군장교 장 밥티스트와 엘리안느는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카미유 역시 그를 연모하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엘리안느는 카미유를 서둘러 결혼시키려 하지만 카미유는 이를 거부한다. 장 밥티스트를 찾아간 카미유는 프랑스 장교를 살해하고, 장과 카미유는 프랑스 군에 쫓긴다. 인도차이나 지역이 혁명의 열기로 끓어오르는 가운데 카미유는 장의 아들을 낳고, 장과 엘리안느는 다시 한번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이 영화를 통해 베트남의 풍물과 하롱베이를 비롯한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베트남은 우리와 멀고도 가까운 나라이다. 유교문화권에 속해 있으며 많은 국민들이 불교 신자라는 점, 제국주의 침탈을 받아 강국의 속박을 받은 역사, 해방을 위한 투쟁, 남과 북의 대립과 전쟁 등 많은 점에서 유사한 길을 걸어왔다. 박정희가 용병으로 파견한 해병대 '맹호부대'와 같은 악연도 지니고 있으나 다시 밀접한 경제교역국이 되었고 지금은 한류열풍이 대단한 나라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프랑스의 식민통치를 받고 있는 인도차이나에서 태어난 프랑스 여인 엘리안느는 독신여성으로서 그의 아버지와 함께 고무농장을 운영한다. 그녀는 사고로 부모를 잃은 인도차이나의 마지막 황녀 까미유를 수양딸로 맞아 친딸처럼 사랑하며 정성껏 키운다.

 외롭지만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평온한 시간을 보내던 그녀의 앞에 어느 날 젊고 매력적인 해군장교 쟝이 찾아든다. 엘리안느는 거부할 수 없는 그의 매력에 흠뻑 빠지나 그 사랑이 채 무르익기 전에 그녀의 수양딸인 까미유가 쟝을 짝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며 혼란스러워 한다.

 쟝은 엘리안느만을 사랑하지만 사랑보다는 수양딸 까미유를 선택한 엘리안느에게 실망하며 드래곤 아일랜드(사이공)로 떠나고 만다. 하지만 까미유는 첫사랑인 쟝을 잊지 못하고 그를 찾아 나서게 되고 죽음의 사선을 넘어 결국 쟝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프랑스 장교가 베트남인들을 학살하는 장면을 목격한 까미유가 그를 살해하고 만 것이다.

 그길로 도망치는 쟝과 까미유는 공산주의자로 오해받으며 오랫동안 도피의 생활을 하면서 둘의 아이까지 낳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체포되어 아이는 엘리안느에게 보내지게 되고 쟝은 죽음을, 까미유'는 수용소에 갇히고 만다.어느 덧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까미유는 석방되지만 그녀는 그녀의 행복과 과거로부터 이별을 고하며 엘리안느를 떠난다. 상심한 엘리안느는 모든 추억을 뒤로하고 아이와 함께 프랑스로 돌아가게 된다.

 그 후 베트남이 독립되는 날 엘리안느는 어느덧 청년이 된 아이에게 부모의 과거를 들려주면서 가슴 한 편에 자리 잡은 쟝과 까미유, 그리고 아름다운 인도차이나에서의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막이 내린다.

 

 

 

 위의 줄거리처럼 이 영화는 멜로드라마임이 확실하다. 그러나 카미유가 쟝을 찾아 이동하면서 목격하는 기아, 노역, 강제수탈, 인신매매, 질병 등 베트남이 겪고 있는 비참한 현실은 제국주의 프랑스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그들의 악랄한 통치를 관객에게 전달해준다.

 제국주의의 무력 침략, 강압적 지배와 수탈은 원래 스페인과 포르투칼이 남미를 점령하면서 제일 먼저 시작하였고, 이어서 영국이 인도와 중국을 점령하면서 극에 달하게 된다. 혁명 때문에 제국주의의 길에 늦게 들어선 프랑스는 아프리카 일부와 베트남을 차지한다. 당시 강대국들은 세계를 자신의 속국으로 분할하여 무자비하게 억압하고 착취했다.

 

 

 

 

 오늘날 유럽 선진국들의 부와 발전은 이러한 제국주의의 침략에 의해 이루어진 부분이 지대하다. 제1차 세계대전은 강대국들 사이에서 속국을 더 차지하기 위해 벌어진 전쟁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서양의 제국주의 국가로부터 해방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제국주의 침략을 저지른 국가의 대부분이 자본주의 국가였으므로 그들이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론을 받아들이고 공산당을 결성하여 해방투쟁을 전개한 점은 이해의 여지가 있다.

 

 

 

 

 일제강점기 기간 중에 우리 민족이 일제에 보여주었던 강한 투쟁과 비교하자면 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은 평온축제일에 만다린(지배귀족)을 사살하고, 프랑스인 농장에 방화하며, 지주를 살해하며, 연극을 통하여 시민투쟁을 심어 결국은 해방을 맛보게 된다. 근본적으로 멜로드라마인 이 영화는 피지배 국민의 이런 용감한 저항을 구석구석에서 잘 보여준다.  1992년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