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 장편소설 『율리시즈(Ulysses)』
아일랜드 소설가ㆍ극작가 제임스 조이스(James (Augustine Aloysius) Joyce, 1882~1941)의 장편소설로 1918∼1920년에 뉴욕의 문예잡지 [리틀 리뷰(Little Review)]에 연재 중 게재 금지를 당하여 1922년 파리의 셰익스피어 서점에서 출판하였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을 배경으로 리오폴드 블룸, 그의 아내 몰리 블룸, 예술가를 꿈꾸는 교사 스티븐 데덜러스 등 세 명의 중심인물이 겪는 단 하루의 사건을 서술하고 있는 이 작품은 20세기 세계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작자는 이 작품에서 의식의 흐름과 내면의 독백을 종횡으로 활용하였다. 신문의 제목, 음악적 요소, 영화ㆍ극 중의 대화, 고전작품의 패러디 등을 종합적으로 채택한 작품이다. 종래의 소설 형식을 근본적으로 뒤엎은 획기적인 작품으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작가의 고향인 아일랜드의 더블린을 무대로 1904년 6월 16일 아침 8시부터 그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일어난 일을 734면에 서술하였다. 중요한 등장인물은 3명으로 유대계의 광고업자 레오폴드 블룸, 그의 부인 마리온, 학생이며 시인 기질이 있는 스티븐 디달러스이다. 작품의 전체적 구성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모방하였고 블룸은 오디세우스, 마리온은 페넬로페, 디달러스는 텔레마코스에 해당한다. 또한 <오디세이아>와 마찬가지로 모두 18 삽화의 결합으로 구성하였고 각 삽화도 <오디세이아>의 그것과 대조되게 하였다.
그의 솔직한 묘사를 외설ㆍ부도덕이라 하여 영국과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발행금지 조치를 취하였다. 프랑스어ㆍ독일어로 번역되었으며 유럽과 미국에 끼친 영향이 컸고 연구 서적도 많다. 1967년 영국에서 영화화되었다. 한국에서는 1968년 김종건 번역으로 [정음사]에서 간행되었다. 작자가 가장 완전한 인간으로 생각한 율리시즈를 기초로 하여 모든 것을 포괄하는 완전한 성격을 묘사하였던 것으로, 전체를 <오디세이아>처럼 3부로 나누었다.
1914년부터 약 7년간에 걸쳐 완성된 이 작품은 초판 당시 풍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금서 판정이 내려져 파리에서 처음으로 빛을 보게 되었다. 본문 중에서 ‘침대 위의 오점을 보려고 했어. 그녀가 처녀인지 아닌지 알려고 말이야. 남자들이란 바보들이라 마흔 번이나 이혼한 여자라도 붉은 잉크의 오점이면 된다니까’와 같은 부분이 외설 시비의 빌미가 되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율리시즈'는 그리스 서사시인 호머의 <오디세이아>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영어식 발음이다. 제목이 시사하고 있듯이 이 작품은 <오디세이아>와 여러 면에서 대응관계를 갖고 있다.)
더블린 시내를 걸어 다니는 중년의 광고업자 레오폴드 블룸은 신화 속의 영웅 율리시즈와, 블룸의 부정한 처 모리는 페넬로페와, 문학청년 스티븐 디달러스는 아버지를 찾아 헤매는 텔레마코스와, 모리의 애인 브레이세스는 유혹자 안티노우스와 각각 대응한다.
주인공 레오폴드 블룸이 더블린 시내를 배경으로 1904년 6월 16일 하루 동안 벌이는 평범한 사건을 묘사한 이 작품은 전체가 3부 18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는 아침 8시부터 정오까지 스티븐의 거동을 묘사한 부분으로, 더블린 교외 마테로 탑에서의 아침 식사 장면에서 시작, 초등학교에서 역사 수업을 한 후 해변을 거닐며 사색하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2부도 블룸 부부의 아침 식사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블룸은 목욕탕에 갔다가 아는 사람의 장례식에 가고, 광고 일로 새 신문사를 방문한다. 또,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서 무엇을 찾기도 하고, 호텔 바에서 여자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고, 다른 술집에서는 말다툼에 휩쓸리고, 다시 아는 사람의 병문안을 갔다가 거기서 스티븐을 만난다.
제3부는 블룸과 스티븐이 함께 블룸의 집으로 돌아가다가 헤어지는 장면, 침대 속에서의 모리의 독백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1904년 6월 16일 아침부터 밤중까지의 더블린 시를 배경으로, 평범한 시정의 한 서민 리어폴드 블름과 청년 예술가 스티븐 디덜러스의 사상ㆍ생활의 ‘의식의 흐름’을 추구함으로써 이를 묘사한 것으로, 그 내적 독백의 수법은 현대인의 성격을 척결하여 종래의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 분야를 개척하고, 적나라한 묘사와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표현 형식과 더불어 금세기 소설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를 제공한 작품이다.
헝가리계 유태인의 피를 이어받은 38세의 광고업자 블룸은 다면적인 성격의 소유자 오디세우스의 현대적 인물이다. 생후 11일밖에 안된 외아들을 잃은 그는 잃어버린 자식의 모습을 22세의 스티븐에게서 본다. 블룸은 더블린 시내를 방황하면서도 아내 모리가 다른 남자와 정사를 벌이는 방면을 상상하고 괴로워하는데, 실은 그 자신도 헨리 프라워라는 가명으로 어떤 여성과 비밀스러운 편지를 주고받는다. 이 ‘보통의 관능을 가진 보통 남자’ 블룸의 존재로 이 작품은 관념적인 문학상의 한 실험으로 끝나지 않고 매력적인 희극적 작품으로 완성된다.
관점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이 작품의 진짜 주인공은 더블린 시 자체일 수도 있다. 더블린을 한 개의 유기체로 볼 때, 등장인물들은 더블린 시를 관통하는 혈액의 의미를 띠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블룸의 날’의 더블린을 묘사함으로써 현대 세계의 총체적 모습을 제시하려고 한 것이다.
또한, 각 장마다 문체를 달리하고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좇아 서술하는 기법을 통해 블룸과 스티븐, 모리를 중심으로 인간 존재의 모든 양상들을 보여준 작품이다. 『율리시스』는 조이스가 1906년 구상을 시작하고, 1914년 말(혹은 1915년 초)부터 집필에 들어가 1922년 조이스의 마흔 번째 생일에 출간된, 8년간의 집필 끝에 완성된 대작이다. 영어 이외에도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10여 개의 외국어가 작품 속에 나타나며, 이들 언어의 고어, 폐어, 속어, 비어, 은어 등 약 3만 어휘가 뒤섞인 일종의 언어 사전의 장이다. 게다가 그 유명한 ‘의식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한 ‘생략문체’를 비롯하여, 문체의 박물관이라 할 정도의 다양한 문체가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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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양한 형식의 언어와 문체를 도구 삼아 그려내는 것은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아일랜드 더블린에서의 1904년 6월 16일 단 하루(정확히는 18시간)이다. 아침 8시에 시작되어 새벽 2시에 끝을 맺는 이 특별한 하루 동안,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낮과 저녁을 통하여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목욕하고 미사에 참가하고, 죽은 자를 매장하고, 일하고, 괴로워하고, 다투고, 선행을 베풀고, 배회하고, 서로 인사하고, 노래하고, 편지를 쓰고, 술집을 드나들고, 술에 취하고, 책을 읽고, 성적 행위에 몰두하고, 간음을 저지르고, 출산하고, 사창가를 방문하고, 그리하여 지친 채, 그들의 침대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 평범한 하루 일상의 결을 메우는 언어와 사유의 살과 피는 인간 지력의 극한을 보여준다.
‘현대 인간 심리의 백과사전적 총화’라 일컬어지는 『율리시스』에는 조이스가 자기식으로 소화해 낸 수천 년에 걸친 인류의 지적 유산, 즉 “동서고금의 문학 · 철학 · 역사 · 신학 · 예술 등의 고전에서 축적된 지식”이 치밀하게 짜인 형식 아래 모자이크처럼 잘 짜 맞추어져 있다.
그것은 단순한 ‘지식의 잡탕’이나 ‘지식의 허영’을 과시하기 위한 나열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넘나들면서 총체적 사회와 개별적 인간, 정신과 육체의 사이를 탐색하고, 신화와 현대를 결합해 내려는 한 작가의 극한을 향한 지적 산물이다. 과연 “수천 년의 피비린 모험을 하루의 일상 속에 응축한(김정환)” 대서사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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