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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철학서

윌 듀랜트 철학입문서 『철학 이야기』

by 언덕에서 2009. 12. 16.

 

 

듀랜트 철학입문서 철학 이야기

 

 

  

이 책은 흥미 있고 유익한 철학 입문서라는 평을 듣고 있으며, 출판 직후 미국 베스트셀러는 물론 각국의 언어로 번역 소개된 윌 듀랜트의 저서이다. '위대한 철학자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은 철학자라는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철학이 삶의 현장으로부터 동떨어진 난해한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치밀한 문헌 조사를 토대로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위트 있는 문체가 어우러져 철학 입문서로서 유명하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대학 1학년 때 철학이란 학문에 대해 해박하기 짝이 없는 모 철학도(그는 상대 학생이었다)와의 토론에서 무참하게 완패당한 후였다. 나는 동갑내기인 그와의 논리싸움에서 제압당한 후 천연덕스럽게 질문을 했다. "도대체 무엇을 읽었어요?" 당시 내 또래의 학생이 읽을 수 있는 책은 모두 다 읽었다고 자만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극복하고 싶었나 보다. 그는 철학에 대한 기초 개념을 잡으려면 이 책부터 읽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철학이란 인간의 잡다한 생각의 결정체라는 내 생각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철학'이란 걸 잡아먹을 수 있을까 고민에 사로잡히게 만든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윌 듀란트의 [철학이야기]는 전공을 사회과학 쪽으로 결정한 후에도 가장 자주, 많이 읽은 서양철학서이다.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철학자는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베이컨, 스피노자, 칸트, 니체 등 굵직굵직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주요사상을 중심으로 나열되어 있다. 거기다 보통 전공서들이 한 페이지의 3분의 1을 넘게 차지하는 '각주'가 많지 않기 때문에 비전공자들이 위축되지 않은 분위기속에서 소설책 읽듯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구성을 지니고 있다.  철학에 대한 주변지식을 높이기에도 부족함이 없는지라 철학을 공부하는 전공자들이 아닌 일반 학생들에게도 아주 유용한 서적이 될 것이다.

 

 윌듀란트의 자신감 넘치는 생생한 글 솜씨는 고인이 된 철학자들과 고즈넉한, 때론 열정적인 만남을 조성해 준다. 철학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와 아주 밀접한 것들 - 생각의 작용, 의식, 두뇌활동 등 - 에 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잊고 살지만, 철학은 우리네 삶의 주변부에서 어슬렁거리다가, 기회가 생기면 갑자기 삶의 중심부로 튀어나와 우리를 의심, 자아분열, 절망의 늪으로 데려간다. 일생을 살며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게 될 바로 그것, 삶이다. 풀리지 않는 인간의 삶에 대한 궁금증을 맛본 사람, 또는 주체적인 자세로 삶의 첫 튼튼한 주춧돌을 놓으려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분명히 그런 사람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