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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레마르크 장편소설 『서부전선 이상 없다( Im Westen nichts Neues)』

by 언덕에서 2009. 12. 13.

 

레마르크 장편소설 『서부전선 이상 없다( Im Westen nichts Neues)』

 

 

스위스로 망명한 독일 작가 E.레마르크(Erich Maria Remarque.1898∼1970)의 반전소설로 1929년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반전 문학의 금자탑으로서 작가 자신이 18세의 나이로 참전한 제1차 세계대전의 전장에서 겪은 전쟁의 공포를 수기 형식으로 엮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방에서 이름없이 죽어가는 수많은 젊은이의 절규와 죽음을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묘사함으로써 전후에 극도로 침체되었던 독일문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작가의 간결하고 박력있는 문장은 복잡하고 다양한 전쟁과 삶에 대한 문제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켜 준다. 이 작품은 곧 전세계로부터 수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작품은 곧 번역되고 영화화되고 연극화되었다. 무명 기자인 그는 일약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그 당시 유럽은 절실하게 평화를 갈망하고 있었다. 이때 레마르크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전쟁과 삶의 문제를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 어린 청년의 심리를 통하여 강렬하게 서술함으로써 수많은 공명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경향문학적인 것은 아니지만, 작가의 주관적 색채가 농후하게 나타나 있는 신즉물주의의 대표적 소설이다. 이 소설이 발표되자 삽시간에 25개 국어로 번역되어 3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독일 작가 E.레마르크( Erich Maria Remarque.1898∼1970 )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전황이 교착상태에 빠지기 시작했을 무렵, 독일에서는 조국의 위급존망을 호소하며 국민 총궐기를 요구하는 소리가 드높아진다. 어느 날 고교생 파울 보이머는 다른 학생들과 특별지원병으로 일선에 출동한다. 그러나 전쟁은 국민을 전쟁터로 몰아넣는 장군들의 논리나 또 그 논리에 맞추어 살아가는 시민생활의 논리와도 판이한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였다. ‘우리들’은 모든 이상과 신조를 잃고, 오로지 가혹하고 비정하고 부조리한 전쟁터의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그렇지만 이런 무의미한 생활 속에서도 무의미한 죽음은 용서없이 찾아와, 전우들은 차례로 전사한다. 최후까지 살아 있던 주인공도 1918년 가을의 어느 고요한 날에 전사함으로써 수기는 끝나지만, 그날의 전황에는 별다른 변화도 없어, 사령부 보고에는 ‘서부전선 이상 없다’라고 기록되었을 뿐이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작가의 제1차 대전 체험을 바탕으로, 평범한 병사가 견뎌 내는 전장을 감정의 개입 없이 담담하게 그려 내고 있다. 주인공 파울 보이머는 허황된 애국심에 들뜬 담임선생의 권유로 반 친구들과 함께 입대했다. 입대해 보니, 그리고 전장으로 와보니 생각했던 어느 것과도 달랐다. 전쟁 속에서 그저 생존과 기본적인 욕구 외에는 안중에 없는 기계로 변한 그들은, 만일 평화가 온다고 해도 다시 정상적인 인간으로 살아 갈 수 있을지 전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그들의 인간성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전장 속에서 피어난 전우애이지만, 그 역시 허망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주인공을 포함하여 친구들 모두가 죽음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원인은 비단 전쟁의 현실을 생생히 고발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성 시민적 상식의 환상과 허위에 대한 젊은이들의 분노를 묘사한 데 있다. 원문은 거의 전부가 짧은 문장이며 동사는 현재형이다. 객관적인 서술과 환상적이며 때로는 감상적인 정경이 섞여 있다.

 독일에서는 1930년, 파프스트가 <서부전선 1918년―4명의 보병>으로, 그리고 미국에서는 L.마일스톤이 같은 해에 원제목 그대로 영화화하였다. 제2차세계대전 직전 독일에서도 상영되었는데 나치의 선전상인 '괴벨스'가 영화관에 직접 출두하여 상영을 탄압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며 이 소설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특히 L.마일스톤의 영화는 전쟁영화의 걸작으로 높이 평가되었으며, 연극으로도 각국에서 상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