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고리키 장편소설 『어머니(The Mother(Мать))』
러시아 소설가 막심 고리키(Maksim Gorikii.1868~1936)의 장편소설로 1906년에 발표되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창시한 고리키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는 와중에서 러시아 공산주의의 아버지 '레닌'과 굳건한 우정을 유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0세기 초 당시 러시아 사회는 극심한 공황, 실업자의 증가, 임금의 저하, 지가 폭등 등으로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합법적 활동으로 그것을 개선할 길이 막혀 있었다. 따라서 노동운동은 과격화되고 노동자의 반정부운동이 고조되고 있었다. 장편소설 『어머니』는 이러한 20세기 초 당시 시대 상황인 비위생적이며 생기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음산한 분위기의 희망 없는 노동자촌을 묘사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고리키는 파벨을 통해 한 평범한 노동자가 의식이 각성되고 노동자 계급의 강인한 전사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또한 파벨에게서 강인한 의지와 명확한 투쟁목표, 그리고 낙관적 신심 등 혁명적 노동자의 본질적 특징을 재현해내고 있다.
막심 고리키의 소설 『어머니』는 1902년 작가의 고향 부근인 소르모보 공장에서 실제 일어났던 ‘표트르 자로모프 모자 체포사건’을 모델로 했다. 이 작품은 역사적 구체성이 작품 속 현실을 통해 올바르게 묘사되어야 하고, 온갖 시련과 난관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주인공을 등장시킨다. 대중의 의식을 개조하고 변화시켜야 한다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요건을 그대로 갖추고 있어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적 소설로 평가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가난한 노동자의 아내 펠라게야 닐로브나 블라소바는 술주정꾼 남편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여인이다. 아들 파벨 블라소프는 또래들과는 다르게 성실히 일하며 독서량을 늘린다. 어머니 닐로브나는 또래들과 다른 파벨이 다행스러우면서도 의아하다.
하지만 남편이 죽고 난 이후 노동혁명운동에 뛰어든 아들 파벨에 대한 사랑으로 아들의 정신과 노동혁명운동의 정당성을 이해한다. 예전의 인종과 불안한 생활에서 탈피하고, 아들의 동지 혁명가들에게 공감하여 그 활동에 가담, 여성 혁명가로 변모한다.
어느 날 파벨은 어머니에게 노동자를 위한 삶을 살겠다 말하며 동료들과 집에서 모임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어머니는 파벨과 동료들의 모임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고 점차 변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파벨이 다니는 공장의 공장주가 공장 뒤편의 습지 개간 비용을 노동자들의 임금에서 마련하겠다는 공고문을 붙인다. 이 문제로 파벨은 시위에 앞장서고 그 때문에 감옥에 가게 된다. 어머니는 그때부터 파벨의 동료들을 도와 노동자들에게 나눠 줄 전단을 운반하는 일을 하게 된다. 감옥에서 나온 파벨은 또다시 메이데이 행진에서 깃발을 들며 앞장서서 다시 감옥에 갇히게 되고, 어머니는 본격적으로 노동 운동에 발을 담그게 된다.
이후 그녀는 아들 파벨 뿐만 아니라 모든 혁명가들의 어머니로 불리게 된다. 아들 파벨이 노동절 시위를 주도하다 감옥에 갇히고 재판에서 시베리아 유형을 선고받게 된다. 하지만 재판정에서 아들의 변론을 듣고 닐로브나는 아들을 더욱 자랑스럽게 여기게 된다. 아들의 변론 연설문을 인쇄해서 거리에 나와 사람들에게 나눠주다가 차르 헌병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세기 초 당시 러시아의 시대 상황이 어떻게 묘사되고 작가가 두 주인공을 통해 표현하려고 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아야 한다. 러시아의 남진정책이었던 크림전쟁(1853∼56)에서 패배한 러시아는 1861년에 농노해방을 단행하게 된다. 농노해방은 러시아의 근대화를 의미했으며, 동시에 자본주의 발전을 자극했고, 그에 따라 프롤레타리아의 수도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극심한 경제 공황으로 인해 신분상으로는 농노상태에서 해방되었다고는 하나 경제적으로 전혀 발전하지 못했다.
파벨의 어머니 닐로브나는 오랜 세월 노동과 남편의 폭력으로 늘 녹초가 된 몸으로 이에 대항하지 못하고 혹시나 남편을 자극하지는 않을까 언제나 노심초사하는 여인이다. 그녀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그저 볼 수도 없는 신에게만 의지할 뿐이다. 살아가는 진정한 이유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남편이 죽고 나서도 아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어머니 닐로브나는 모든 폭력은 떠안은 전형적인 수동적 여성상으로 표현된다.
그녀는 감옥에서 풀려난 안드레이에게 글을 배우게 되는데 안드레이는 닐로브나가 ‘파벨의 어머니’만이 아닌 ‘사회주의자의 어머니’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노동절 행사 주도 혐의로 빠벨이 두 번째로 잡혀간 뒤에 그녀의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신념은 더욱 확실해진다. 닐로브나는 아들이 유형판결을 받은 뒤에도 파벨의 연설문을 뿌리려 시도한다. 그러나 그녀는 경찰들에게 도둑으로 오인 받고 자신은 도둑이 아니라 정치범 파벨의 어머니이며 자신의 신념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녀는 경찰들의 손에 무자비하게 맞을 때까지 자신의 신념을 계속 지키며 죽음을 맞이한다.
"피바다를 이루어도 진리는 죽지 않을 것이다......”
♣
억압과 폭력 속에서도 자신의 진정한 가치, 권리, 자유를 깨닫지 못하고 빼앗긴 상태에 있었다는 점에서 닐로브나는 당시 차르 지배 하에 있던 대다수의 러시아 민중들을 상징하고 있다. 따라서 닐로브나가 사회에 눈을 뜨고 노동운동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은 단순한 개인의 각성 과정 뿐 아니라 당시 러시아 민중의 깨달음의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러시아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민중의 하나인 닐로브나가 열성적으로 노동운동에 헌신하는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러시아 민중들에게 더욱 큰 자극을 주려고 했다.
고리키는 이 당시 아직 일반적이 아닌 국부적인 한 사건을 취급하면서 성장 발전하는 혁명운동의 현실을 전형적으로 묘사하는 데 성공하였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당시 러시아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등 쟁쟁한 작가들과 문학적인 전통이 있었으며 고리키는 이러한 전통의 바탕에서 새로운 러시아문학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즉 <어머니>는 최초의 노동문제를 다룬 문학작품이며 지금까지 다루어지지 않은 노동계급의 인물을 등장시켜 러시아가 처한 사회현실을 온전하게 표현하였다.
그가 소재로 삼은 여성은 가난하고 삶에 지쳐있는 노동자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사회정의를 위해 맞서 싸우는 적극적인 인간상으로 그려내고 있다. ‘사회주의리얼리즘’을 개척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어머니』는 그의 장편소설 가운데 가장 성공하지 못한 작품이지만, 러시아 혁명을 다룬 고리키의 유일한 장편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감독인 프세볼로트 푸도프킨은 이 작품을 훌륭한 무성영화로 만들었고(1926),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희곡으로 각색했다(1930~31).
'외국 현대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찰스 부코스키 장편소설 『우체국(Post Office)』 (0) | 2014.03.18 |
---|---|
안데르센 동화 『어머니 이야기(Mors historie)』 (0) | 2014.03.06 |
나쓰메 소세키 중편소설『도련님(坊っちゃん)』 (0) | 2014.02.18 |
제인 오스틴 장편소설『이성과 감성(Sense and Sensibility)』 (0) | 2014.01.28 |
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 (0) | 2014.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