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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트리나 포울러스 그림 우화집 『꽃들에게 희망을(Hope for the flowers)』

by 언덕에서 2023. 2. 16.

 

 

트리나 포울러스 그림 우화집 꽃들에게 희망을(Hope for the flowers)

 

 

 

 

미국 작가 트리나 포울러스(Trina Paulus, 1931 ~ )의 그림 우화집으로 1972년 출간되었다. 국내에는 1999년 6월 소개되었다. 이 작품은 참자아와 희망을 노래하는 두 애벌레의 이야기이다. 단순히 먹고 자라는 것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노랑 애벌레와, 애벌레 기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모른 채 무작정 다른 애벌레들을 따라 애벌레 기둥을 오르는 호랑 애벌레. 결국 이 두 애벌레는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다. 노랑 애벌레는 애벌레로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 아니며 진정한 자아를 찾는 길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불안하기는 하지만 고치를 만들어 마침내는 아름다운 나비로 다시 태어난다. 
 한편, 애벌레 기둥의 끝을 본 호랑 애벌레는 다른 애벌레를 무참히 짓밟으며 올라온 이곳이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알고 망연자실하지만 노랑나비의 도움으로 고치를 만들고 나비가 된다. 이 두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은 자신의 참모습과 자아를 찾아 떠나는 많은 이들에게는 꿈과 위로와 응원을, 절망의 끝에 서 있는 많은 이들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준다.

 이 작품은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 삶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를 묻는 우화(寓話)다. 줄무늬 애벌레와 노랑 애벌레, 그리고 수많은 애벌레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결국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이다. 글쓴이는 책 앞부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참모습을 찾기 위해 많은 역경을 겪어 온 한 애벌레의 이야기이다. 그 애벌레는 나 자신을, 우리 모두를 닮았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줄무늬 애벌레 한 마리가 알을 깨고 태어난다. 배가 고파 나뭇잎을 갉아먹고, 또 다른 나뭇잎을 갉아먹고, 졸음이 오면 잠을 잔다. 그러다가 애벌레는 생각에 빠진다.

 "사는 데는 그냥 먹고 자라는 것 말고도 그 이상의 무엇이 틀림없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줄무늬의 삶에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애벌레는 자기에게 시원한 그늘과 양식을 제공해 주던 고마운 나무에서 기어 내려왔다. 애벌레는 먹고 자는 것 이상의 보람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줄무늬 애벌레는 무수히 많은 애벌레들이 만드는 기둥을 발견한다. 모두들 정상에 오르려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도 이 애벌레들의 기둥에 기어오른다.

 "처음 뛰어든 얼마 동안은 충격적이었다. 줄무늬 애벌레는 사방으로부터 밀리고, 채이고, 밟히곤 했다. 밟고 올라서느냐 아니면 밟혀 떨어지느냐였다. 줄무늬 애벌레는 밟고 올라섰다. 그 집단 속에서는 이미 동료란 존재할 수 없었다. 그들은 다만 위협이며 장애물일 뿐, 그들을 발판으로 하여 올라서야 하는 것만이 있을 뿐이었다.”

 치열한 싸움터와 같은 기둥 속에서 줄무늬 애벌레는 노랑 애벌레를 만난다. 둘은 따스한 사랑을 느끼게 되고, 그 기둥에서 빠져나온다.

 이어지는 것은 줄무늬 애벌레와 노랑 애벌레의 봄날 같은 사랑이다. 함께 풀을 먹고, 서로 사랑하며 산다. 상대방의 털 하나까지 알 정도로 둘은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그런 사랑으로도 만족할 수 없는 게 사랑이었다.

 줄무늬 애벌레는 다시 기둥을 향해 떠났다.

 두 마리 애벌레는 서로 다른 과정을 거쳐 나비가 된다. 줄무늬는 끝없는 인생의 싸움터에서 허무를 느낀 뒤에 또 기어오르고, 싸우고, 밀치지도 않았는데 자유롭게 높이 날아다니는 노랑나비의 존재를 깨달았다. 노랑 애벌레는 기다림의 용기 속에서 기다린다. 그러나 둘 다 삶 속에는 자기들이 아는 것 이상의 무엇이 있다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나비가 될 수 있었다.

 

 

 나비가 존재하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기까지 애벌레의 삶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 깨달음 뒤에 나비가 되기 위한 과정도 고독하고 두려웠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줄무늬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마침내 그는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 줄무늬 애벌레는 그곳으로 기어오르고 있었다. 날은 점점 어두워져 갔고 그는 무서워졌다.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고 있는 동안 노랑나비는 기다리고 있었다.  

 책의 맨 마지막 장, 들판에는 꽃들이 피어 있고 그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수많은 나비 떼들이 하늘을 날고, 꽃과 어우러져 있다.  이 작품을 다 읽고 나면 우리는 깊은 생각에 잠겨야 한다. 애벌레가 나비가 된다는 것에 대해, 애벌레의 기둥에 대해, 변화를 위한 시련에 대해,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비에 대해...... 그 모든 생각은 고스란히 나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이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트라나 포울러스의 '그림 우화소설'로 1972년에 처음 출판되었고 그 시대의 반문화의 이상주의를 반영한다. 종종 어린이 소설로 분류되는 이 소설은 "부분적으로는 삶에 관한 것, 부분적으로는 혁명에 관한 것, 그리고 어른들과 글을 읽을 수 있는 애벌레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을 위한 희망에 관한 많은 것"에 관한 우화이다. 두 초점 문자는 노란색과 줄무늬라는 이름의 애벌레이다. 그들은 또 다른 운명을 발견하기 위해 애벌레 기둥의 꼭대기에 오르려고 시도함으로써 생의 의미를 찾기 시작한다. 

 트리나 포울러스는 작가이자 조각가, 운동가로 1972년 이 책이 처음 출간된 뒤로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포르투갈, 한국,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팔린 『꽃들에게 희망을』의 작가이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을 손수 그리고 썼다. 국제여성운동단체인 '그레일(The Grail)'의 회원으로, 공동농장에서 14년 동안 직접 우유를 짜고 채소를 재배했다. 성경 구절을 쓰고 성가를 불렀을 뿐만 아니라, 조각가인 만큼 자신의 조각품을 판매해 그 수익금을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는 데 쓰기도 했다. 그레일에서 하는 국제적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이집트의 아흐밈에 여성 자수협동조합을 설립하는 일을 도왔고, 그 외에도 뉴욕에서 대리석을 조각하고 프랑스, 포르투갈에서 일하기도 했다. 콜로라도의 산에서 6개월간 영구 경작법을 배웠으며, 아들 하나를 키웠다. 지금은 뉴저지 주에 있는 집에서 황제나비와 식량, 소망을 키우고 있다. 이 집은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설립된 소규모의 환경 센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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