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엣 비처 스토우 장편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Uncle Tom's Cabin)』
미국 작가 비처 스토우(Harriet Beecher Stowe, 1811~1896)의 소설로 노예제도 폐지운동 기관지 [내셔널 이러(The National Era.국민시대)]에 연재했다가(1851∼52), 1852년에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흑인노예의 비참한 생활을 목격하고, 그리스도교적인 휴머니즘의 입장에서 발표, 당시 미국 내에서 커다란 반응을 일으켜, 간행 1년만에 3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이 작품은 통속적인 감상에 흐르기는 했으나 노예제도에 대한 강렬한 탄핵, 선악을 선명히 대조시킨 위대한 멜로드라마이다. 이 책이 노예제도 폐지에 끼친 영향은 매우 컸다. 동부에 사는 미국인들을 감동시켜 남북전쟁을 일으키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을 정도였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때, 워싱턴에서 스토우 부인과 만난 링컨 대통령이, “오호라, 당신이 이 대전쟁을 일으킨 그 귀여운 여성이군요.” 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세기 초반 캔터키 주의 셀비 농장에서 인정 있는 주인 셀비와 그 일가를 만난 흑인 노예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농장의 경영이 실패를 거듭함에 따라 주인은 빚을 갚기 위해 충실한 노예 톰과 혼혈 노예 일라이저 사이에서 태어난 다섯 살 난 아들 해리를 노예 상인에게 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라이저는 주인의 집을 도망쳐 나와 퀘이커 교도의 도움으로 무사히 캐나다로 탈출한다.
한편, 톰은 팔려가는 도중 배가 강을 따라 떠내려갈 때 같은 배의 승객 에바를 구해준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그녀의 아버지 오거스틴 세인트 클레어에게 팔려가게 되어 한동안 행복하게 지낸다. 그러나 에바와 클레어가 연이어 숨지자, 톰은 다시 냉혹한 시몬 레글리에게 팔려가 목화밭에서 혹사당한다.
처음 주인의 아들이 그를 다시 사기 위해 찾아오지만,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남북전쟁을 촉발시킨 항의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노예무역으로 팔려온 아프리카 흑인들이 미국 땅에서 겪는 참상을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에 비추어 세세하게 묘사한다. 직설적이고 예리한 비판으로 노예제의 반문명성을 공격하는 한편, 노예제라는 것이 결국 하나의 거대한 농담임을 유머라는 문학적 장치를 이용해 마음껏 조롱한다. 1852년 출간 당시 북부에서는 뜨거운 찬사를, 남부에서는 격렬한 비난을 받으며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미국과 유럽에서 도합 300만 부 이상이 팔리면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지난 160년 동안 32개 국어로 번역되어 세계 곳곳의 독자들에게 감동과 공분을 불러일으킨 이 소설은 그 강렬한 주제 의식뿐만 아니라 소설로서의 매력을 여전히 잃지 않으며 오늘날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소설은 노예제도 하에서 핍박받고 살다 처참하게 죽어간 흑인 노예들 이야기이다. 그들의 생명력과 인간 정신이 책갈피 하나하나에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스며든다. 이 작품을 쓴 스토우 부인(1811∼1896)은 신학자의 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기독교 신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초등학교 교사를 지내기도 했는데, 캔터키 주 노예들의 비참한 생활을 보며 무척이나 가슴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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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의 참상에 대해 접한 후 사회의 부조리에 눈뜬 해리엇 비처 스토우 부인은 노예의 도망을 도와준 사람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도망노예법]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되자 이에 항의하는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다.
저자는 노예였던 과거에서 벗어나 북부에서 활동하던 흑인 목사 조시아 헨슨을 모델로 '톰 아저씨'라는 인물을 창조한다. 자상하고 관대한 주인 부부 덕분에 별다른 걱정 없이 생활하던 톰 아저씨는 주인집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지자 팔려갈 위기에 처하고, 도망 중에 좋은 주인을 만나지만 결국 다시 악독한 농장주에게 팔려가게 된다.
이 작품에서 묘사하고 있는 노예들의 생활, 그들을 구속하는 노예제도는 참혹하고 야만적이다. 노예들은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쉼 없이 혹사당하는 짐승 같은 생활을 하면서 채찍에 맞아 죽거나 감금당해 굶어 죽기도 한다. 주인들은 더 할 수 없을만큼 노예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소모품처럼 그들을 내버린다. 작가는 철저하게 자신의 경험과 목격담을 토대로 해 이야기를 써 내려감으로써 당시의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했고, 이는 사회 곳곳에서 긍정적인 논쟁의 씨앗이 되었다. 작가는 백인이든 흑인이든, 배운 사람이든 배우지 못한 사람이든 모두 평등해야 하고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깨달음에서 스토우 부인은 흑인 노예 '톰'과 그 가족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소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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