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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왜 사창가를 텍사스촌이라고 부를까?

by 언덕에서 2008. 12. 17.

왜 사창가를 텍사스촌이라고 부를까?

  

( '프랑코 네로'가 주연한 영화 '장고 (Django)' 의 한 장면)

 

 

 

'텍사스촌'이라 부르지 말자

 12일 자 A14면(수도권) "'천호동 텍사스촌'에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기사가 실렸다. '미아리 텍사스', '천호동 텍사스' 등 언제부터인가 이유도 모른 채 '텍사스촌'이 윤락가의 대명사가 되었다.

 과거 '터키탕'이라는 퇴폐업소가 한창 많을 때 터키대사관의 항의가 있고 난 후에야 '터키탕'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미국의 텍사스 주민들은 우리나라에서 '텍사스촌'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아직 알지 못하는 모양이다.

 텍사스주는 주민들이 보수적이며 미국 내에서도 다른 주에 비해 특히 자부심이 강하다. 또 세계적인 심장전문병원, 암전문병원, 미 항공우주국, 그리고 훌륭한 대학도 여럿 있고 대통령도 3명이나 배출한 주다. 집창촌이나 윤락가 같은 퇴폐적인 이미지와는 한참 동떨어진 주다. 만약 미국에서 윤락가를 지칭할 때마다 지역 이름 뒤에 한국의 특정 도시이름을 붙여 부른다면 그 도시 사람들이 가만 있겠는가? <박인숙·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과 교수>(조선일보 12/16자)

 

 

  

텍사스(TEXAS)촌이라면 사창가를 의미하는 안 좋은 말이다서울의 '미아리텍사스', '천호동 텍사스외에 부산에는 '초량 텍사스'가 있다그런데 위의 신문 기사에 투고된 내용처럼 텍사스는 미국에 있는 주 이름이다최근에는 박찬호 선수가 레인저스(TEXAS RANGERS)라는 팀에서 뛴 적이 있다우리나라에서 모든 사창가가 '텍사스'라고 불리고 있지 않으나, '사창가 텍사스'라고 불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그런데 텍사스는 사창가가 무슨 관련이 있기에 이런 불명예를 안게 되었을까위의 기사를 보면서 궁금했던 점을 알아보도록 하자.

 좀 웃기는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위치와 함께 파악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대중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없었던 우리는 6·25 이후 영화 등을 통하여 '서부 침략 시기'의 미국 음주문화와 매춘 문화 등 저급한 부분들을 본격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황야의 무법자'나 '장고(Django)', '석양의 무법자', '황야의 7인' 등 대표적인 서부영화에는 1층에서는 술을 마시고, 마시다가 거나하게 취하면, 총을 뽑아서 한 판 싸우든지 아니면 그 와중에서 2층으로 창녀와 함께 올라가는 것이 정석으로 되어 있다. (위의 사진 참고)

 이러한 미국영화의 배경은 대부분이 텍사스주를 대표로 하는 미국 서부의 어느 마을이었고, 여기서 텍사스는 그렇고 그런 동네라는 인식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었던 미국 서부 영화들은 대부분이 '존 웨인(JOHN WAYNE)'과 '텍사스'를 비롯한 미국의 서부를 무대로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근래까지 텍사스라고 명명되며 형성되었던 사창가들은 6·25 이후에 미군들의 영향력을 많이 받은 매춘 문화를 가지고 있다.

 즉, 6.25 전쟁을 동반한 서글프고 불행한 우리의 과거에는 '술'과 '매춘'을 한 장소에서 해결할 수 있는 미국식의 매춘 문화가 자리를 잡게 되었고, 이런 방식의 문화를 미국 서부영화의 배경으로 많이 나오는 '텍사스'의 매춘 문화라고 이해하게 되지 않겠는가.

 이처럼 텍사스라는 명칭의 확실한 유래는 전해지지 않지만, 1층에서는 술을 마시고 2층에서는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18세기 미국 서부영화 속에서 묘사된 술집에서 착안하여 하월곡동이나 천호동 업주들이 기존의 사창가와 자신들을 구분을 짓기 위해 자체를 텍사스로 부르기 시작한 데에서 연유되었다는 설도 있다. 이 경우는 미아리 텍사스촌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 지역은 성북구 하월곡동에 있으나 '미아'라는 이름 때문에 '미아동'(서울시 강북구 소재)과 자주 혼동을 일으킨다. 미아동은 미아리텍사스와는 최소 2km의 거리 차이가 있으므로 직접적인 관련이 전혀 없다. 또한 이 지역 인근에 있는 '미아리고개'의 지명에서도 '미아리'라는 이름이 같이 발견된다. 이것으로 보아 초창기 업주들이 호객에 쉽도록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지명을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

 

 

 

 위의 기사를 읽다 보니 텍사스주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생겨야 할 것 같다. 박찬호 선수는 당시 미국 프로야구 역사상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거액을 받고서도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에서 대표적인 '먹튀' 노릇(2002년부터 2005년, 5년간 22승 21패)을 하여 텍사스 주민들과 우리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오히려 그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도 모른다. 기실 텍사스주는 미국의 다른 주에 비해 퇴폐적이고 저급한 이미지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 어렸을 때 즐겨 들었던 'COTTON FIELDS'라는 민요조의 가요가 기억난다.

 

When I was a little bit of baby My mama would rocked me in the cradle. In them old cotton fields at home.

It was down in Lousiana just far a mile from Texarkana In them old cotton fields at home.

Oh when them cotton balls got rotten you can't pick very much cotton, In them old cotton fields at home.

It was down in Lousiana just far a mile from Texarkana. In them old cotton fields at home.

When I was a little bit of baby My mama would rocked me in the cradle. In them old cotton fields at home.

It was down in Lousiana just far a mile from Texarkana. In them old cotton fields at home.

 

Oh when them cotton balls got rotten you can't pick very much cotton, In them old cotton fields at home.

It was down in Lousiana just far a mile from Texarkana. In them old cotton fields at home.

 

 

Cotton Fields (1969) CREEDENCE CLEARWATER REVIVAL (CCR)

 

 위의 노래 가사를 번역하면 다음은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

 

내 나이 어릴 때 엄마는 요람 속의 나를 흔들어 주었네. 오래된 목화밭의 집에서.

Texarkana에서 단 1 마일 떨어진 Lousiana였지. 오래된 목화밭의 집에서.

오, 솜 뭉치가 썩었을 때는 많이 따지 못했네. 오래된 목화밭의 집에서.

Texarkana에서 단 1 마일 떨어진 Lousiana였지. 오래된 목화밭의 집에서.

내 나이 어릴 때 엄마는 요람 속의 나를 흔들어 주셨네. 오래된 목화밭의 집에서.

Texarkana에서 단 1 마일 떨어진 Lousiana였지. 오래된 목화밭의 집에서.

오, 솜 뭉치가 썩었을 때 많이 따지 못했네. 오래된 목화밭의 집에서.

Texarkana에서 단 1 마일 떨어진 Lousiana였지. 오래된 목화밭의 집에서.

 

 '텍사스'라는 낱말이 등장하면, 지금도 목화가 많이 생산된다는 텍사스주의 아름다운 도시 TEXARKANA 정도를 생각하도록 하자.  '텍사스 = 사창가', 날로 좁아가는 지구촌의 국제화시대에 조속히 없어져야 할 용어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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