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콘래드(Joseph Conrad) 장편소설 『어둠의 심장 (Heart of Darkness)』
폴란드 출신 영국 소설가 조셉 콘래드(Joseph Conrad, 1857~1924)의 장편소설로 1899년에 발표되었다. 인류의 본성과 문명의 한계를 탐구하는 중요한 문학작품이다. 이 소설은 영국 제국주의와 그로 인한 인간의 타락을 비판하며, 자아와 인간성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제기한다. 주로 아프리카 콩고 지역을 배경으로 전개되며, 내면의 어둠과 문명과 야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다룬다.
이 작품은 제국주의와 그로 인한 인간의 부패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찰스 말로 (Charles Marlow)은 영국의 해군 경력을 가진 탐험가로, 아프리카 대륙의 깊은 내륙에 있는 콩고강을 탐험하게 된다. 그는 한때 커츠(Kurz)라는 유능한 상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사람됨에 관한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이 인물은 문명화된 서구 사회와 야만적 아프리카 사이에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로 등장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소설은 템즈 강변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말로는 과거 콩고 강을 항해하며 겪었던 끔찍한 경험을 다른 선원들에게 이야기하며 회상에 잠긴다. 그는 콩고의 한 상아 상인 커츠를 찾아가는 임무를 맡아 아프리카 깊숙한 곳으로 탐험을 떠난 적이 있다.
말로는 콩고 강을 따라 내륙으로 들어가면서 문명 세계와는 전혀 다른 야생의 모습과 인간의 잔혹함을 목격한다. 콩고 강은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는 달리, 식민지배의 어둠과 탐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흑인 노예들의 고통과 백인들의 잔혹한 행위를 목격하며 인간성의 깊은 상처를 느낀다.
말로는 마침내 커츠를 만나지만, 한때는 문명 사회에서 존경받던 지식인이었던 커츠는 콩고의 어둠에 완전히 잠식되어 광기 어린 독재자가 되어 있다. 커츠는 상아를 얻기 위해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자신만의 잔혹한 질서를 세워 놓았다. 말로는 커츠의 광기에 휩싸여 정신적으로 혼란을 겪는다.
열병에 걸린 커츠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말로는 그의 시체를 싣고 콩고 강을 따라 다시 문명 세계로 돌아온다. 하지만 말로는 콩고에서 겪은 경험으로 인해 더 이상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다. 콩고의 어둠은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그는 영원히 그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한다.
친척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무역회사 소속의 증기선 선장이 된 말로는 업무차 어느 강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커츠에 대해 듣게 되는데, 그는 원주민에게 막대한 양의 교역품을 끌어내어 그 지역 무역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다. 승진과 사회적 출세가 확실히 보장되어 있는, 그야말로 ‘전설적인 인물’이지만 그를 만나러 가면서 그에 대한 무성한 소문 역시 듣게 된다.
“아주 중요한 사업장 하나가 위험”에 빠졌으며, 그곳의 책임자인 “커츠 씨가 병들었다는 소문”. 예상치 못한 원주민의 공격을 받은 말로와 그 일행은 “커츠 씨도 지금쯤이면 벌써” 죽었을 거라며 낙담한다.
어둠의 심장부에서 커츠와 맞닥뜨린 말로는 경악한다. 커츠는 상아로 대변되는 물욕에 정신이 팔려 영혼마저 잃어버린다. 사람을 물건으로 여기고 자신에게 불복종하면 제거한다. 자신은 그럴 권리가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말로는 커츠의 속이 “텅 비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당신은 파멸하고 말 겁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이 입증되듯 열병을 앓던 커츠는, 마치 우리는 볼 수 없는 ‘어둠의 심장’을 바라보고 있다는 듯 이렇게 중얼거린다. “끔찍하구나! 끔찍해!” 무엇이 문명이며, 무엇이 야만인가. 둘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드러나는 건 가장 야만적인 커츠의 민낯이다. ‘어둠의 심장’이라는 강력한 상징을 지닌 이 책은 인간의 어두운 본성에 대한 통렬한 성찰이자 타자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제국주의적 태도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작품이다.
♣
문명인이었던 커츠가 콩고의 어둠에 잠식되어 잔혹한 독재자가 되는 모습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둠을 보여준다. 콩고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행위를 통해 식민주의의 어두운 면을 강력하게 비판한다. 말로는 콩고에서 겪은 경험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붕괴되고,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둠의 심장』은 단순한 모험 소설을 넘어, 인간의 심리와 사회의 어두운 면을 깊이 있게 파헤치는 작품이다. 콩고의 어둠은 단순히 지리적인 공간을 넘어, 인간 내면의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어둠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제국주의가 아프리카 대륙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며, 제국주의가 단순히 경제적 착취뿐만 아니라 인간의 도덕성과 정신적 타락까지 초래함을 보여준다. 커츠와 말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을 적나라하게 들춰낸다. 문명이 발전해도 인간이 내면에서 지닌 어두운 본성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문명과 야만 사이의 경계가 사실은 매우 모호하고, 문명이란 단지 외적인 형식일 뿐, 본질적인 인간성은 그 자체로 어두운 내면을 지닌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미국 대학위원회 SAT 권장 도서, [뉴스위크] 선정 100대 명저이자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 소설로도 알려져 있다. 서평가이자 문학박사인 정희진의 말을 빌리면 “제국주의 주체의 필연적 분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걸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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