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의 희곡

셰익스피어 희곡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

by 언덕에서 2024. 8. 29.

 

 

셰익스피어 희곡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의 희곡으로 낭만적 코미디의 대표작이며 사랑과 자연, 변장, 정체성, 권력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1599년에서 1600년경에 쓰였으며, 셰익스피어의 다양한 극작 기법과 유머 감각을 한데 모아 낭만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주요 배경은 도시와 숲, 권력의 중심지와 자연 속 등으로 여러 곳의 자유로운 삶을 대조적으로 그린다. 이 작품은 5막 22장으로 구성되며 1623년 간행되었다. 동시대 작가 T.로지의 소설 <로잘린드(Rosalynde)>(1590)에서 취재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아덴 숲의 목가적인 전원생활을 배경으로 하여 남장(男裝)한 로잘린드와 오란드, 실리어와 올리비어 두 쌍의 연애 흥정이 즐겁게 전개된다. <한여름 밤의 꿈>이 달빛 아래의 환상이라면, 이 작품에서는 햇볕 내리쬐는 숲그늘의 공상세계이다. 로잘린드는 셰익스피어가 만든 여성의 대표적 캐릭터이다.

 이 연극은 명랑한 로맨스를 다룬 희극이지만 영지를 둘러싼 혈육 간의 분쟁을 다루고 있다. 숲에서 사는 제이크위즈의 염세적이고 풍자적인 대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인생의 어두운 면을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고(故) 롤랜드 드 보이즈 경의 막내아들 올랜도는 형 올리버로부터 가혹한 대우를 받는다. 같은 시각, 시니어 공작은 동생 프레데릭 공작에 의해 추방당하고, 충성스러운 추종자들과 함께 아덴의 숲으로 후퇴한다. 시니어 공작의 딸 로잘리느는 프레데릭 공작의 딸인 사촌 셀리아의 동반자로 법정에 남아 있다. 레슬링 경기에서 올랜도는 (프레드릭 공작 수하의) 챔피언 찰스를 물리치고 로잘린드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올랜도는 형이 자신을 향하여 음모를 꾸미자 도망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로잘린드는 프레드릭 공작에 의해 추방된다. 가니메데라는 청년으로 변장한 그녀는 셀리아와 광대 터치스톤과 함께 아덴 숲으로 탈출한다.
 숨어 지내던 올랜도는 나무에 시를 새겨 로잘린드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가니메데로 변장한 로잘린드는 올랜도를 만나 로맨스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척하며 그의 사랑을 시험한다. 한편 터치스톤은 유머러스하게 목동 오드리를 쫓고, 우울한 관찰자 자크는 철학적 성찰을 제시한다. 숲은 사랑을 꽃피우고 등 활기가 넘친다.
 가니메데라는 로잘린드의 이중 정체성은 특히 그녀가 올랜도와 함께할 때 점점 어려움을 겪는다. 양치기 여인 피베는 변장 뒤에 숨겨진 정체를 알지 못한 채 가니메데와 사랑에 빠진다. 그리하여 절망적으로 피베에게 헌신하는 실비우스
와 삼각 관계를 만든다. 동시에 올랜도와 사이가 먼, 동생 올리버가 숲에 도착하여 그의 성격을 변헤게 하는 극적인 만남의 무대를 마련한다.
 올랜도는 암사자로부터 영웅적으로 올리버를 구하다가 부상을 입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올랜도에 대한 로잘린드의 커지는 감정과 피비와 실비우스를 둘러싼 혼란은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오해의 그물을 풀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로잘린드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올랜도와 결합한다. 이제 변화된 남자가 된 올리버는 셀리아와 사랑에 빠지고 둘도 결혼한다. 가니메데의 진실을 깨달은 피베는 실비우스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터치스톤은 오드리와 결혼한다. 프레데릭 공작 은자(隱者)의 설교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시니어 공작을 원 위치로 복원시킨다. 이렇게 연극은 아덴 숲에서의 즐거운 재회와 성대한 축하로 끝난다.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1564 ∼ 1616)

 

 이 희곡에서 사랑은 다채로운 방식으로 묘사된다. 로잘린드와 올랜도의 사랑은 낭만적이고 이상적이지만, 다른 인물들의 사랑은 때로는 일방적이거나 우스꽝스럽게 그려진다. 변장은 셰익스피어의 전형적인 극적 장치로, 로잘린드가 가니메데로 변장하여 올랜도를 시험하는 장면은 사랑의 진정성과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탐구한다. 

 아덴 숲과 궁정의 대비는 주요 배경적 테마 중 하나다. 궁정은 권력과 억압의 상징으로 그려지며, 아덴 숲은 자유와 평등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는 이 대비가 단순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숲은 유토피아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갈등과 어리석음도 여전히 존재한다. 남성으로 변장한 로잘린드는 기존의 여성적 기대를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성별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정체성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품 속 광대 터치스톤은 셰익스피어의 희극에서 자주 등장하는 역할로, 유머와 풍자를 통해 사회와 인간의 어리석음을 조롱한다. 터치스톤은 철학적이면서도 희극적인 언어를 구사하여 사회의 위선을 지적하며, 그의 존재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 작품의 결말은 셰익스피어의 낭만적 코미디가 지향하는 화해와 용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프레드릭 공작의 개종과 화해 그리고 올리버의 개과천선은 권력과 욕망이 화해로 끝날 수 있음을 얘기한다.

 

 

 소박하고 평화로운 서정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하여 「뜻대로 하세요」라는 제목이지만, 셰익스피어가 비극기 접어들 무렵의 희극이니 만큼, 서정적인 세계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심각한 주제를 다룬 희극이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인간 고뇌의 우주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고, 희극은 인간 사회의 즐거운 면과 어리석은 면을 다루고 있다.  희극「뜻대로 하세요」도 이와 일치한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도 사랑과 인간관계, 자연 속에서의 자유라는 테마를 가장 밝고 유쾌하게 그린 희극 중 하나다. 이 희곡은 낭만적 코미디의 전형적인 구조와 테마를 따르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철학적, 심리적 깊이는 여전히 현대 관객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특히 로잘린드의 캐릭터는 당시의 사회적 성 역할에 대한 도전을 의미하며, 강한 여성 주인공으로 셰익스피어 희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품은 사랑과 자유, 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탐구하며, 그만의 독창적인 유머와 풍자를 통해 16세기와 21세기를 잇는 보편적 주제를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