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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모파상 단편소설 『귀향(歸鄕)』

by 언덕에서 2024. 5. 3.

 

모파상 단편소설 『귀향(歸鄕, retour à la maison)』

 

 

프랑스 소설가 모파상 (Guy de Maupassant.1850∼1893)의 소설로 1882년 발표되었다.

 모파상은 1880년 2월, <벽>, <물가에서>를 [근대 자연주의 평론]에 내놓으면서 문단에 데뷔하였다그 해 3월 단편 소설 <비계 덩어리>를 졸라가 주최한 [메당의 저녁]에 발표했을 때플로베르로부터 공식적인 찬사를 받고 모파상은 일약 문단의 샛별로 등장하게 되었다. [메당의 저녁]은 자연주의 작가들의 동인지로서 1875년경 폴 알렉시앙리 세아르레옹 알리크위스망스 그리고 모파상이 졸라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무대였다메당은 졸라의 저택이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 저녁에 모임을 열었고프로이센ㆍ프랑스 전쟁을 소재로 각 한 편씩 발표하게 되었다졸라의 꼬리라는 야유도 받았지만 이것은 일종의 '자연주의 선언서'의 역할을 했다어쨌든 이때부터 모파상은 자연주의 그룹에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이후 10년간 모파상은 3백여 편의 장·단편소설과 기행문평론희곡시 등을 썼다.

 이 단편소설은 죽었다고 생각했던 어부가 돌아옴으로써 야기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환경에 의해 패배를 당한 비극적인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자연주의 소설의 한 전형을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뛰어난 창작 기법을 구사하여 자신이 드러내려고 한 주제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하였다. 한낮 어촌 마을의 정경 묘사로부터, 결정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집의 묘사, 인물들 간의 대화에 대한 서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배경 설정이나 분위기의 조성이 중심 문제를 구심점으로 해서 단일하게 모이고 있다. 지엽적인 객설이나 쓸데없는 작자의 개입이 절제되어, '인생의 단면에 대한 핍진한 묘사'라는 단편 소설의 전형을 보여 준다.

 

프랑스 소설가 모파상&nbsp; (Guy de Maupassant.1850&sim;1893)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마르탱과 부인은 고기잡이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가난한 부부이다. 그러나 결혼한지 2년 후 마르탱이 고기잡이 나간 후 실종된다. 그때 부인에게는 딸 하나가 있었고, 또 임신 6개월 중이었다이후 마르탱 부인은 20년 전 바다로 간 남편을 기다리다 10년 전 어부 레베스크와 재혼한다. 그는 아들 하나가 딸린 홀아비였다. 부인은 그와 결혼하여 삼 년 동안에 또 애 둘을 낳았다. 이들은 열심히 일하며 어렵게 살았다

 어느 날 그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벌어진다. 죽은 줄 알았던 전 남편이 초췌한 모습으로 살아 돌아왔기 때문이다. 돌아온 마르텡은 가족 문제는 레베스크 뜻대로 하겠지만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집만큼은 다시 찾아야겠다고 말한다.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마을의 신부에게 가기로 한다.

 성당에 들어가서 마르탱은 신부에게 하소연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신부는 고민을 한 후 무언가 떠오른 듯 이야기했다

  ''그럼 이렇게 하면 좋을 걸세. 더 오랫동안 부부였던 레베스크와 부인이 같이 살면 될 걸세.''

 그 말을 들은 마르탱은 어이가 없었지만 그전에 신부님께 말씀을 들은 후 반박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후 어부 레베스크와 마르탱의 전부인은 행복하게 잘 살았다.

 

모파상의 원작으로 만든 한국 영화 [돌아온 사나이]

 

 1870년, 모파상은 프로이센ㆍ프랑스 전쟁이 발발하자 에트르타에서의 자유로운 생활과 문학수업을 잠시 중단하고 유격대 일원으로 참전하게 되었다. 이때의 체험은 그에게 인간과 사회에 대한 면밀한 탐구와 풍부한 문학적 소재가 되었고 바로 여기에서 그의 출세작인 <비계 덩어리>가 탄생했다. 1871년, 전쟁이 끝나고 파리에 돌아온 모파상은 플로베르를 통해서 에밀 졸라, 공쿠르 형제, 알퐁스 도데, 투르게네프와 폭넓게 교우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리하여 모파상의 생애에는 아무런 사건도 없었고 오직 창작이라는 작업과 그 작업의 과로로 인한 시달림만이 있을 뿐이었다.

 명성을 얻으면서 모파상은 과로로 인해 지병이 되었던 두통과 안질, 우울증은 점점 악화되었고 끝내는 광증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이러한 정신적ㆍ육체적 고통을 소재로 한 작품만 하여도 수십 편은 될 듯하다. 여러 가지 마취제와 마약을 복용하여 광증을 안정시키려고 했으나 눈과 신경계의 질환은 더욱 악화되어 갔다. 모파상은 자신의 이러한 건강 상태를 문학적인 소재로 삼으려는 듯, 세심하게 관찰하고 탐구할 정도로 냉혹한 작가였다. 결국 이러한 상황이 그의 병을 점점 더 불치의 병으로 몰고 갔다. 급기야 1892년, 자살을 기도했다가 미수에 그치자 하는 수 없이 파리로 돌아와 지내다가 1년 후에 파리 교외의 정신 병원에서 43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시신은 몽파르나스의 묘지에 묻혔다.

 

 

 이 작품은 고기잡이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10년 간 기다리다 어부 레베스크와 재혼한 마르탱 부인에게, 무려 20년 만에 전 남편이 돌아와 생기는 문제를 침착하게 다루고 있는 내용으로 된 소설이다. 이 작품으로 인하여 여러 종류의  작품들이 재생산되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1970년 이탈리아, 프랑스, 러시아 세 나라가 제작한 영화 <해바라기>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 <돌아온 사나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졌다. 배경이나 등장인물은 다르지만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큰 줄기는 동일한 계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편소설은 실종되었던 어부가 돌아옴으로써 야기된, 집과 가족의 처리 문제를 중심으로 작품 전편이 집중되어 단편소설의 전형적인 구성을 보인다. 전지적 작가시점의 이 작품에서 작자의 직접적 개입이나 감정적 판단을 삼가고, 인물들과 사건에 거리를 둔 관조적, 객관적 문체를 통해 특이한 제재를 차분히 형상화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단편소설의 전통적인 규범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하나의 사건과 그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단일한 배경, 강렬한 인상의 통일과 효과의 단일성 등은 이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이야기의 결말에서 극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사건을 마무리하는 수법도 특징적인 것이며, 바로 그 결말을 향해 모든 요소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