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외국 현대소설

헤르만 헤세 중편소설 『로스할데(Rosshalde)』

by 언덕에서 2018. 5. 11.

 

헤르만 헤세 중편소설 『로스할데(Rosshalde)』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의 중편소설로 1914년 간행되었다. 『로스할데는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예술가 소설이자 헤세의 불행했던 첫 번째 결혼의 경험이 짙게 투영된 작품이다1877년생인 헤세는 18917월 마울부론 신학교에 입학 하였으나 1892년 신학교에서 도망, 신경쇠약으로 자살미수 사건을 일으켰다. 이후 1893년 칸슈타트의 고등학교에 입학했으나 1년 만에 퇴학당한 후 1904년까지 서점 점원으로 일했다.  그해 자유 기고가가 되었으며, 실패에도 불구하고 슬픔을 극복하는 작가에 관한 <페터 카멘친트>라는 첫 소설을 발표했다. 예술가의 내면과 외면의 탐구는 <게르트루트(Gertrud)>(1910) <로스할데(Rosshalde)>(1914)와 같은 작품에서 계속되었다.

  1904년 헤세는 아홉 살 연상이었던 베르누이와 결혼했지만, 수년간의 별거 기간을 거쳐 1919년 정식으로 이혼했다. 불행했던 결혼 기간 헤세는 현실도피의 한 방편으로 인도, 동남아 여행길에 오르기도 했다. 독일의 한 평자의 말처럼 중편소설  로스할데'책표지에 저자의 이름이 없었다면' 결코 헤세의 작품인 줄 독자들은 모를 정도로 그의 작품 목록 가운데 이질적이다. 헤세의 분신이랄 수 있는 대립을 보이는 인물의 등장은 보이지 않고 자연주의 소설에서처럼 철저하게 잘못된 관계 속에서 고통받는 화가이자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데 실패한 가장의 모습이 절절하게 그려진다. 헤세는 194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로스할데는 주인공 요한 페라구트가 사는 귀족의 저택 이름이다. 요한 페라구트와 그의 부인인 아델레, 첫째 아들 알베르트, 둘째 아들 피에르, 그리고 그의 친구 오토 부르크하르트 그리고 요한의 하인인 로베르토가 주요 인물이다.

  요한은 저명한 화가인데 자기중심적이며 유머 감각이 없는 연상의 아내와 사이가 좋지 않아 아틀리에라는 별채를 지어 놓고 그곳에서 작업하고 생활을 한다. 첫째 아들인 알베르트와도 사이가 좋지 않아 다른 지역으로 유학을 보냈다. 그의 기쁨은 사랑하는 막내아들 피에르와 그림뿐이다.

  공허하고 고독한 생활을 하는 요한에게 가장 친한 친구인 오토가 방문을 하고 오토는 요한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지켜보게 된다. 오토는 자신과 함께 인도로 여행을 갈 것을 권유하고, 요한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며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한다. 오토는 왜 부인과 이혼하여 자유를 찾지 않느냐고 다그치고, 요한은 피에르를 잃을 수가 없어 쉽게 가족들을 떠날 수 없다고 설명하며 내적 갈등을 겪는다.

  그러다가 요한은 첫째 아들과 아내의 친밀한 모습을 목격하고는 자신이 가족에게 필요 없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 둘째 아들에게도 엄마가 필요할 것이라며 단정하고 자신은 그들을 남기고 인도로 떠날 결심을 한다. 후련해진 요한은 기쁜 나날을 보내며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둘째 아들 피에르가 갑자기 뇌막염에 걸려 며칠 고생하다가 세상을 떠난다.

  둘째 아들이 죽은 후 요한은 부인에게 로스할데의 소유권을 넘기고 부인과 첫째 아들을 다른 여행지로 떠나보낸다. 요한은 마지막으로 로스할데를 거닐며, 다시는 인간을 사랑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예술에 대한 열정과 새롭게 찾을 자유를 기대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로스할데』에서 남성과 여성, 속박과 자유, 시민성과 예술성이 전편을 통해 끝없는 대립 상태로 이어지면서 결국은 주인공 페라구트가 나름대 자유를 얻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헤세는 로스할데출간 직전에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불행한 결혼 생활은 잘못된 선택의 문제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예술가의 결혼"이라는 문제를 보다 심도 있게 다루어 봄으로써, 예술가나 사상가, 즉 본능에 의해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삶을 지극히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묘사하려는 사람에게 과연 결혼 생활이 가능한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어 보려 한 것입니다."라고 썼다.

 속살로 파고든 따가운 모래를 진액으로 싸서 진주로 만드는 진주조개처럼 헤세는 실패한 결혼 생활이라는 자신의 상처를 승화시켜 예술과 일상의 상관관계라는 보편적인 질문으로 독자들을 이끌었다.

 

 

  『로스할데』는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예술가 소설이자 헤세의 불행했던 첫 번째 결혼의 경험이 짙게 투영된 작품이다. 1904년 헤세는 아홉 살 연상이었던 베르누이와 결혼했지만 수년간의 별거 기간을 거쳐 1919년 정식으로 이혼했다.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예술가 소설이자 헤세의 불행했던 첫 번째 결혼의 경험이 투영된 이 소설은 헤세의 작품 목록 가운데 이질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잘못된 관계 속에서 고통받는 화가이자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데 실패한 가장의 모습이 절절하게 그려져 있다. 헤세는 실패한 결혼 생활이라는 자신의 상처를 문학으로 승화시키며 예술가의 결혼이라는 문제를 통해 예술과 일상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