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 베른 장편소설 『해저 2만 리(Vingt mille lieues sous lesmers)』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Jules Verne.1828∼1905)의 고전 과학소설로 1869년에 발표되었다. 이야기는 네모 선장(Nemo)이라는 수수께끼의 인물이 극비리에 건조한 신예 잠수함 노틸러스호를 타고 진행한 모험담이다. 프랑스 낭트에서 태어난 베른은 어려서부터 모험심과 호기심이 강했다. 아버지의 희망으로 법률 공부를 했지만, 문학에 대한 꿈이 있어 여행하며 글을 썼다. '기구를 타고 5주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후 '15소년 표류기', '80일간의 세계 일주'등으로 이름을 떨쳐 '과학 모험 소설의 아버지'로 불린다. '해저 2만 리'는 지구상에 잠수함이 등장하기 이전, 작가가 그려낸 잠수함을 타고 해저를 탐험하는 과학 모험 소설이다.
『해저 2만 리』는 작가의 과학적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잠수함 ‘노틸러스’호를 타고 등장인물들이 바닷속 세계를 탐험하는 내용이 담긴 공상 과학 소설이다. 우연히 ‘네모’ 선장이 지휘하는 잠수함 노틸러스호에 탑승한 주인공이 그와 함께 전 세계의 바다를 항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저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는 신비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이 작품은 정확한 과학적 지식과 공상이 조화를 이룬 해양 모험 소설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때는 1866년, 세계 각지의 바다에 괴생명체가 출몰하여 선박들을 공격한다. 이에 미국 정부는 그 정체를 밝히기 위해 원정대를 발족하고 프랑스의 유명 박물학 박사 피에르 아로낙스와 그의 하인 콩세유, 고래잡이의 명수 네드 랜드가 여기에 참가하게 된다. 반년에 가까운 탐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를 올리지 못해 모두가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었을 즈음 마침내 괴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순양함이 혼란에 빠진 와중에 아로낙스 박사, 콩세유, 네드 랜드는 바다에 빠지고 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괴생명체’에 의해 구출 받게 된 세 사람은 그것이 생명체가 아닌, 초현대적 과학 기술로 제작된 잠수함 ‘노틸러스’호임을 알게 된다. 잠수함의 주인 네모 선장은 육지 세상을 등지고 해저 세계를 탐험하는 바다의 은둔자였다. 그는 아로낙스 박사 일행에게 노틸러스호의 보안을 위해 육지로 보내주지 않는 대신 자신의 탐험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아로낙스 박사와 네드 랜드는 행운으로 뱃머리에 쇠붙이를 갖춘 괴물 잠수함 노틸러스호에서 네모 선장과 구조대 요원을 자처하는 남자에 의해 구조되면서 잠수함 여행에 나서게 된다. 이리하여 아로낙스 박사 일행은 홍해의 산호초, 비고만 해전1의 잔해,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전설의 대륙인 아틀란티스 대륙의 유적 등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네모 선장에게서 수수께끼 같은 면이 있었기 때문에 아로낙스 박사는 네모 선장을 미심쩍게 생각한다. 네모 선장은 다른 나라에서 모진 박해를 받았고 이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 부하들과 함께 노틸러스호에서 바닷속에 숨어 지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노틸러스호는 국적 불명 군함의 공격을 받았지만, 거꾸로 그 충격을 이용해서 군함을 격침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원래 네모 선장에 대한 불신감을 느끼고 있던 네드 랜드는 아로낙스 박사에게 노틸러스호를 탈출할 것을 제안했다. 아로낙스 박사와 네드 랜드는 노틸러스호가 노르웨이 연안에서 표류하던 틈을 타서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탈출한 후 두 사람은 이 이야기를 세상에 전한다.
소설 속 네모 선장은 결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지만 막대한 부를 소유한 대부호로서 어떤 정치적 격변으로 큰 피해를 본 뒤 증오와 복수심에 불타는 인물이 되었으며, 그 결과 문명 세계를 벗어나 해저에서 과학적 탐구를 하고 있다. 독자인 우리는 주인공들이 전 세계의 바다를 돌아다니며 관찰하는 신기한 해양 현상들을 접하게 된다. 그 가운데에는 순전히 허구로 지어낸 이야기들도 있지만 쥘 베른이 읽은 각종 여행기와 과학 서적의 내용을 옮긴 것도 많다.
예컨대 암보이나 2해안과 주변 바다에서 바다 색깔이 우윳빛으로 되는 우유 바다 현상3, 진주의 종류와 채취 방법, 생긴 모양 때문에 인어로 오해받으며 고기 맛이 좋아 남획되어 거의 멸종 위기에 몰린 듀공(dugong)4이라는 동물, 또 이 작품을 통해 더욱 유명해진 몸길이 8m짜리 대왕오징어5 등이 그런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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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베른의 소설에는 그 당시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소재들이 등장한다.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은 그가 여행을 다니면서 넓힌 견문과 다양한 자료 조사를 통해 얻은 지식과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쥘 베른이 상상했던 잠수함 ‘노틸러스’호는 1954년 미국이 개발한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으로 실현되었으며, 그 이름도 ‘SNN - 571 노틸러스호’로 지어졌다. 작가의 상상력이 미래의 기술 발전을 예측하게 하였으며, 새로운 과학 기술의 개발에 자극을 주었다.
이 작품은 SF 문학의 선구자 쥘 베른의 대표작으로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바닷속 세계를 과학적 지식과 상상력으로 그려낸 모험 소설의 백미이다. 엄밀한 과학적 사실들과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이 한데 뭉쳐 탄생한 이 모험 이야기는 미래를 향한 상상 과학으로 이어져 실제적인 과학 발전에 이바지하였으며, 쥘 베른에게 ‘SF 문학의 아버지’라는 명성을 안겨주었다.
☞비고 만 해전(혹은 란데 전투)는 루크(Rooke)제독과 필립 반 알몬드(Philips van Almonde)휘하의 영국-네덜란드 함대가 데 루스레(de Rousselet) 제독과, 마누엘 데 벨라스코(Manuel de Velasco) 휘하의 프랑스-스페인 함대를 1702년 10월 23일 스페인의 갈리시아(Galicia)의 비고(Vigo) 만(灣)에서 공격, 격파한 에스파냐 왕위 계승 전쟁의 전투 중 하나다. 루크는 많은 영국-네덜란드 함대를 이끌고 스페인의 카디스(Cadiz)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받고 보내졌으나 1702년 9월 29일 패하여 퇴각하여다 돌아가던 함대가 포르투갈의 라고스(Lagos)를 지날 때 루크는 쿠바의 아바나(Havana)에서 7월 24일 출항한, 이제까지 구성된 함대 중 가장 부유한 것으로 여겨지던 보물수송함대가 진로를 카디스에서 비고로 전환, 9월 23일 도착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카디스에서의 재앙을 회복하기로 결심한 루크는 비고로 진로를 돌렸고, 그곳에서 그는 보물수송함대가 약 30척으로 구성된 프랑스 함대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샹투 르넬(Chateau-Renault)은 마스트의 방재를 늘어놓고, 마을에 있는 항구와 레돈델라(Redondela)의 마을 근처에 있는 생 시몽(San simon)의 요새에 대포를 설치해 항만을 요새화했다. 10월 23일, 루크는 방재를 파괴하기 위해 토르베이(Torbay)함의 토마스 홈슨(Thomas Hopsonn) 제독을 보내면서 공격을 했고, 항구를 점령하기 위해 오먼드 공작(Duke of Ormonde)의 병사들을 상륙시켰다. 10시간의 전투는 루크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다. 항구는 함락되고 토르베이는 항구의 방제를 파괴함으로써 스페인과 프랑스 함선은 그곳에서 불타 파괴되었고, 몇척은 도망치거나 나포되었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약 2천명이 전사했으나 영국과 네덜란드는 800명이 전사했을 뿐이다. 승리자들은 약 100만 파운드를 획득했으나 그보다 더 많은 양의, 아마 3백만 파운드로 추정되는 양의 보물이 배에 실려 있지 않고, 전투 전에 다른 곳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영국의 1703년 기니아 화폐(Guinea)에는 VIGO라는 글자가 쓰여 있는데, 이는 이 전투를 기리기 위해서이다. [본문으로]
- 인도네시아 말루쿠 주 말루쿠텡가(중앙 몰루카) 섭정관할구에 속하는 섬과 도시. 옛 이름은 Amboina, Amboyna. [본문으로]
- 젤라틴처럼 반투명하고 희미한 빛을 내는 몸길이 0.2㎜의 원생동물인 적충류가 모여 몇㎞가 될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본문으로]
- 듀공은 듀공과에 딸린 바다짐승이다. 몸길이는 3m쯤이다. 몸 색깔은 회색이지만, 돌말류가 붙어서 갈색이나 푸른색으로 보일 때도 있다. 앞다리는 가슴지느러미처럼 생겼고, 발톱이 없다. 뒷다리는 없으며, 꼬리지느러미는 고래와 같이 갈라졌다. 눈은 작으며, 입 둘레에 털이 있다. 코는 머리 앞쪽 끝에 있다. 산호초가 있는 열대의 얕은 바다에 살며, 해초류 등을 먹는다. 예전에는 수백 마리씩 떼 지어 살았으나 요즈음에는 수가 많이 줄어들어 두세 마리씩 모여 산다. 아프리카 · 홍해 · 인도 · 필리핀 ·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의 해안에 널리 분포한다. [본문으로]
- 대왕오징어는 해양성 종으로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주로 북대서양, 뉴질랜드, 북태평양 등에서 발견된다. 크기는 20m, 몸무게 500~1000kg에 이르며, 심해에 주로 서식한다. 긴 세모꼴의 몸통을 가지고 있으며, 몸통 아래에 눈이 달린 부분이 있다. 대왕오징어의 눈은 30~40cm로 지구상 동물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 개의 다리 중 가운데 위치한 촉완은 사냥이나 교미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리 옆이나 다리 근처에 있는 관으로 물을 뿜는, 일종의 제트 추진형태의 이동방식을 갖고 있다. 향유고래의 먹이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염화암모늄의 포함돼있어 식용으로는 이용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조미오징어의 원료, 젓갈 재료, 문어다리 대용으로 소비되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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