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 장편소설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1812~1870)의 장편소설로 1837∼1838년 잡지에 연재했다가 1838년 3권으로 출판되었다. 찰스 디킨스는 25세인 1837년부터 1839년까지 월간지 [벤틀리 미셀러니]에 『올리버 트위스트』를 연재하였다. 첫 번째 장편소설인 <피크윅 클럽의 기록>이 폭발적 인기를 누리게 되어, 당대 최고의 인기 작가가 된 후였다.
디킨스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올리버 트위스트』에는 그의 자신감과 예술적 야망이 더욱 잘 나타나 있다. 이 작품은 1834년 시행된 가혹한 '신빈민구제법(新貧民救濟法)'에 대한 항의와 런던 뒷골목 소매치기의 세계를 소재로 한 사회적 모순을 통렬히 비판한 사회소설이다. ‘고아원 소년의 여정’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작품은 디킨스 특유의 생생한 인물 묘사와 희극적 요소를 통해 19세기 영국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고아 소년의 인생 역정을 그리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구빈원이나 범죄 세계 같은 사회적·도덕적 악을 더욱 깊이 다루면서 당시 영국 사회의 불평등한 계층화와 산업화의 폐해를 예리한 시각으로 비판하여 대중의 공감을 끌어냈다. 특히 1834년 시행된 ‘신 구빈법’을 통렬하게 풍자하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글은 '구빈법'과 '사회복지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중요한 자료로 인정받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올리버는 빈민 구제소에서 태어난다. 아버지는 누구인지 모르고, 어머니는 그를 낳고 바로 숨을 거둔다. 천애의 고아가 된 올리버는 빈민 구제소에서 조금 떨어진 고아원으로 보내져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린다. 어느 날 제비뽑기를 통해 지목된 올리버는 배식 시간에 죽을 더 달라고 요구하게 되고, 이 일로 호된 매질과 구금에 처한다. 그리고 고아원에서 쫓겨나 장의사 소어베리의 도제가 된다. 그러나 그곳에서 함께 일하는 노아라는 아이가 그의 죽은 어머니를 심하게 모욕하자, 그를 때려눕히고 밤에 홀로 도망쳐 런던으로 향한다.
갈 곳 없는 올리버는 런던에서 악당 페긴이 이끄는 도둑 소굴로 들어가게 된다. 올리버는 소매치기하는 페긴 부하의 죄를 뒤집어쓰고 체포되지만, 다행히 목격자가 나타나 풀려난다. 그리고 친절한 노신사 브라운로우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다. 하지만 또다시 페긴의 소굴로 끌려 들어간다. 페긴은 그를 반드시 범죄자로 만들어야 한다며 악랄한 계략을 꾸민다.
올리버는 잔인한 사이크스의 강요 때문에 부잣집을 터는 일에 가담하게 된다. 그러나 그곳에서 총을 맞고 상처를 입은 채 들판에 버려진다. 다행히 올리버는 도둑질하러 들어갔던 집의 주인인 메일리 부인과 로즈, 의사 로스번의 도움을 받는다. 그들은 고통으로 얼룩진 올리버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동정하여 그를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한편 페긴의 부하인 낸시는 우연히 페긴이 멍크스라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엿듣는다. 멍크스는 사실 올리버의 이복형으로 부친이 죽을 때 작성한 유서를 무효로 만들어 막대한 재산을 독차지하고자 페긴에게 올리버를 도둑으로 만들도록 사주한 사람이다. 낸시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로즈에게 전하고, 이들은 다시 브라운로우와 만나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낸시는 죽음을 맞게 된다.
브라운로우는 멍크스를 붙잡아 모든 사실을 자백받고, 그 자신이 올리버 아버지의 오랜 친구이며, 로즈는 올리버 어머니의 친동생임이 밝혀진다. 한편 낸시를 죽인 사이크스는 사람들에게 쫓기다 건물의 옥상에서 떨어져 죽고, 페긴도 잡혀 교수대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올리버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고, 브라운로우의 양자가 되어 본래의 착한 성품을 간직한 채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한다.
지금도 디킨스가 태어난 영국 남부 소도시 포츠머스에는 가장 못사는 지역에 ‘찰스 디킨스’란 지명이 붙어 있다. 또한, 디킨스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카를 마르크스는 “정치적 사회적 진실에 대해서 어떤 정치가나 언론인, 도덕주의자들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 사람이 디킨스였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 『올리버 트위스트』에서도 이런 면모가 잘 드러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올리버 트위스트’ 이야기에 영향을 끼친 것은 작가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이었다. 디킨스는 성장기에 런던의 구두약 공장에서 일했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서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없었고, 구두약 병에 라벨을 붙이는 일을 해야 했다. 결국, 갑작스러운 경제적 파산과 몰락은 디킨스에게 엄청난 공포였고, 언제나 중산층을 유지하려는 강박에 시달렸다. 이 작품 『올리버 트위스트』 아래에 깔린 주제도 구두약 공장에서 평범함과 안정감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디킨스는 구두약 공장 경험을 통해 사회적 지위에 대한 불안함보다 더 많은 것을 통찰했다. 공장에서 벌어지는 어린아이에 대한 착취를 겪으며, 비인간적인 사회 시스템이 인간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현실에 눈을 떴다. 25세의 나이에 작가로서 끝까지 갖고 갈 급진적인 주제를 발견한 셈이었다. 특히 이 작품은 19세기 산업화의 본거지 런던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등장인물을 조명한다. 디킨스는 그 인물들을 통해 악에 대항하여 차가운 도시 밑바닥에서 피어오른 순결무구하고 선한 용기와 삶의 희망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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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킨스의 대표작 『올리버 트위스트』는 그의 어릴 적 경험을 바탕으로 <벤틀리 미셀러니>라는 잡지에 2년간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한 고아 소년의 역정을 다루었을 뿐 아니라, 1834년 시행된 신 구빈법의 폐단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책으로, 악명 높은 신 구빈법에 대한 당대 사람들의 반응을 보여주는 사회복지학의 사료(史料)로도 가치가 크다.
영국은 1834년 새로운 구빈법을 제정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자립 능력이 없는 사람은 오직 구빈원에 수용되어야만 교구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구빈원은 수용된 빈민들을 노동과 통제로 혹독하게 다루었다. 디킨스는 당시 논란의 핵심이던 신 구빈법 문제를 과감히 붙들고, 그 비인간성과 통제성에 대해 비판의 장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넘치는 유머 감각으로 대중의 심리를 꿰뚫어 ‘경악할 만한 신파극’을 잘 쓰는 작가로 성공을 거두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한 것도 그의 소설이 효과적이고도 쉽게 연극으로 각색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리버 트위스트』를 바탕으로 최근에 영화화된 작품만 해도 1997년 디즈니 TV 영화, 1999년 영국 ITV 4부작 드라마, 2005년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2007년 영국 BBC 5부작 드라마 등이 있다. 이 작품은 당시의 영국 사회의 뒤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사회악에 대한 작자의 강력한 분노가 서린 작품이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널리 애독되었으며, 여러 차례 극화ㆍ영화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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