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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철학서

플라톤 철학서 『향연(饗宴, Symposion)』

by 언덕에서 2018. 6. 13.

 

 

 

플라톤 철학서 향연(饗宴, Symposion)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n.BC 427.5.31347)의 저서로 원제 'symposion'은 ‘함께 모여 먹고 마시다’라는 뜻이다. 그리스인들은 집안에 대소사가 있거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어김없이 음주가무를 곁들인 잔치를 벌이면서 갖가지 수다를 늘어놓았는데, 그 이야기의 내용이 때로는 꽤 철학적으로 흐른 모양이다. 플라톤이 저술한 『향연』 역시 시인 아가톤이 비극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벌인 연회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저마다 에뾔스(사랑)에 대해 나눈 이야기다.

 시인 아가톤이 비극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벌인 연회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저마다 에로스(사랑)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에로스가 좋은 것과 행복에 대한 갈망이라고 말하면서 육체의 유한함을 잘 알고 있는 인간은 좋은 것을 자기 자신 속에 영원히 간직하여 그 유한성을 넘어서고자 한다는 견해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에로스는 육체나 영혼의 자식을 생산하게 함으로써, 즉 육체적으로는 생식을 통해 정신적으로는 창조를 통해 인간을 불멸케하며 일시적이지 않고 영원하며 순도 높은 아름다움의 이데아에 도달하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플라톤은 기원전 427년경에 태어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다. 아버지는 아리스톤, 어머니는 페릭티오네인데, 두 사람 모두 명문가 출신이다. 그에게는 형이 둘 있었는데, <국가> 편에서 소크라테스와 대화를 하게 되는 아데이만토스와 글라우콘이 그들이다. 그리고 누나로 포토네가 있었고, 이 누나한테서 태어난 스페우시포스는 플라톤이 죽은 뒤 그의 아카데미아의 원장이 된다.

 플라톤의 어린 시절과 청년기는 아테네가 전쟁과 정치적 격변 속에 휘말려 있던 시기였다. 28세 되던 해에는 스승 소크라테스가 사형 판결을 받은 뒤, 탈옥을 종용하는 가까운 사람들의 간곡한 권유를 물리치고선, 한 달 뒤에 독약을 들이켜고 죽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은 청년 플라톤에게 큰 환멸을 느끼게 함으로써 현실 정치에서 아주 멀어지게 만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로 하여금 철학으로 방향 선회를 하게 함으로써 인류사상 큰 족적을 남기는 철학자가 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40세 무렵까지 그가 남긴 대화편들 중에서 초기 것들로 추정되는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에우티프론>, <카르미데스>, <라케스>, <소 히피아스>, <이온>, <프로타고라스>, <리시스>, <에우티데모스>, <메넥세노스>, <고르기아스> 등을 저술한다.그는 42세 무렵인 385년경에 이후의 그의 학문 활동의 본거지가 되는 아카데미아 학원을 세우게 된다. 이후 60세에 이르기까지 중기 대화편들로 분류되는 <메논>, <크라틸로스>, <파이돈>, <연회(향연)>, <국가>, <파이드로스>, <파르메니데스>, <테아이테토스>를 저술한다.

이후, 후기 대화편들로 분류되는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 <소피스테스>, <정치가>, <필레보스>, <법률>을 저술하였으며, 기원전 347년경 향년 80세의 생을 마감한다.

 

왼쪽이 플라톤, 오른쪽이 아리스토텔레스. 이데아 즉 본질은 지상이 아니라 하늘에 있다는 듯 플라톤은 하늘을 가리킨다. (사진 출처: 한국경제)

 

 

 

『향연』은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찬미한 문예적인 내용의 중기 대화편이다 . 이 책은 <파이돈>, <파이드로스>와 같이 그의 중기의 대화편으로 그가 41, 42세경에 쓴 저작으로 전해지고 있다.

 철학 사상 고전인 동시에 문학적 작품으로서도 드문 명저이다. 그의 대화편 중에서 가장 명문이라 할 수 있고 , 또 그리스 산문 중에서도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는 평이다.

 여기에 묘사된 것은 비극시인 아가톤이 비극의 경연에서 그의 작품이 우승한 것을 축복하여 개최된 향연의 정경을 그린 것이다. 이것을 묘사함에 있어 플라톤은 이중의 간접설화의 형식을 빌어썼다. 비극시인 아가톤의 집에서 열린 축하연에서 에로스에 대한 찬미연설을 아리스티데스로부터 전해들은 아폴로도로스가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하는데, 에로스를 주제로 하여 주연에서 여러 사람이 각자의 의견을 말하는 형식으로 표현했다.

 축연에 모인 손님들은 차례로 연애의 신 에로스에 대한 찬사를 한다.  먼저 파이드로스의 서곡에 이어 파우사니아스, 에라크시마크스, 아리스토파네스, 아가톤 등이 차례로 에로스 찬미의 연설을 한다. 그 다음에 소크라테스는 옛날에 무녀 디오티마에게서 들은 연애관을 피력한다. 즉 에로스설을 말하고, 육체의 미에 대한 추구에서 영혼의 미에 대한 추구로 승화되고, 마침내 미 자체의 관조에 도달하는 것이 연애의 올바른 과정이라고 설파한다. 이 때 소크라테스의 신봉자 아르키비아데스가 취해서 들어와, 에로스 예찬을 갑자기 소크라테스 찬미로 바꾸어 버린다.

 

 

 최후에 아르키비아데스가 등장하여 에로스가 아는 소크라테스를 찬미한다. 특히 이 5인의 연설 사이에는 4회의 간주곡이 들어있다. 이 향연에서 에로스를 찬미한 5인의 대화자는 아마도 당시 아테네의 지식층을 대표하는 정예로서 여기서 말하는 에로스관은 독창적이라기보다 오히려 지식층이 가지는 에로스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에로스를 신으로 하는 점에서 일치되어 있다. 다만 소크라테스만은 이들의 견해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즉 에로스는 신이 아니고 애모요 미를 추구하는 것이다. 미란 먼저 육체에 나타나고 다음으로 마음에 표시되며 지식으로 된다. 그러나 최고의 미는 그것 즉 미의 형상이다. 아래 단계부터 순차적으로 위 단계로 미를 추구해 상승해 가는 것이 에로스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