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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철학서

러셀 사회평론서 『행복의 정복』

by 언덕에서 2018. 4. 18.

 

러셀 사회평론서 『행복의 정복』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1872∼1970)의 사회평론서로 1930년에 발표되었다. 그는 3세대에 걸친 활기찬 생애 동안 철학, 수학, 과학, 윤리학, 사회학, 교육, 역사, 정치학, 종교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쉬지 않고 출간했다. 스스로를 무정부주의자, 좌파, 회의적 무신론자로 불렀던 러셀은 노년으로 갈수록 ‘정치적’이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시작한 평화운동은 수소폭탄 실험 반대, ‘러셀-아인슈타인 성명’으로 이어진 핵무장 반대운동으로 계속되었고, 쿠바 위기와 베트남 전쟁에도 적극 개입하였다.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친 20세기의 지성으로 유명한 러셀이 쓴 단 한 권의 행복론. 행복이란 끊임없이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는 러셀의 목소리를 담은 이 책은, 행복 자체를 회의하게 만들 정도로 불쾌한 인간의 여러 속성들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면서도, 인간에 대한 신뢰와 행복으로 가는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 어떻게 행복해질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러셀 특유의 명쾌한 답면으로 인생의 의미와 지향을 제시함으로써, 한없이 약하면서도 한없이 위대한 인간을 읽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 저자는 인간이 불행을 느끼는 일상적 원인을 분석하면서 그 극복 방안을 제시한다. 러셀이 생각하는 행복의 비결을 다룬 2부에서는 삶에 대한 열정과 폭넓은 관심을 강조하고, 사랑의 신비, 일의 소중함에 대해 언급한다. 특히 가족에 대한 분석에서는 저자 특유의 통찰력이 빛난다.

 “처음에는 작고 좁은 둑 사이를 흘러가고, 세차게 바위에 부딪쳐, 폭포가 되어 떨어진다. 그 사이에 차차 강폭은 넓어지고, 마침내 바다로 흘러들어감으로써 아무 고통도 없이 개인적 존재를 소멸시키게 된다. 노인이 되어 인생을 이렇게 볼 수 있는 사람은 죽음의 공포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본문 125쪽)

 인간이 살아가는 주요 목표가 행복이라고 여긴다면 행복이나 불행은 우리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자신이 가진 것에 얼마나 만족하는가에 달려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한국인의 행복도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유엔이 전 세계 158개 국가를 대상으로 국민의 행복도를 조사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7위에 머물렀다. 국내총생산(GDP), 관용(寬容) 의식, 기대수명, 정부와 기업의 부패 지수 등 5개 항목을 0~10점으로 점수를 매겨 합산한 결과다. 1위는 영세중립국 스위스가 차지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이기도 하다.

 과연 행복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버트런드 러셀 의 저서 『행복의 정복(The Conquest of Happiness, 1930)』은 그 문제를 이야기한다.

 

 

 

 그는 불행하고, 그녀는 행복하다. 이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 책에서 러셀은 개인적인 기질 때문에 불행을 자초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충고와 격려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즉, '나의 어떤 점이 행복으로 가는 길을 방해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이런 물음을 던지는 사람은 훨씬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자신을 직시하는 진정한 용기야말로 기다림이나 정신 수양보다 행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러셀은 행복이란 끊임없이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의 행간에는 행복 자체를 회의하게 만들 정도로 불쾌한 인간의 여러 속성들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신뢰와 행복으로 가는 길을 포기하는 내용은 아니다. 어떻게 행복해질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그만의 논리로 인생의 의미와 지향을 제시한다.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1872∼1970)

 

 

 러셀은 행복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약속된 미래가 아니고, 노력해서 정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행복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불행의 원인을 아는 것이 필수다. 러셀은 책을 크게 ‘불행의 원인(Causes Of Unhappiness)’과 ‘행복으로 가는 길(Causes Of Happiness)’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 저자는 인간이 불행을 느끼는 일상적 원인을 분석하면서 그 극복 방안을 제시한다.

  2부에서는 삶에 대한 열정과 폭넓은 관심을 강조하고, 사랑의 신비, 일의 소중함에 대해 언급한다. 러셀이 생각하는 행복의 비결을 다룬다. 특히 가족에 대해서 특유의 방식으로 분석한다.

 ●현대사회에 만연한 일반적인 불행의 원인은 어두운 인생관이나 세계관, 경쟁, 피로, 권태, 질투, 부질없는 죄의식, 피해망상, 여론의 횡포 등이라고 그는 분석한다. 인간이 선천적으로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요소가 있거나 불행이 구원을 위한 시련이라는 주장은 하지 않는다.

 “고통의 뿌리는 경쟁에서의 성공을 행복의 주요한 원천이라고 지나치게 강조하는 데서 돋아난다. 나는 성취감이 삶을 즐기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나는 어느 정도까지는 돈이 행복을 증진시켜준다는 사실도 부정하지 않는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성공은 행복의 한 요소에 불과하며, 따라서 성공하기 위해서 다른 요소들을 모두 희생한다면 그 성공은 너무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점이다.” (본문 75쪽)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점들도 제시된다. 그는 대외적인 관심의 폭을 넓혀 가능하면 자기 자신의 운명이나 불행에 집착하는 옹졸한 태도를 갖지 말라고 권한다. 우리 자신의 내면세계보다는 광활한 바깥 세계야말로 우리 행복의 광활한 보고라는 생활 태도, 어떠한 불행도 이겨낼 수 있는 의지와 용기, 밝고 명랑한 인생관이 더 중요함을 강조한다.

 “뭔가에 도취해야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은 거짓 행복이며, 충족감을 줄 수 없는 행복이다.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상을 완전히 인식하면서 느끼는 행복이야말로 진정한 행복감을 주는 행복이다.” (본문 165쪽)

 러셀은 ‘나’에 대한 관심을 멈추고 되도록 외부 세계에 폭넓은 관심을 가지는 것, 그리고 외부의 사물이나 사람들에게 따뜻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러셀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중요한 것들’로서 “그것은 바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 자신의 능력을 전체적으로 유지하는 것, 생계유지에 충분한 소득을 유지하는 것, 처자식에 대한 의무와 같은 가장 근본적인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질구레한 내용까지 언급해서일까? 비트겐슈타인은 이 책을 '구역질난다'고 표현했다.

 어쨏든 러셀의 이 책은 합리주의적 전통에 충실한 사회적 행복론이다. 그는 개인의 내면이 아니라 세계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삶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자신의 내면이 아니라 바깥 세상으로 돌리기만 한다면 당신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식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유명한 명제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인간 사이에서만 행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러셀의 문체가 원래 그런지, 아니면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탓인지, 이 책의 문장은 읽기에 편이하지 않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