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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철학서

존재 의미에 대한 물음과 『존재와 시간』

by 언덕에서 2017. 7. 31.

 

 

 

 

존재 의미에 대한 물음과 『존재와 시간』

 

 

 

 

 

 

 

하이데거1의 저서 『존재와 시간』은 철학의 혁명이기도 했다. 독일 실존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 그는 『존재와 시간』을 통해, 기존 전통서양철학의 잘못된 이해를 비판하며 ‘존재’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이 거작은 서론 <존재 의미에 대한 물음의 설명〉에 이어 〈현존재에 대한 준비적인 기초분석〉과 〈현존재와 시간성〉이라는 2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해 “과연 그것이 있는가, 혹은 없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면 어떨까?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철학자들은 ‘존재’ 자체를 문제 삼지 않고 오직 그것이 무엇인가를 논의해 왔다. ‘존재’란 너무나 자명한 것이어서 논의할 이유가 없다고 여긴 것이다.

하이데거는 그때까지의 서양 철학사를 ‘존재망각의 역사’라 정의하며, 독단적 철학이라 비판했다. 인간마저 사물로 여기게 되어 인간소외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대신 ‘현존재’를 내세우는 새로운 개념으로 전통철학을 바로잡고 재구성했다.

 특히 언어는 인간의 현존재를 대표하며, 존재 이해의 원천이 된다고 했다. 『존재와 시간』은 서양철학사 혁명적 업적으로 높이 평가받으며, 그의 사상은 O. 베커,T. 발라우프, W. 슐츠 등의 철학자와 특히 새로운 수정주의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하이데거 (1889 ~ 1961)

 

 하이데거는 1915년 겨울 학기부터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했으며, 13세기 프란체스코 수도회 소속 영국의 철학자 둔스 스코투스에 대한 연구로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후설의 동료였기 때문에 전임자인 후설의 정신에 따라 현상학 운동을 더 진척하리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종교 쪽으로 기운 이 청년은 자기 나름의 길을 갔고 1927년에는 『존재와 시간』을 펴내어 독일 철학계를 놀라게 했다. 이 저작은 매우 읽기 힘든 글이었고 후설과의 관계도 분명하지 않았지만 즉시 대단한 저작으로 여겨졌다. 놀랄 만큼 어려운 문체였는데도, 이 책은 독일어권 나라들만이 아니라 현상학이 이미 잘 알려져 있던 라틴계 나라들에서도 깊이 있고 중요한 저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존재와 시간』의 목표는 인간이 있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더 정확히 말하면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밝히는 데 있다. 이 물음은 더 근본적인 물음, 즉 '존재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물음으로 귀착된다. 이러한 물음은 명백한 일상생활 뒤에, 따라서 자연과학의 경험적인 문제들 뒤에 놓여 있다. 사람들은 이 물음을 대개 지나치고 마는데, 그 까닭은 이 물음이 일상생활에서 포착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하이데거의 예언자적 소명은 모든 사람이 각자 가장 진지한 태도로 그 물음을 던지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이데거의 후기 저작에서는 다소 엄격한 견해가 누그러졌다. 후기 저작에서 그는 '존재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구원받고 따라서 다시 존재에게 다가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을 동양이나 서양의 모든 나라들이 아닌 유럽 대륙에 있는 나라에서 주도해야 한다고 보았다.

『존재와 시간』에 포함되어 있는 사상의 풍성함은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1929)라는 짤막한 글에서 전개된 사상과 연관해서 살펴볼 수 있다. <존재와 시간>을 출판할 당시 하이데거는 1923년부터 몇 년째 마르부르크대학교의 정교수직을 맡고 있었다. 그는 그 직위를 사임하고 1928년 후설의 후임자로 프라이부르크대학교로 돌아갔다.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는 하이데거의 교수 취임 강연이었다. 이 강연은 그가 좋아하는 주제들 중 하나인 무(無)를 다루고 있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인간의 삶을 과학의 족쇄로부터 해방시켜, 삶이 가진 다양한 차원과 풍부한 논리를 되살리고자 했다. 하이데거가 주목한 것은 ‘존재’와 ‘시간’의 관계다. 하이데거는 시간 속에서 형성하는 존재의 기운과 사건에 주목했으며, 이 둘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것에 가장 큰 관심을 두었다. 존재는 시간 속에서 주어지므로, 유일하고 변하지 않으며 모든 시대와 문화에 통용되는 존재는 없다. 단지 인간은 자신의 시간 속에서, 존재의 부름에 나름의 방법으로 대답 하는 것일 뿐이다.    

 하이데거는 “존재의 의미에 대한 물음은 『존재와 시간』이라는 논문에서, 철학 역사상 처음으로 분명한 물음으로서 설정되고 전개되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존재와 시간』이란, 한 권의 책을 가리키는 이름이 아니라, 사색에 부과된 임무를 일컫는 명칭이다.”라고도 말했다. 그렇다면 『존재와 시간』은 책으로서는 고정되었지만, 임무로서는 여전히 완료되지 않은 사태로 남아 있는 셈이다. 이 사태를 임무로 받아들이고 온 사상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하나하나의 작품에 영혼을 바치며 독자적인 환경을 개척한 이 강인한 사상가는 지금도 여전히 길 위에 서 있다. 세상에 알려진 그 사색의 발걸음은 확실히 현대철학의 장엄한 경관이라 불릴 만하다.

 세계는 지금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세계화’라는 명목 아래 모든 민족과 역사­ 문화를 서양문명의 끈으로 하나로 묶고 있다. 이와 같은 획일화는 인류의 미래를 생각할 때 달가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전쟁과 환경재난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다양한문화와 역사의 ‘존재의 논리’에 관심을 돌려 앞으로의 인류역사를 이끌어갈 대안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은 그 첫걸음으로서 우리의 앞길을 예측케 한다.

 

 

 

 

 

 

  1. (1889 ~ 1961)20세기 독일의 실존철학을 대표한다. 1889년 9월 26일 바덴주(州) 메스키르히에서 출생하였다.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E.후설에게 현상학(現象學)을 배웠다. 1923년 마르부르크대학교 교수, 1928년 후설의 뒤를 이어 프라이부르크대학교 교수, 1933∼1934년 총장을 지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나치스에 협력하였다는 이유로 전후에 한때 추방되었다. 후에 다시 복직하여 강의를 하였지만, 전전·전후를 통틀어 그의 사색의 대부분은 슈바르츠발트의 산장(山莊)에서 이루어졌다. 하이데거가 일약 유명해진 것은 주요 저서 《존재와 시간 Sein und Zeit》(1927) 때문이며 이것은 전체 구상의 전반부(前半部)에 해당하며, 처음에 후설이 편집하는 현상학에 관한 연구연보(硏究年報)에 발표되었다. 여기에서는, 존재를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자인 인간(현존재)의 존재(실존)가 현상학적·실존론적 분석의 주제가 되고, 현존재의 근본적인 존재규정인 '관심'의 의미가 '시간성'으로서 확정되는 데서 끝맺고 있다. 그는 거기에서 《존재와 시간》의 본래의 주제인 '존재'와 '시간'의 관계로 되돌아가 현존재의 시간성(時間性)을 실마리로 해서 존재의 의미를 시간에 의하여 밝히는 동시에 역사적·전통적인 존재개념을 역시 시간적인 지평(地平)에서 구명(究明)할 예정이었으나, 이 후반부는 미발표로 그쳤다. 즉, 그가 실존사상의 대표자로 간주된 것은, 이 현존재의 실존론적 분석 부분 때문이며, 여기에서는 불안·무(無)·죽음·양심·결의·퇴락(頹落) 등 실존에 관계되는 여러 양태(樣態)가 매우 조직적·포괄적으로 논술되었다. 현존재의 존재의미가 과거·현재·미래의 삼상(三相)의 통일인 시간성으로서 제시된 것도, 인간이 시간적·역사적 존재라고 하는 '삶의 철학' 이래의 사상을 실존의 시점(視點)에서 다시 포착한 것이었다. 덧붙여 말하자면, 그의 현존재 분석의 수법은 정신분석에서 문예론(文藝論), 더 나아가 신학(神學)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마르틴 하이데거 [Martin Heidegger] (두산백과)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