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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휴일 풍경

by 언덕에서 2015. 7. 28.

 

 

 

 

 

휴일 풍경

 

 

 

 

 

 

하찮은 성취에도 불구하고

그 스스로를 지탱해 버틴 모든 생들은

사소한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위대했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사람을 말하다' 1쪽

 

☞사진 촬영지 : 부산시민공원

 

 

 

 

보이는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이는 순간이 있다.

삶에는 분명 못 보았던 것이 보이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19쪽

 

 

 

 

 

“아무리 좋은 집도 사람이 살지 않으면 금방 무너지잖아.

멀쩡해 보여도

그 사람 안에 무언가 살지 않으면

빈집이나 마찬가지야.“

 

27쪽

 

 

 

이루어 놓은 것 없이

어느새 돌아봐야만 하는 나이

그러나 보이는 것은

여전한 한계뿐.

 

51쪽

 

 

무기력하게 더운 날에는

당신의 마음 그늘에 앉는 것이 좋습니다.

그보다 더 서늘한 바람이 부는 곳은 없으니까요.

 

63쪽

 

 

 

어쩌면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만큼의 노력을,

타인이 거둔 성공과 자신이 이룬 하찮은 성취 사이의 간극으로 인해 고통 받는

우리 마음에 다시 한 번 쏟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71쪽

 

 

 

 

 좌,우


멀쩡한 하나

둘로 나뉜 채


일대 일로 붙었다.

 

- 97쪽

 

 

 

돌아보면 세상에는 다양한 이유로 고마웠던 일들이 많았다.

비록 순간이었을지라도.

그 모든 것에게 짧게라도 고맙다는 말을 해야 했다.


혹여 누군가에게 미안했다면, 미안하다고 그때 말했어야 했다.

돌아보면 사실, 그것은 중요한 것이었다.

 

- 378쪽

 

 


휴일 읽은 책의 제목은 '사람이 사람에게 사람을 말하다'였다.

 

 

 

 


“사진 안에서 사람들은 우두커니 있다. 다만 거기에서 주목 없이 슬퍼하고, 변명하며, 격려하고, 사랑한다. 그리고 조용히 늙어간다. 그 모습은 어떤 결핍과 화해하며 의연하게 살아가는 보통의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세상에는 당당히 사표 쓰고 세계일주 떠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도저히 그럴 수 없는 현실과 주어진 의무를 감내한 채 살아야 하는 보통의 삶들이 더 많다. 나는 전자의 용기를 평가절하하지는 않지만 그보다는 유별나지 못한 후자의 타협을 더 주목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질 수 없는 삶들을 이해하려 할 때 나의 노력에 비해 과하게 취했을지도 모를 성취를 지나치게 자부하거나 과장하지 않게 되고, 나눔을 실천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함부로 살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 112쪽

 

 

 저자는 ‘사소함에 대한 예의’를 말하고 있었다. 사소한 것들을 애도하고, 사소한 것들에 연민을 보내는 것. ‘사소한 최선을 하나하나 누적시키며’ 살아가고, 찰나의 어느 한 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얼굴색을 가진 양 두 마리가 어떻게 한 앵글에 포착될 수 있는 것인지, 방금 지나간 비행기가 그린 하얀 포말 위로 다음 비행기가 겹쳐 지나가는 광경은 또 어떻게 잡아낼 수 있는 것인지 “사진을 찍고자 일부러 기다리거나 연출하지 않았다”는 에필로그에 이르러서야 고개가 주억거려졌다. 사소한 최선을 누적시키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저자의 태도가 가슴에 오롯이 새겨진다. 그런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이 책 속의 사진마다 녹아 있다.

 

 


 ▶ 귀한 책을 보내 주신 '보물연못'님께 감사드린다.

   " 지난 금요일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시키신대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었고
     처음부터 또다시 천천히 읽고 있는 중입니다." 라고 어제 답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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