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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영향력을 행사하는 6가지 원칙 『설득의 심리학』

by 언덕에서 2014. 11. 25.

 

 

영향력을 행사하는 6가지 원칙 『설득의 심리학

 

 

 

 

 

 

 

 

애리조나 주립대학 심리학과 석좌교수이자 유명 강사로 활동 중인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B. Cialdini, 1945~ )1가 쓴 이 책은 대중성을 지향하면서도 책 곳곳에서 드러나는 뛰어난 관찰력과 깊이 있는 통찰력은 과학적 연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 책은 과학적 근거와 명확한 논리를 바탕으로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복잡다단한 상황과 영향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헤치면서 실제적이고 유용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설득의 심리학』 초판이 나온 뒤 세상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하는데, 설득과 승낙, 입장 변화와 관련된 연구가 계속되면서 새로운 지식이 축적되었고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사실들이 속속 드러났다. 연구 자료와 심리학적 접근 방식도 더 광범위해지고 다양해졌다. 대중문화와 신기술 분야도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다양한 문화권을 대상으로 한 비교문화적인 사회연구도 활발해졌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설득의 원칙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을까? 부당하고 불공평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설득의 무기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은 곧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게 해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변화의 첫걸음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쓴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가 설득심리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을 뛰어넘어 흔히 사람들이 그러하듯 생각지도 않았던 잡지를 정기 구독한다거나 턱없이 비싼 옷을 선뜻 사버리고 나서 후회하며 살아온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현장감 넘치는 사례가 많은 것도 그의 다양한 이력과 관련되어 있다. 그는 대학에서의 실험적인 연구실에서 벗어나 세일즈맨, 기금 모금원, 광고업자 등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에 생계가 달려 있는 설득 전문가들의 세계로 직접 뛰어들기도 했던 것이다. 때문에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네’라는 대답을 듣지 못하는 사람은 낙오될 수밖에 없고, 설득 전문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상대를 설득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 책은 6가지 설득의 원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원칙이 사회에서 담당하는 기능과, 설득의 달인들이 상대방에게 구매나 기부, 허락, 투표, 동의 등을 요청할 때 그 원칙들을 능숙하게 적용해 엄청난 힘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살펴보고 있다. 각 원칙이 사람들로부터 확실하게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복종을 이끌어내는 능력, 즉 뭔가 깊이 사고해보기 전에 먼저 ‘네’라고 응답하게 만드는 능력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설명한다.

 사람은 일생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간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관계 속에서 한 사람의 인생이 시작되고 완성되고 끝이 난다. 아무런 목적 없는 만남이 있는가 하면,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만남도 있다. 그중 경쟁이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누군가를 만나 협상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의 요구에 쉽게 응해서는 안 된다. 설득의 달인들은 상대로부터 ‘네’라는 응답을 끌어내기 위해 수천 가지의 기술을 동원한다. 그 모든 기술은 이 책에서 언급하는 6가지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1. 상호성의 원칙

『영향력』 중에서 첫째가는 원칙은 호혜성(互惠性·reciprocity)이다. 호혜성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공평하게 주고받는 것’이다. 기브 앤드 테이크(give and take)다. 이 원리는 상호성 또는 호혜성의 원리로 불러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받는 것은 빚지는 것이요, 주는 것은 저축하는 것이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사람은 받기만 좋아하고 주는 것은 싫어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인 사람이 더 많다는 게 심리학의 결론이다. 무료 샘플 화장품이건, 한마디 칭찬이건, ‘하찮은’ 선물이건, 식사 한 끼를 대접받았건 크고 작은 뭔가를 받은 사람은 그 순간부터 은혜·호의를 갚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된다. 사람은 ‘얌체’나 ‘은혜를 모르는 놈’이라는 말을 듣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2. 일관성의 원칙

 두 번째 원리는 일관성이다. 어떤 이념, 주장, 조직에 일단 한번 몸담게 돼 엮이게 되면 빠져나오기 힘든 게 사람이다. 여당 후보건, 야당 후보건 투표장에서 일단 한쪽을 찍은 다음에는 그 한쪽을 계속 지지하게 된다. ‘말을 바꿨다’ ‘사람이 달라졌다’는 말을 듣기 싫은 것이다. 인간은 의리를 매우 중시한다. 아주 사소한 편들기가 결국엔 ‘내 목숨 다 바쳐 편들기’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대상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아주 사소한 그 무엇으로 그를 묶어야 한다. 입장 정립과 일관성 전략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50세 이상의 연령층에 가장 효과가 높다.

 

 

3. 사회적 증거의 원칙

 세 번째 원리는 ‘사회적 증거(social proof)’ ‘동류 압력(peer pressure)’이다. 사람은 사회가 공인한 그 무엇, 내 또래 사람들이 모두 행하고 인정하는 그것에 약하다. 특히 혼란스러운 위기 상황에서는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살피게 된다. 회식에서 다수가 짜장면을 시키면 나도 짜장면을 시키게 된다. 한국 문화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 문화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4. 호감의 원칙

네 번째 원리는 호감(liking)이다. 내가 잘 알고 또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여간해선 ‘싫어’ ‘아니야’라고 말하기 힘들다. 대표적인 경우로 한국 사람들의 빚 보증 부탁 심리가 아닐까 한다. 치알디니 교수에 따르면 요즘에는 SNS의 발전으로 ‘동류 압력’이 ‘전문가의 권위’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에게 호감이 느껴진다고 판단되면 일단 상호작용을 멈추고, 상대와 상대의 제안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설득의 달인들은 자신의 매력과 호감도를 높일 만한 요소를 더욱 부각시켜 상대에게 접근한다. 그 대표적인 요소로 ‘신체적 매력’, ‘유사성’, ‘칭찬’, ‘익숙함’, ‘연상’ 등이 있다. 중요한 상황에서 호감 때문에 불리한 결정을 내리지 않으려면 상대에게 필요 이상의 호감을 느끼지 않는지 주의해야 한다. 상대에게 호감이 느껴진다고 판단되면 일단 상호작용을 멈추고, 상대와 상대의 제안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5. 권위의 원칙

 다섯 번째 원리는 권위다. 사람은 ‘권위주의적인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권위 있는’ 전문가의 말 한마디에 약하다.

권위에 복종하려는 성향은 그 복종이 옳은 행동이라는 개념을 사회 구성원들에게 심어주려고 마련한 체계적인 사회화 과정의 산물이다. 자동적으로 권위에 복종하다 보면 권위의 실체가 아니라 단순한 상징에 복종하는 성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권위의 압력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두 가지 질문을 던져라. 이 권위 있는 인물이 정말 전문가인가? 이 전문가는 과연 얼마나 진실하게 행동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6. 희귀성의 원칙

 여섯 번째 원리는 희소성이다. 희소성은 ‘상실의 두려움’을 낳는다. 사람은 뭔가를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에 약하다. 예컨대 남북통일로 얻게 되는 것(동북아 강국이 되는 것, 통일의 희열 등)보다는 잃게 되는 것(북한 주민들이 대거 남한으로 내려와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 세금을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소득이 줄어드는 것 등)을 두려워할 가능성이 크다.

 

 

 

 

 저자가 제시한 6가지 법칙은 새롭고 독창적이라기보다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보편적 명제들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더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약해보자.

 저자는 첫째, 상호성의 원칙으로 샘플을 받은 사람들은 물건을 사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둘째, 일관성의 법칙으로 내가 선택한 상품과 서비스를 최고라고 믿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셋째, 사회적 증거의 법칙으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더 많이 팔릴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넷째, 호감의 법칙으로 잘 생긴 피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며, 다섯째, 권위의 법칙으로 상을 받은 상품, 큰 체구, 높은 직책, 우아한 옷차림에 약하다는 것이다. 여섯째, 희귀성의 법칙으로 한정판매, 백화점의 세일 마지막 날에 사람들이 몰린다는 것을 지적 한다.

 이 책에서 많은 사례와 경험을 통해 설명하고 방어 전략까지 제시하면서 우리들에게 말하고자 한 것은 결국 우리 인간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은 ‘감동’이라는 점일 것이다.  

 저자인 로버트 치알디니 교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신문광고에 나오는 세일즈 훈련 과정에 족족 참가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권력≒영향력≒설득력’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보기 위해 웨이터로도 일했다. 웨이터들이 손님 기질을 어떻게 파악하고 ‘말 한마디’로 보다 많은 팁을 얻어내는지 관찰한 것이다.

 저자는 『영향력』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을 6대 원리·원칙으로 정리했다. 이 여섯 가지는 인류의 유전자와 문화에 깊이 각인돼 있는 것들이다. 이들 원리·원칙은 ‘원시적’이기 때문에 강력하다. 인류의 생존과 생활의 편의를 위해 수만 년, 수천 년 동안 형성된 것들이지만 자칫 족쇄나 함정이 될 수 있다. 『영향력』을 한번 뒤집으면 내게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지혜가 나온다. 남에게 영향력이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남들의 영향력 ‘꼼수’를 간파해 스스로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책의 요지가 아닐까 한다.

 서울대 학생들이 많이 보는 책으로도 알려진 이 책은 서점에서 흔히 널린 인스턴스식의 처세술이나 자기계발서일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인간관계를 폭넓게 고찰하고 발전시키는 응용 심리학 계통의 내용이다. 기업의 세일즈 업무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교양서적으로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 Robert B. Cialdini애리조나 주립대학교 심리학 및 마케팅학과 평의교수로 있다. 영향력 및 설득에 관한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서 인성과 사회심리학 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사회적 영향력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온 그의 연구 결과는 『설득의 심리학』에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으로 새로운 통찰을 선사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10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그의 연구는 다양한 학회지 및 기업 저널에 발표되며 재계와 정부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2003년에는 사회심리학 분야의 공로를 인정받아 도널드 T. 캠벨상을 수상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