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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요즘 TV 켤 때마다 불쾌한 것들

by 언덕에서 2014. 8. 7.

 

 

요즘 TV 켤 때마다 불쾌한 것들

 

 

 

 

 

- 연예인 가족이 왜 TV에 자주 나올까?”

 어떤 이의 앙증맞은 어린 딸이 나오고, 어떤 이의 쌍둥이 아기가 나오기도 한다. 며느리, 사위가 나오는 것도 봤다. 그들의 고대광실 같은 집은 호화롭기만 하다. 연예인만 되면 다들 저렇게 살아가는 것일까? 그래서 수없이 많은 청소년들이 연예인 지망하는 신기루에 빠지는 것은 아닐는지. 연예인에 대한 매스컴의 과도한 관심과 보도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양산한다. 땀 흘려 일하는 삶의 중요성은 어디서 찾아 볼 수 있을까? 그런데 악플 때문에, 생활고 때문에 자살하는 연예인들을 보도로 자주 접함을 명심하시기 바란다.

 나이 들거나 인기 떨어진 연예인들이 언제부터인가 자식 동원해 '앵벌이' 시키는 것 같아 불편하다. 방송국 PD에게 묻고 싶은 것은 하나다.

 “왜 우리가 연예인 니들 자식까지 TV에서 봐야해?”

 

 

 

 

 

- 군대 체험 프로그램은 불편하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우울했던 기억의 트라우마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요즘 군대 분위기가 어떤지 호기심으로 어쩌다 몇 번 봤다. 40대 중반으로 들어선 개그맨 서경석씨, 육중한 몸매의 외국인 샘 헤밍턴씨, 그리고 이미 군대를 제대한지 오래인 아무개 諸氏들. 어쨌든 그들이 방송에서만 군대 생활한다는 설정인건데 볼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40대 중반의 서경석씨가 20대 초반의 강철 체력인 해병대원이나 특공대원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훈련한다는 설정, PD 너 제 정신이냐?  20대 후반의 나이 어린 부사관, 장교들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의 '아제비'뻘 되는 이에게 어린이 대하듯 야단치고 막말하는 거 불편하기 짝이 없다. '얼차려'라는 육체적 고통도 상당히 가한다. 너네 대대장이나 연대장하고 같은 또래의 인생 선배님인걸 알고나 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내용들은 각본에 의한 '쇼'라는 것도 시청자들은 알고 있다. 그런 데다 쓸 힘이 있으면 가혹행위, 집단폭행 그런거 근절시켜라. 나는 그런 몹쓸 관행 벌써 없어진 줄 알았다.

 

 

 


 

- 변호사가 슈퍼맨이라고 생각해요?

 종편이라는 게 생기고부터 ‘말 잘하는 아저씨들’이 화면을 점거하기 시작했다. 유병언 못잡는다고 변호사들이 나오고, 7.30 재보궐 선거 전망한다고 변호사들이 나오고 군대폭력 문제 진단하느라 변호사들이 또 나온다. 변호사는 모든 것을 알고 진단하는 능력이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이른바 이들 정치평론가들은 주로 낮에 집단으로 활동한다. 겹치기 출연도 예사다. 동업자끼리 경쟁하면서 시청률 올리는 법을 터득한다. 정치평론가의 언어영역은 경계가 모호하다. 가끔은 기상캐스터를 방불케 한다. 정치평론가 중에 반은 변호사다. 변호사들 요즘 수입이 적다는 것 알고 있지만 니들이 전지전능 슈퍼맨은 아니잖아요?

 

 

 

 

 

- 너희가 결혼을 아느냐?

 '가상 결혼'이라며 결혼 안한 젊은 연예인 남녀가 같은 집에 사는 것을 방송한다. 결혼한지 20년이 훨씬 넘는 나도 쉽게 못하는 "여보"라는 표현을 예사로 한다. 앞으로 언젠가는 정식으로 결혼할 너희들의 진짜 남편과 아내를 무슨 얼굴로 보려고 그러느냐? 결혼이라는 것이 얼마나 신성하고 중차대한 것인지 PD 니들은 아느냐?

 저러다 말겠지 했는데 타 방송국에서도 요즘은 늙은 남자와 늙은 여자가 결혼한 것처럼 해서 한 집에 살기도 하고, 탈북녀와 총각 연예인들이 함께 사는 것처럼 꾸미기도 한다.

 결혼이란 우선, 서로 관계없는 남녀가 자신들의 가정을 떠나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나가는 통과의례가 있고, 그 다음에 자녀 출산을 위해 상당 기간 지속되는 관계가 요구된다. 이는 상호간에 신뢰와 성실할 것을 이중삼중으로 맹세하는 종교적, 법적 계약이기도 하다. 현대 서구사회에서 결혼은 이성간의 교제, 구혼기간, 그리고 약혼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최종적인 결과로 본다. 헤겔에 따르면 결혼은 인륜적 관계이다[『법철학』 161절 「보론」]. 여기서 인륜적 관계라는 의미는 결혼이 인류의 종으로서의 생명의 유지와 보존을 위한 성적 관계로서만 파악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나타낸다. 레비-스트로스(Lévi-Strauss)는 결혼을 여성들의 교환을 통한 남성집단의 통합이라고 보았고, 델피(Delphy)는 결혼을 여성의 노동력이 남편에 의해 착취되는 노동계약이라고 보기도 했다. 이렇게 엄중한 사항을 니들 꼴리는 데로 만들어도 되는지 묻고 싶다. 최근의 이혼추세가 늘었다는 통계도 알고 보면, 결혼을 대단치 않게 여기는 방송국의 이런 얄팍한 상술들에 놀아나는 측면, 분명히 있다.

 

 

 

 

 

 

 

- 그렇게 싫으면 안보면 되지 않느냐고?

 그래! 앞으로는 안보겠다. 원래 뉴스와 야구 중계, 러브 인 아시아 그 정도만 보았다. 휴가 기간이라 시간이 많아서 티비 켜서 채널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보았다. TV를 끄면 가족이 보인다는 것, PD 니들은 알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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