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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왜 이렇게 마음이 허전할까요?

by 언덕에서 2014. 8. 20.

 

 

 

왜 이렇게 마음이 허전할까요?

 

 

 

 

 

Q : 마음 한 구석이 비어 있는 듯 허전함을 느낍니다.  그 허전함에 쫓겨 삶을 낭비할까 두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A : 마음이 공허하고 허전할 때가 많다는 것은 욕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다 하지만 인생에 뭔가 의미 부여를 많이 하고 있어요. 인생이라는 것은 길가에 자라는 한 포기의 풀처럼 그냥 자라고 꽃피고 열매 맺고 죽는 겁니다. 특별하게 '나는 뭐가 되어야 하겠다.' 이런 것도 다 욕심이에요. 결혼생활은 이러이러해야 하고 연애는 이렇게 멋있어야 하고 돈은 이만큼 벌어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 기대와 바람이 있잖아요. 그런데 막상 결혼해서 살아 보면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지요. 아내가 아름답다. 남편이 멋있다는 것도 그때뿐이고 세월이 흘러지나 보면 별 것 아니지요. 그게 인생이에요. 이렇게 사는 게 인생이란 말이에요. 저는 인생에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이 안 되어도 좌절할 것도 없고 잘 된다고 특별히 기대할 것도 없어요. 어떤 일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제가 한 게 아니지요. 이 세상에서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쌀 한 톨 만들어지는 것도 천지 만물이 관여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저 혼자 한 일이 아니지요.

 그러니까 마음이 공허하다. 허전하다는 것은 뭔가 바라고 기대하고 채우려고 하는데 그게 뜻대로 안 되기 때문 입니다. 그러니까 공허한 마음을 채우려고 하지 말고 자기 마음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부부 관계가 무료하다는 것은 부부 관계가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머리 깎아 스님 되는 게 뭔가 특별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특별한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절에 들어가기 때문에 도를 구한다고 하다가 제대로 안 되면 금방 포기해 버리기도 하지요. 그래서 반야심경에서 '얻을  바 없는 까닭으로(以無所得故)' 라고 하지요. 얻는 바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해탈의 길을 이루는 겁니다.

 절에서 뭘 얻어 가려 하기 때문에 날마다 반야심경을 독송하며 절에 다니면서도 해탈을 못 하는 겁니다. 절에 다닌다는 것만으로는 결코 해탈하지 못합니다. 본질을 꿰뚫어 봐야 합니다. 마음이 허전하다고 무엇으로 채워야 할 지 묻는 것은 망상을 쫓는 것입니다. 개에게 흙덩이를 던지면 개는 흙덩이만 쫓습니다. 그런데 사자는 흙덩이를 던지는 사람을 쫓습니다. 허전하다고 뭔가 채울 것을 찾는 것은 개가 흙덩이를 쫓는 것과 같아요. 사자가 사람을 쫓듯이 망상을 쫓지 말고 허전한 마음을 탁 꿰뚫어 봐야 합니다.

 '아, 내가 뭔가 바라는 마음으로 헤매고 있구나.'

 바라는 마음을 놓으면 허전한 마음은 흔적도 없이 즉시 사라져 버립니다. 이렇게 본질을 꿰뚫어야 합니다. 본질을 놓치고 뭔가 자꾸 채우려고 하면 그때부터 마음은 복잡해지는 것입니다. 그것을 서예로 채울까? 골프로 채울까? 춤으로 채울까? 이것 채우면 저게 문제고 저거 채우면 이게 문제고, 이렇게 헤매는 것이지요.

 채우려는 생각을 버리세요. 그러면 허전함도 없어집니다.

 

- 법륜 저 <스님 마음이 불편해요> P112 ~ 114

 

 

 


 

☞반야심경(般若心經) : 불교경전. 대승불교 반야사상(般若思想)의 핵심을 담은 경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독송되는 경으로 완전한 명칭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이다.

 그 뜻은 ‘지혜의 빛에 의해서 열반의 완성된 경지에 이르는 마음의 경전’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심(心)’은 일반적으로 심장(心臟)으로 번역되는데, 이 경전이 크고 넓은 반야계(般若系) 여러 경전의 정수를 뽑아내어 응축한 것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이 경은 수백 년에 걸쳐서 편찬된 반야경전의 중심 사상을 260자로 함축시켜 서술한 경으로 불교의 모든 경전 중 가장 짧은 것에 속하며, 한국불교의 모든 의식(儀式) 때 반드시 독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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