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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장자크 루소 장편소설『신엘로이즈(Julieou la Nouvelle Heloise)』

by 언덕에서 2016. 6. 9.

 

장자크 루소 장편소설『신엘로이즈(Julieou la Nouvelle Heloise)』

 

 

 

프랑스 사상가·작가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1712~1778)의 서간체 장편연애소설로 1756년 6월경부터 구상되어 1757년 말 또는 1758년 초까지 완성되었다. 1761년에 출판되자 큰 호평을 받고 이후 40년 동안 72판을 거듭하였다.

 '알프스 산기슭의 자그마한 도시에 사는 두 연인의 편지'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이것은 중세의 신학자 아벨라르와 엘로이즈가 정신적 사랑을 주고받았던 편지에서 딴 것이다. 제네바의 한 호반도시에서 귀족가문의 딸 쥘리와 가난한 평민 출신 가정교사와의 애틋한 사랑을 그렸다. 전원생활의 행복, 특히 그 감상성과 연애의 이상주의로 폭발적인 환영을 받았으며 감성의 존중과 자연으로의 감정이입 풍조를 일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루소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문명과 인위적 사회제도에 반대하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설파했는데, 소설 형식을 취한 『신엘로이즈』를 통해 자신의 사상을 종합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자신의 사상의 핵심인 자연과 문명, 이성과 감정, 인간의 본성, 관습과 제도로부터의 인간 해방과 자아실현의 주제를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구체화한다. 

 또한 루소는 이 작품에서 당시의 문학이 담아내지 못했던 “감정의 격정적 토로와 영혼의 폭로, 자연 묘사”를 용기 있게 시도했다. 계몽주의 시대였던 18세기의 딱딱한 이성에 대해 “부드럽고 인간적이며 개인적인 감정”으로써 새로운 감수성과 지평을 제시한 것이다. 두 연인의 순수한 정신적 사랑을 통해 이성에 억눌려 있던 당시 프랑스인들의 감수성에 불을 댕겼다. 그런 점에서 인간의 영혼에 잠재한 전원에서의 행복과 이상적 연애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켜 준 『신엘로이즈』는 감정의 권리를 자각하게 한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적 작품이다. 이성의 시대에 관습과 제도의 속박을 벗어나 순수한 영혼과 자아의 실현을 추구한 루소 철학의 또 다른 결실로 평가받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쥘리와 생 푸레는 서로 열렬히 사랑한다. 그들은 자신의 사랑과 감정의 변화를 숱한 편지를 통해 전한다. 가난한 가정교사 생 푸레는 귀족 출신의 젊은 여자와 어울릴 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남자가 여자들에게 털어놓는 고백은 '위험한 보증'이라는 사실을 쥘리도 알고 있었지만, 그녀 역시 연약한 여자여서 결국은 생 푸레에게 굴복하고 만다.

 그러나 쥘리는 아버지의 친구와 정혼하게 되고, 생 푸레는 파리로 간다. 생 푸레는 그곳에서 사회의 혐오스런 면을 체험한다. 시골에서 온 이 순진한 청년이 부패한 세상의 유혹에 굴복하여 자신도 무슨 일을 저지르는지 모르는 채 한 유곽에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그는 한 창부에게 걸려들고 만다.

 쥘리는 아버지가 정해준 남자와 결혼한다. 그는 쥘리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폰 볼마르다. 이전에 신이 도덕적으로 자신을 지켜준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무릎을 꿇었던 그녀는 이제 모범적인 부인이자 사랑을 베푸는 어머니의 삶을 시작한다.

 몇 년 동안 쥘리와 생 푸레는 각자의 길을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쥘리는 남편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말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폰 볼마르는 관대한 태도를 보이며, 부인의 옛 애인에게 집으로 오라고 제안하기까지 한다. 생 푸레는 폰 볼마르 집의 가정교사가 된다. 쥘리와 생 푸레는 서로에게 이끌리는 감정이 사랑의 최고 단계로 변했다는 것과 그럼에도 둘은 순결하고 단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쥘리는 물에 빠진 자기 아이를 구하려다가 그만 죽고 만다. 사랑의 정념은 극복된 것처럼 보였지만, 우연한 사고로 죽게 된 쥘리는 죽기 직전에 생프뢰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고 죽어간다.

 

 

프랑스 사상가, 작가 장자크 루소( Jean-Jacques Rousseau, 1712~1778)

 

 

 

 전통과 기득권을 넘어서는 새로운 인간과 세계의 모형을 제시한 장 자크 루소는 낭만적인 연애소설 『신엘로이즈』로 독자들과 교감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했다.

『신엘로이즈』는 루소가 사상의 원숙기인 1761년에 출간한 서간체 장편소설이다. 여주인공 쥘리와 그녀의 가정교사 생 푸레의 사랑 이야기가 주요 인물들 간의 편지를 매개로 펼쳐지는 가운데 문명 비판을 비롯한 루소의 철학이 작품 전반에 녹아 있다. 출간 이후 1800년까지 불법 복사 본을 포함해 최소한 100종의 『신엘로이즈』간행본이 등장할 정도로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은 이 작품은 이상적 사랑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켜 준 당대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소설의 범주를 넘어 루소 사상을 총체적으로 구현한 저작이다. 

 이 작품은 전편이 6부로 구성되어 있는 장편으로, 스위스의 레만 호반을 무대로 하여 가정교사인 생 푸레와 그의 제자인 쥘리 사이의 열렬한 사랑이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귀족의 딸 쥘리 데탕쥬와 가난한 서민 출신의 가정교사 셍 푸레와의 사랑을 취급, 봉건적 신분제의 편견에 사로잡힌 부친에 대한 모멸, 연애의 격렬한 정열, 순결한 부부 도덕, 배경을 이루는 알프스의 장대한 산 모습, 또는 멜랑콜릭 한 호수의 풍경과 내면극과의 대조 등이 이 소설의 주요 모습이다.

 그러나 그 사이사이에 풍부한 화제들, 예컨대 음악ㆍ결투ㆍ종교ㆍ정원ㆍ여성 등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져 작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종전의 심리 분석적이고 이성을 존중하는 경향을 띠었던 고전주의 소설과는 달리 외계의 자연묘사에 뛰어나 독자의 감성에 호소하는바 컸다는 점에서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적 작품으로 꼽힌다. 특히 당시의 연애소설의 타락과 경박을 배제하려는 이상주의, 즉 연애에다 도덕을 교차시켜서 연애소설을 양심의 비극으로 만든 것이 주된 특징이다.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발표하여 다시 한 번 태고의 원시상태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다. '문명'이란 별 다른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야인 상태의 인간을 불순하고 악한 상태로 이행시킨 결과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루소의 사상은 동양의 장자와 닮아있다. 루소는 인간의 본성을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후천적 관계에 따라서 선해지기도 하고 악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누구나 다 권력을 추구하게 되었고, 그런 심성이야말로 우리가 세상을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지옥'으로 만들어버린 원인이라는 것이다.

 루소는 열렬한 연애를 다룬 소설 『신엘로이즈』가 베스트셀러가 됨에 따라 유럽 최고의 인기작가가 될 수 있었다.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당시 중류 계급 이상의 독자들에게 '사랑에 대한 낭만적 동경'을 품게 만들었다. 그러나 설교 티가 너무 많이 느껴진다. 또한 루소의 사생활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이해하지 못한 부분 역시 숱하게 발견된다. 긍정적인 부분은 이렇게 정리해야 할 것이다.

 '숙명적인 열정의 표현이나 서정적인 자연 묘사의 아름다움에 이 작품의 매력이 있다'

 이 소설은 발표 당시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후세 작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