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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매화(梅花)가 만발!!

by 언덕에서 2013. 3. 26.

 

 

 

매화(梅花)가 만발!!

 

 

 

 

 

 

 

매화는 예로부터 동양의 많은 시인묵객들에게 기림을 받아왔다. 어딘가 화려한 염태(艶態)를 풍기되 결코 격이 떨어지지 않고, 그런가 하면 이른 봄 차디찬 눈 속에 피어나는 꿋꿋한 기상은 고고(孤高)한 기품마저 엿보인다. 장미가 서양인의 생활감정에 밀착해 있듯, 매화는 우리 동양인의 생활감정에 썩 잘 어울리는 꽃이다.

 대만은 이 매화꽃을 국화(國花)로 정하고 있다. 원래 모란꽃을 국화로 삼고 있었으나, 모란은 너무 지나치게 화려하고 요염하다고 하여 법령으로 매화를 국화로 정한 것이다. 매화는 대개의 꽃들과는 달리 아직 겨울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봄추위 속에서 꽃을 피우므로 혁명 기상을 상징한다는 뜻도 있다고 한다.

 매화나무는 앵도과에 속하는 교목으로 키는 대개 4~5m인데, 이른 봄에 백색, 연분홍색의 꽃을 피운다. 매화나무의 열매는 6월에 익는데, 식용, 약용으로 많이 쓰이며 또 매실주를 담가먹기도 한다.

 매화나무는 주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에 분포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중부이남 따뜻한 지방에 많고, 또 주로 촌락 부근에 야생한다.

 

 

  

 

 

 

 

 

 

 봄날씨가 하도 따사로워 일요일 아침 일찍 채비를 차리고 매화구경에 나섰다. 매화가 가장 먼저 오는 곳은 하동과 광양의 섬진강 강변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이맘때 경남 양산의 원동면 매화를 보러갔으나 소문만큼 볼거리가 빈약했던 기억도 한몫했다.

 광양매화축제는 매화를 주제로 한 축제로, 전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개최되는 꽃축제이다.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변 섬진마을(매화마을)과 섬진교 둔치에서 해마다 3월 중순에 열린다. 1997년 고품질의 매실과 매실 식품을 널리 알리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시작한 이래,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큰 축제가 되었다. 최근에는 해당 기간 중 백만명의 관광객이 운집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곳 매화나무는 1930년경 청매실농원 주인 김오천에 의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집단 재배가 시작되었으며, 현재 대표인 며느리 홍쌍리씨가 매화나무의 수를 늘리고 품종을 개량하고 있다. 16만 5000㎡ 면적의 청매실농원에는 매실과 장 종류를 저장하는 2,000여 개의 옹기 항아리가 있으며, 다양한 매실 제품과 매화나무 묘목들 판매한다.

 섬진강변 백운산 자락의 약 33만㎡ 지역에 군락을 이룬 매화단지는 전국에서 매화 경치로는 으뜸으로 칠 정도로 아름다워서 《취화선》, 《다모》 등 드라마나 영화의 배경 장소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섬진강 강변의 먹을거리는 재첩요리, 참게탕, 메기탕, 은어회, 등이 유명하지만, 해마다 봄이 오면 TV 방송에서 경쟁하듯 소개하는 음식은 벚굴이다.

 

 

 

 벚굴은 벚꽃이 피는 계절이 제철이라서, 거기다 생긴 모양도 벚꽃 같아서 벚굴이라고 불린다는데 바다 굴과 대비해 ‘강굴’이라고도 부른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물속에서만 채취되는 귀한 음식이다.

 벚굴은 설부터 벚꽃이 필 때까지 먹을 수 있는데 산란을 앞둔 3, 4월이 영양가가 높고 맛이 좋다고 한다. 방송에서 본대로 벚굴을 처음 보는 사람은 크기에 압도당한다. 보통 15∼30cm에 이르고 어떤 놈은 40cm까지 자란다. 어른 신발만 하다. 알맹이를 한입에 넣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래도 그간 별려왔던 터라 소주 없이 용감하게 먹어보았다. ^^ 

 

 

 

 보통 벚굴을 구워 껍질이 입을 벌리면 묵은 김치와 담근 매실(매실장아찌)을 곁들여 먹는다고 하는데 기호에 따라 초장에 찍거나 풋고추, 마늘과 함께 먹기도 한다. 길가의 먹거리 장터에서는 초장을 발라 내놓고 있었다. 바다 굴 맛에 길들여진 탓인지 내게는 벚굴 맛이 약간 싱겁게 느껴졌다. 미식가들은 벚굴에 대해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며, 성인병 예방과 기력 증진에 좋다”고 말한다.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아미노산 같은 영양분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은 ‘강 속 비아그라’ ‘살아 있는 보약’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이 포스팅을 만드는 동안에도 온몸이 피곤하기만 하니 좀 과장된 듯하다. ^^;;

 

 

 

 

 

 화개장터에 들렀다. 조영남 노래 때문인지 김동리의 소설 '역마'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경남 하동군 보다는 경상도와 전라도 접경에 있는 화개장터가 더 유명한 건 사실이다. 원래 5일장이었으나 요즘은 매일 열리는 모양이다. 야외 장옥에서는 지리산과 섬진강에서 나는 특산물인 야생녹차. 둥글레. 더덕. 오미자. 천마. 참게장과 같은 약재 및 식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구 장옥에서는 5개의 일반 식당, 4개의 다구 및 녹차 가게, 2개의 개량 한복 가게, 그리고 1개의 기념품 가게가 있다. 음식점에서는 보리밥. 산채비빔밥. 국밥. 참게탕. 재첩. 은어회. 도토리묵 등을 팔고 있다. 

 요즘 약초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다 보니 알게된 것이지만 화개장터 내의 가게에서 파는 약재 가격은 바가지 인상을 주지는 않지만 대도시 큰시장과 대비하면 그리 싼 편도 아니다. 음식점의 음식가격 역시 마찬가지다.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를 켜니 마침 경기도 민요 매화타령이 흘러나온다. <매화가>라고도 한다. 그러나 12가사 중의 하나인 <매화가>와는 전혀 다르다. 경기 잡가의 하나인 <달거리(月齡歌)>의 후반부와 거의 같아 <달거리>에서 떼어낸 것이거나 민요이던 것을 <달거리> 뒤에 편입시킨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곡명 ‘매화타령’은 단지 ‘좋구나 매화로다.’라는 후렴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사설 내용은 남녀 상사(相思)의 정을 노래한 것으로 굿거리장단의 가볍고 유창한 노래이다.

 옛날부터 꽃을 노래한 꽃타령이 많았는데, 그 가운데서 뛰어난 것이 이 <매화타령>이다.  

 

 

 (1절) 인간이별 만사 중에 독수공방에 상사난(相思難)이란다.

 (후렴) 좋구나 매화로다. 에야데야 에에에에 디여라. 사랑도 매화로다.

 

 (2절) 안방 건너방 가로닫이 국화생김의 완자무늬란다.

 (후렴) 좋구나 매화로다. 에야데야 에에에에 디여라. 사랑도 매화로다.

 

 (3절) 어저께 밤에도 나가자고 그저께 밤에는 구경가고 무슨염치로 삼승버선에 본받아 달라느냐.

 (후렴) 좋구나 매화로다. 에야데야 에에에에 디여라. 사랑도 매화로다.

 

 (4절) 나 돌아가네 나 돌아가네. 덜덜거리고 나 돌아 가누나.

 (후렴) 좋구나 매화로다. 에야데야 에에에에 디여라. 사랑도 매화로다.

 

 매화의 기품을 사랑한 옛날 사람들은 일종의 온실을 집안에 지어 놓고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했다. 이를테면 저 호탕한 풍류객 대원군은 매실(梅室)을 지어 놓고 매화꽃을 즐겼으며, 서울 정동, 전 서울방송국 자리는 유명한 추사(秋史) 김정희의 별장이 있던 곳으로 추사는 이곳에 ‘홍원매실(紅園梅室)’을 지어 놓고 매화를 즐겼다고 한다. 

 느린 4박의 굿거리장단에 의한 경쾌한 위의 노래에서 가사 중의 매화는 꽃이 아니라 기명(妓名)이라니 이 또한 놀라운 사실이다.

 

 

 

 

 

 

 돌아오는 길에 길목인 진주시에 들러 경남수목원에 차를 세우고 봄꽃을 찾았다. 하지만 아직 3월이기 때문인지 수목원 경내 봄꽃은 많이 피지 않았다. 서두에서 이야기한대로 매화는 대개의 꽃들과는 달리 아직 겨울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봄추위 속에서 꽃을 피우기 때문인란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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