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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봄날 풍경

by 언덕에서 2013. 3. 15.

 

 

 

봄날 풍경

 

 

완연한 봄입니다.

며칠 쌀쌀했는데 이제 꽃샘추위는 없겠지요?

기온은 포근하고 식탁에도 봄나물이 나오니 계절의 변화를 실감합니다.

따스하고 나른한 느낌들이 참 좋습니다.

겨우내 입었던 외투를 벗어던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거리를 걸어봅니다. 

‘봄은 고양이로다’라고 말했던 이장희(李章熙.1900∼1929) 시인의 명시도 생각나네요.

봄이 오니 구수한 향기의 쑥국이며, 코끝이 찡해 오는 달래 무침,

씹는 감각이 어느 것보다도 감미로운 싸리순, 홑닢나물, 두릅무침이며,

냉잇국, 원추리나물 등등이 어느 산해진미에 못지않게 좋았던 유년의 기억이 나네요.

햇살이 하도 좋아 오고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사진실력도 시원찮으면서 카메라 들고 이곳저곳 찍기가 좀 민망했었는데,

요즘의 스마트 폰은 고급카메라 이상의 화질에다 크기도 적당하니 별 부담 없습니다.

뒷산의 산사에 가니 이미 매화는 피었습니다.

아파트 정원의 산수유도 이미 만발했구요.

휴일 들른 바닷가나 시장에서도 봄 냄새가 ‘물씬’입니다.

지난겨울이 유달리 춥고 길어서 일까요?

성큼 다가온 봄 날씨가 반갑고 고마울 뿐입니다.

 


 

 

 

 

 

 

 

 

 

 

 

 

 

 

 

 

 

 

 

 

 

 

 

 

 

 

 

 

 

 

 

 

 

 

 

바람 속에 아직도 차가운 발톱이 남아있는 3월

양지쪽에 누워있던 고양이가 네 발을 모두 땅에 대고

햇볕에 살짝 녹은 몸을 쭉 늘여 기지개를 한다

힘껏 앞으로 뻗은 앞다리,

앞다리를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뒷다리,

그 사이에서 활처럼 땅을 향해 가늘게 휘어지는 허리,

고양이 부드러운 등을 핥으며 순해지는 바람,

새순 돋는 가지를 활짝 벌리고

바람에 가파르게 휘어지며 우두둑 우두둑  늘어나는 나무들.

봄 / 김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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