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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를 읽다

망향 / 박화목

by 언덕에서 2011. 11. 21.

 

 

망향 

 

                                           박화목 (1924 ~ 2005)

 

꽃 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

이 마음은 푸른 산 저 넘어

그 어느 산 모퉁길에

어여쁜 님 날 기다리는 듯

 

철 따라 핀 진달래 산을 덮고

먼 부엉이 울음 끊이잖는

 

나의 옛 고향은 그 어디런가

나의 사랑은 그 어디멘가

 

날 사랑한다고 말해 주렴아 그대여

내 맘속에 사는 이 그대여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정들 것 일레라

 



 

 

박화목 작사, 채동선(蔡東鮮) 작곡의 가곡입니다. 1933년 작곡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64년 작곡자에 의해 열곡의 다른 가곡과 함께 출판, 발표되었지요. 원래는 정지용의 시 <고향>에 곡을 붙인 것인데 지용에게 월북문인의 낙인이 찍힌 뒤 박화목의 <망향>으로 개사되었습니다.

 이후 채동선의 유족들이 이은상 시인에게서 가사를 받아 일명 <그리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볼 때에는 봄에는 <망향>이, 가을에는 <그리워>의 가사가 잘 어울리는군요.

 노랫말은 고향을 떠나 망향의 설움을 달래며 그리움에 사무친 애절한 호소를 노래한 것으로, 통절형식(通節形式)으로 되어 있습니다.

 4분의 4박자의 곡으로 가단조에서 잠시 다장조로 조가 바뀌었다가 다시 가단조로 돌아와 마치는 이 노래는 담담하고 느린 속도이며, 5마디의 전주와 2마디의 후주를 가진 39마디의 자유로운 형식의 곡이지요.

 각 악구(樂句)의 시작은 거의 도약진행으로 시작하고, 끝은 늘임표로 마치는 특이한 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아노 반주는 대부분이 3연음으로 되어 있는 우울한 느낌의 곡이지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합니다.

 

 

그리워 / 이은상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도

 그리운 옛 임은 아니뵈네.

 들국화 애처롭고 갈꽃만 바람에 날리고

 마음은 어디고 붙일 곳 없어,

 먼 하늘만 바라본다네.

 눈물도 웃음도 흘러간 세월

 부질없이 헤아리지 말자.

 그때 가슴엔 내가 내가슴에는 그대 있어

 그것만 지니고 가자꾸나.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서

  진종일 언덕길을 헤매다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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