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이가 누구냐고 물으면
작자 미상
저 이가
누구냐고 물으면
오다가다
만난 사람이라고
또 한 번 저 이가
누구냐고 물으면
그저 그렇게
알았던 사람이라고
훗날 저 이가
누구냐고 물으면
그냥 한 번
기다려본 사람이라고
또 한 번 저 이가
누구냐고 물으면
참았던 눈물 터트리며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사람이라고
위의 시는 여행 중 들른 한옥 술집의 벽에 적혀있던 시입니다. 그러니까 벽면에 도배지처럼 붙어있던 글이지요. 막걸리가 한 잔 들어가서 얼얼한 상태에서 읽은 이 시는 왠지 애잔하면서도 슬펐어요. 얼핏 읽으면 소월의 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구요. 소월의 시인지 아닌지 모르겠군요. 소월이 남긴 시는 100편 정도 되나요?
제목은 제가 그냥 붙여 보았습니다. 뭐랄까 시적 컨텐츠와 좀 더 정제된 표현이 아쉽고 뭔가 신파조의 어설픔이 느껴지지만 기다림에 지친 이의 짙은 애환과 애타는 순정의 슬픔이 느껴지는 글이군요. 이 시를 읽고 막걸리를 한 잔 더 마시다가 완전히 취해버렸습니다. 하하, 위의 시가 누구의 작품인지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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