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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희곡

셰익스피어 희곡『템페스트(The Tempest)』

by 언덕에서 2011. 7. 1.

 

 

 

셰익스피어 희곡『템페스트(The Tempest)

 

 

영국 극작가 W.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1564 ∼1616)의 희곡으로 흔히 ‘로맨스극’ 가운데 하나로 템페스트는 폭풍우라는 뜻이다. 1611년 11월 1일 궁정에서 초연되었고 1623년 출판되었다. 이 작품은 동생에게 속아 공국을 빼았기고 어린 딸과 함께 무인도에 버려진 주인공이 마법의 힘으로 복수의 기회를 잡지만, 결국 사랑의 힘으로 용서와 화해에 이르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은퇴를 앞둔 노작가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템페스트』는 유한한 삶의 덧없음과 생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만년의 걸작이다.

 화해를 테마로 하여 지은 전기극으로 시간ㆍ장소ㆍ줄거리의 통일을 주장하는 고전주의의 이른바 ‘삼일치의 법칙’을 지킨 셰익스피어 유일의 희곡이다. 단독작으로는 마지막 작품이므로, 작가가 극단을 은퇴하는 심경을 프로스페로에게 가탁하였다고 해석하는 비평가도 있다. 이 작품에는 말년의 셰익스피어 극에 공통적인 화해의 주제가 뚜렷이 나타나 있다. 

 

윌리엄 호가스의 1735년 그림. 마법의 섬에 있는 미란다와 프로스페로. 그리고 페르디난드와 땔감을 지고 있는 칼리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프로스페로는 밀라노의 공작이었다. 질투심어린 동생 안토니오는 나폴리의 왕 알론소와 짜고 프로스페로를 그의 딸 미란다와 함께 바다로 추방한다. 프로스페로의 충신 곤잘로의 기지로 식량과 마법책을 실은 프로스페로의 배는 한 섬에 당도하여 12년간을 보내게 된다. 프로스페로는 이 섬에서 강력한 마법을 익힌다. 이 섬은 원래 마녀 시코락스가 공기의 정령 에어리얼을 부리며 다스리고 있었으나, 프로스페로가 섬에 당도하기 전에 시코락스는 이미 사망하였고 그의 아들 켈리반이 에이리얼을 부리고 있었다. 프로스페로는 켈리반을 격퇴하여 켈리반과 에어리얼의 주인이 된다.

 섬에서 지낸 지 12년이 지나 켈리반과 에어리얼을 부리며 섬을 다스리던 프로스페로는 안토니오와 알론소가 탄 배를 발견한다. 분노에 찬 프로스페로는 켈리반과 에어리얼에게 알론소를 잡아올 것을 명하고 마법의 힘으로 폭풍을 일으킨다.

 안토니오와 알론소 일행은 난파되어 간신히 섬에 상륙하나 뿔뿔이 흩어진다. 알론소와 안토니오 그리고 알론소의 동생 세바스찬은 일행과 떨어져 섬에 상륙하였다. 알론소가 잠이 든 사이 안토니오는 세바스찬에게 모반을 일으키도록 획책하나 에어리얼의 방해로 실패하고 만다. 한편, 알론소의 아들 페르디난드는 홀로 섬에 상륙하여 미란다를 만나게 되고 한 눈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난파당한 이들 중에는 곤잘로도 있어 밀라노의 신하들과 함께 섬을 헤맨다.

 난파당한 사람들은 서로 자신들만이 살아남았다고 생각한 채 섬을 헤매다 결국 모두 프로스페로의 암굴에 모이게 되고 프로스페로는 예전의 밀라노 공작 모습으로 이들 앞에 나타난다. 프로스페로는 안토니오와 알론소를 꾸짖고 알론소는 자신의 잘못으로 아들을 잃게 되었음을 자책한다. 프로스페로가 암굴 문을 열자 그곳에는 미란다와 페르디난드가 다정하게 함께 있다.

 

 

 『템페스트』는 1611년 만성제 날인 11월 1일(Hallowmas Night> 국왕인 제임즈 1세를 위해 최초로 공연되었고, 이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셰익스피어는 『템페스트』에서 그간 즐겨 다뤄왔던 배신과 복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여기에 사랑과 마법이라는 매혹적이고 환상적인 요소를 가미해 극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의 극작품으로서 드물게 삼단일(three unities)을 준수한 희곡이다. 하루 시간 안에, 한 장소에서, 한 줄거리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는 규칙으로, 셰익스피어는 단 하루 동안 복수와 관용, 용서, 화해는 물론 선과 악의 투쟁에 관한 이야기를 천재적인 솜씨로 빚어내고 있다. 한마디로 셰익스피어의 다채로운 창조력을 느낄 수 있는 걸작이자 만년에 접어든 작가의 예술적 상상력이 마음껏 드러난 작품이다.

 템페스트는 전해 내려오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융합하여 하나의 극으로 만들어졌다. 템페스트에 영향을 준 원전들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18세기부터 있어 왔다. 학자들은 1523년 출판되어 1606년 영어로 번역된 에라스무스의 <난파>, 1555년 영어로 번역된 페드로 마르티르 데 앙기에라의 <신세계>등이 영향을 주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한 학자들은 당대에 영국령 북아메리카 식민지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던 윌리엄 스트레이치가 직접 경험한 씨 벤쳐 호의 난파에 대한 기록을 셰익스피어가 참조했다고 여기는 학자도 있다.  

 스트레이치는 1906년 씨 벤쳐 호를 타고 버뮤다 섬에서 버지니아 주로 항해하던 중 난파당하였다. 그러나 케네스 무어는 스트레이치의 기록이 1610년에야 쓰였고 1625년까지는 출판된 적이 없기 때문에 셰익스피어가 이 글을 읽었는지는 의문점이 있다고 고찰하였다. 오늘날의 학자들은 템페스트의 많은 부분이 루도비코 아리오스토가 1516년에 지은 낭만주의적 서사시 올란도 퓨리오소(이탈리아어: Orlando Furioso, 광인 올란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여기고 있다. 아리오스토의 이야기 역시 에라스무스의 <난파>로부터 영향을 받아 지어진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이상스럽게도 삼일치의 법칙을 지키고 동시에 분방한 상상력에 의하여, 캐리반과 같은 지상적인 것과 애아리엘과 같은 영적인 것, 비극적 요소와 희극적 요소를 완전히 동화하여 하나의 새로운 로맨스의 세계를 창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