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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을 읽다

단테 장편 서사시 『신곡(神曲. La Divina Commedia) 』

by 언덕에서 2011. 10. 21.

 

 

 

 

 

 

단테 장편 서사시『신곡(神曲. La Divina Commedia) 』

 

이탈리아 시인 A.단테(Alighieri Dante.1265∼1321)가 쓴 장편 서사시로 1307년경부터 쓰기 시작하여 사망 해인 1321년에 완성하였다. <지옥편><연옥편><천국편>의 3부로 이루어졌고, 각편 33개의 노래, 각행 11음절, 3운구법을 취했으며, 시작 노래를 합하면 100가에 총행수 1만 4233행에 이른다. 제명을 중세의 관용에 따라 희곡이라 붙인 것은 비참한 인상을 주는 것은 <지옥편>뿐으로, 나머지 <연옥편><천국편>에는 쾌적하고 즐거운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에 나타난 주제는 사후의 세계를 중심으로 한 단테의 여행담이다.

 이 작품은 단테가 작중의 인물로 등장하여 하나님의 은총으로 지옥,연옥, 천국 등 내세의 영혼의 세계를 두루 편력하면서 내세의 이상한 모습을 모두 목격하고 거기서 심판을 받고 있는 유명인들의 모습을 상세히 그리고 있다. 35세 되던 해 성 금요일 전날 밤 단테는 길을 잃고 어둠 속을 헤맬 때 언덕 위에 빛이 비쳐 다가가려 했으나 3마리 야수가 길을 막아 올라갈 수 없었다. 그때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그를 구해주고 길을 인도했다. 그는 우선 단테를 지옥으로, 다음에는 연옥의 산으로 안내하고, 이 산의 꼭대기에서 단테를 베아트리체에게 인도했다. 베아트리체를 따라간 단테는 천국에 이르러 성 베르나르의 안내로 천상 속에서 삼위일체의 신비를 맛보게 된다. 전 일정은 7일 6시간이다.

 단테는 「신곡」속에서 그가 창조해 낸 구원의 여인상 ‘베아트리체’로도 유명하다.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9세 때 만났던 소녀인데 9년 후 우연히 만나 정중한 인사를 나눈 후 영원히 단테의 가슴 속에 살아있게 된 여인이다. 단테는 아내 젬마와의 사이에 3남 2녀를 두었는데, 그 중 한 딸의 이름을 베아트리체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녀에 대한 그의 무한한 사랑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 후 베아트리체는 무수한 예술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단테가 33세 되던 1300년 4월 7일 성 금요일의 전날 밤이다. 그는 길을 잃고 어두운 숲 속에서 헤매다가 간신히 길을 되찾아 빛이 비치는 언덕으로 다가가려 한다. 그러나 세 마리의 야수가 나타나 길을 가로막아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이때 성모마리아의 생명을 받은 베아트레체가 저승에서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혼을 불러내 단테의 구제를 부탁한다. 베르길리우스는 현세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지옥계, 연옥계, 천당을 거쳐야 한다고 말하고 단테와 함께 피안의 세계로 여행을 시작한다.

 1권부터 9권까지는 지옥에로의 여행담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무거운 죄를 진 자가 벌을 받고 있다. 4권에서는 인색자와 낭비자가 무거운 금화가 가득 찬 주머니를 밀고 있었고, 5권에서는 이단자가 석관 속에서 불태워지고 있었다. 8권에서는 부정한 일을 저지른 관리가 펄펄 끓는 콜타르 속에 빠져 있었고, 전쟁 도망자가 악마에게 칼로 난자당하고 있었다. 지옥의 밑바닥에는 세 개의 얼굴을 가진 악마의 대왕 루치페로가 세 명의 반역자 유다, 브루투스, 카시우스를 벌주고 있었다.

 다음에는 긴 터널을 지나 연옥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이때 천사가 나타나 단테의 이마에 죄를 의미하는 P자를 일곱 개 새기는데, 산을 한 층씩 올라감에 따라 한 글자씩 지워진다. 다 올라간 후, 단테는 망각의 힘을 주는 레테 강과 선행을 일깨우는 에우노에 강에 몸을 담근다. 그러자 시종자의 보호를 받으며 베아트리체가 나타나 그를 천당으로 인도한다.

 천국을 여행하면서 단테는 신의 성스러운 얼굴을 찾아 뵙고 삼위일체의 오묘한 뜻을 깨닫게 된다.

 

 

 

 이 작품이 포함하는 영역의 광대함과 거기에 의탁된 메시지의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시에 사용된 상징의 대요를 설명한 <제정론>을 읽을 필요가 있다. 그 책에 의하면, 인간은 신이 정했다고 하는 자연계에서 목적과 초자연계에서 목적을 향하여 살아간다. 현세에 있어서의 행복(지상낙원을 상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윤리적ㆍ지적 미덕이 명하는 바에 따라 살아가며, 제2의 목적(영원의 행복)을 얻는 길은 신의 은총에 힘입으면서 그리스도교의 믿음ㆍ소망ㆍ사랑에 따라 이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인류를 현세의 행복으로 안내하는 것은 황제의 의무이고, 천국의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은 교황의 의무이다. 이것이 「신곡의 중요한 장면에 나오는 이미지와 일치하는 점이다.

 

 

 따라서 단테의 상상 속에서 나온 비유적인 여행담은 실제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생활체험에서 얻은 진실을 의식적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조잡한 생활, 이성과 덕이 결핍된 생활을 상징하는 '어두운 숲'은 '3마리의 야수'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데, 이들 야수는 원죄에 유래하는 3가지 아집(색욕ㆍ교만ㆍ탐욕)의 상징이다. 그러나 베르길리우스에 인도된 단테는 이 숲을 벗어나 이성과 덕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걸맞은, 현세에 있어서의 지상낙원에 이른다.

 우의적인 면에서 볼 때 「신곡에 명문화된 여러 가지 체험은 파란만장한 인생체험을 통하여 단테 자신의 영혼의 성장과정을 나타낸다. 망명 이후 심각한 정치적ㆍ윤리적ㆍ종교적 문제로 계속 고민했던 그가 자신의 양심과 영혼 속에서 그 해결방법을 찾아내기까지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