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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Say, Yes <101번째의 프로포즈>

by 언덕에서 2011. 6. 6.

 

 

Say, Yes <101번째의 프로포즈>

 

 

 

 

노지마 신지의 각본으로 만든 일본의 동명 인기 TV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번번이 선을 봤지만 퇴짜 맞는 소심한 노총각이 100번째 선으로 만난 매력적인 첼리스트에게 구애하는 과정을 그렸다. 1993년 오석근이 감독한 이 영화는 문성근이 불테 안경 쓴 멍청한 노총각역을, 김희애가 여주인공역을 연기했다. 이 작품은 영화사 신씨네가 제작했는데, '각박해져가는 간장 같은 세상에서 식초 한 방울 같이 입맛을 싹 씻어주는 영화'라는 평가와 '원작이 가진 매력을 표현하기엔 문성근, 김희애 두 사람의 연기력이 역부족'이라는 혹평을 동시에 받았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소심하고 멍청하며 숫기 없는 건설회사 만년 계장 구영섭(문성근)은 99번이나 선을 봤지만 번번이 거절당하는 노총각 신세이다. 그런 영섭이 100번째 선에서 사고로 약혼자를 잃은 첼리스트 정원(김희애)을 만나게 된다.

 

 

 자신에게 너무나 과분한 그녀지만 정원의 따뜻한 말로 용기를 얻은 영섭은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정원도 순수한 영섭에게 마음이 끌리지만 죽은 약혼자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약혼자와 비슷하게 생긴 준기(김승우)를 만나면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준기의 등장으로 자신감이 점점 없어지던 영섭은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사법시험에 도전한다. 영섭은 정원에게 합격하는 날 청혼반지를 받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영섭은 사법시험에 떨어지고, 정원과의 관계가 단절되자 심한 좌절감에서 정원에게 주려고 준비했던 반지도 버린 채 낙담하여 공사장 막노동판을 전전한다. 어느 날, 정원은 죽어버린 약혼자 보다 영섭의 순수한 사랑을 소중함을 깨닫는다. 정원은 공사판의 야간 작업장으로 그를 찾아가고 영섭은 반지가 없음에 건축용 너트를 정원의 손가락에 끼우며 반지를 꼭 준비하겠노라고 다짐한다. 주제가가 울러퍼지는 이 장면에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내가 젊었을 때 보았던 이 영화가 나름 좋았던 것은 한 남자의 순정이 눈물겨웠기 때문이다. 주인공 영섭은 정원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다 회사도 그만두고 막노동판을 전전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 건 18K보다 더 위대한 공사장 너트의 손 반지이다. 짝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진 소신남의 용기는 요즘은 물론 당시에도 보기 힘든 순애보 자체이다. 특히 영화의 중간 즈음에 죽은 애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원을 앞에 두고 차들이 질주하는 도로로 뛰어 들어가 “보세요! 저는 안 죽어요! 정원씨를 놔두고 죽지 않는다구요!”라고 외치던 고백씬은 보는 이들에게 참신한 감동을 주었다.

 

 

 

 

 '당신을 위해서는 죽을 수도 있지만 당신을 위하기에 죽지 않고 계속 사랑하겠다'는 프로포즈. 100번째 당신의 거절에도 포기하지 않는 당신을 위한 그의 순정. 영화가 끝날 즈음에 울러 퍼졌던 '세이 예스'라는 노래는 눈물을 흘리게 만들 만큼 감동적이고 압권이었다. 젊은 시절 김희애의 눈부신 미모와 연기파 배우 문성근의 농익은 연기력이 어울러져서 멜로영화의 진수라고 느꼈던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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