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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역사가 영화에 전하는 이야기,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by 언덕에서 2011. 5. 18.

 

 

역사가 영화에 전하는 이야기,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평범한 한 여학생이 있다. 친구와 함께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머리에 핀을 꽂고 한창 자기 자신을 꾸밀 나이다. 그런 그녀에게 마지막 1주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녀는 모른다. 자기에게 남은 시간이 1주일 밖에 남지 않았음을. 오로지 하늘만이 그 사실을 알 뿐이다. 하지만 그녀는 후회하지 않을, 역사에 길이 빛날 일을 해낸다. 이 일로 그녀는 죄인이 되지만 그녀는 당당하게 대처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역사에 기록되었고,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책으로나마 그녀를 알렸다. 그리고 2006년에 그녀의 마지막 6일 동안 벌어진 이야기가 영화로 탄생되었다. 히틀러 정권에 대항했던 유명한 학생 단체, '백장미단'. 그리고 거기에 속해있던 한 여학생 이야기, 바로 <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 이다.

 

 

 

 

 

 원제는 <Sophie Scholl - Die letzten Tage>로 마르크 로테문트가 감독을 맡았고  프레드 브라이너스도퍼가 각본을 썼다. 율리야 옌치, 파비안 힌리히가 주연을 맡은 독일에서 제작된 영화이다.

 2005년 베를린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화제의 이 영화가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베를린영화제의 후광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히틀러 정권 말기인 1943년, 독일 내 반체제 단체 ‘백장미단’에서 활동하다 체포돼 처형된 실존인물, 소피 숄의 용기 있는 최후를 재연했다는 것이 당시 이 영화의 가장 큰 화젯거리였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히틀러 정권이 들어서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에 못지않게 그에게 대항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백장미단은 학생 단체로 히틀러 정권을 비판하고 독일 국민들을 일깨우려는 노력을 했다.

 백장미단의 중심에 서있던 '한스 숄'은 대학교에 히틀러 정권을 비판하는 선전문을 배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오빠의 계획을 알게 된 소피 숄은 눈에 띄지 않으려면 여학생이 필요할 것이라며 스스로 그 위험한 계획에 동참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선전문을 배포하던 '숄 남매'는 붙잡히게 되고, '소피 숄'은 오빠와 떨어져 심문을 받게 된다. 그녀는 선전문을 배포한 것이 아니라며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지만 히틀러 정권은 끈질기게 수사를 벌이며 백장미단 전체를 무너뜨리려고 한다.

 '소피 숄'은 자신이 생각하는 히틀러 정권의 문제를 비판하며 권력 앞에 무릎 꿇지 않는 당당한 자세를 보인다. 모든 사건은 재판으로 이어지고, '소피 숄'은 오빠인 '한스 숄'과 함께 참담한 판결을 받게 된다. 모든 사건은 6일 만에 진행되었고 그들은 사형 당한다.

 

 

 

 

 

 영화 <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 은 '소피 숄'이라는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그녀의 삶, 마지막 6일 간의 일을 그리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그만큼 사실적이면서도 극적으로 그려져 잔잔함 속에 충격적인 결말로 끝을 맺는다.

 이 영화는 긴장 속에서 시작하여 시종일관 그 긴장감을 유지한 채 막을 내린다. 이 영화를 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은 다른 어떠한 영화들보다 특별하다. 영화의 대부분은 실내에서 벌어진다. 게다가 '소피 숄'이 심문을 받는 장면과 재판을 받는 장면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다.

 대화 장면이 대다수인 <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 은 무척이나 정적이며 컷 자체도 단순하기에 지루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실화 바탕의 영화라는 점도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조피 숄이 '백장미' 단원이었던 1942년 찍은 사진. 미국 워싱턴DC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지루하지 않다. 무척 흥미롭게 시작해 끊임없이 긴장감을 준다. 그녀가 심문을 받는 장면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며 각기 다른 색깔의 긴장감을 준다.

 첫째, 그녀가 살아남기 위하여 거짓 진술을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소피 숄'을 영웅화하지 않는, 매우 특별한 부분이다. 실제로 그녀는 살아남아 백장미단을 살리고 더 많은 일들을 도모하기 위해 거짓 진술을 하여 상황을 빠져나가려 한다.

 그 다음은 소피 숄이 한 모든 행동이 드러나 더는 거짓 진술을 할 수 없을 때부터다. 그녀는 당당하게 히틀러를 비판하고 정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고 펼쳐나간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재판과 참담한 판결이 내려지면서 그녀의 마지막 6일은 그 끝을 향해 나아간다.

 이 영화가 빛을 볼 수 있게 된 것은 나치 정권 시절의 모든 기록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영화에 나온 '소피 숄'이 심문 과정에서 한 모든 대사는 90% 이상이 실제로 그녀가 한 말들이며 용기 있는 삶을 산 그녀를 역사가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