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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음악과... 롤랑 조페 작. <미션>

by 언덕에서 2011. 3. 21.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음악과... 롤랑 조페 작. <미션>

 

 

1987년 어느 봄날, 대기업 초급사원으로 별 보고 출근하여 별 보고 퇴근하다가 모처럼 맞은 일요일에 혼자 극장에 갔다. 그때 내 영혼을 온통 사로 잡았던 영화가 있었다. 로버트 볼트의 원작을 로버트 볼트가 각색하고 롤랑 조페 감독이 만든 <미션>이라는 영화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음악 <가브리엘 오보에>로 더 유명해졌던 영화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영화가 시작되면 거대한 폭포의 상류로부터 한 명의 사제가 십자가에 묶인 채 떠내려 온다. 그는 잠시 후 거대한 폭포의 물줄기 속으로 사라지고 가브리엘(제레미 아이언스) 신부는 호전적인 과라니족 원주민들을 개종시키기 위해 본인이 직접 갈 것을 다짐한다.

 그는 험준한 계곡과 절벽을 지나 원주민 지역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가방에서 오보에를 꺼내 연주를 시작한다. 그는 음악을 통해 원주민들에게 다가가고 가브리엘 신부에게 마음을 연 원주민들은 그를 믿고 신뢰하기 시작한다. 이때 노예사냥꾼인 로드리고 멘도자(로버트 드니로)의 습격을 받아 몇 명의 과라니 원주민들이 납치당하고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가브리엘 신부와 용병출신의 노예상인 로드리고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된다. 




 다시 마을로 돌아온 로드리고는 사냥해온 과라니족 원주민을 다른 상인에게 넘기고 자신은 사랑하는 여인과 동생 펠리페가 있는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 돌아온 로드리고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으로부터 사실은 자신의 동생을 사랑하고 있다는 고백을 듣게 되고, 이성을 잃을 정도의 충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동생을 숨지게 만든다.

 하지만 동생을 너무나 사랑했던 로드리고는 그 자책감에 예수회 수도원에서 곡기를 끊음으로써 죽으려고 한다. 이때 원주민 지역으로부터 돌아온 가브리엘 신부는 원장 신부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듣고 로드리고를 설득하여 원주민 마을로 데려간다. 로드리고는 자신의 죄를 속죄하는 의미에서 그가 용병 생활을 하면서 착용했던 무거운 갑옷과 칼 등을 등에 짊어지고 고행의 행군을 시작한다. 드디어 도착한 과라니족 마을에서 그는 자신이 학대하고 노예로 사냥했던 마을 사람들에게 용서와 사랑을 받으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결국 예수회 신부의 일원이 된다.  



 1750년 스페인과 포루투갈은 남미 오지에 있는 영토 문제의 합의를 본다. 그곳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신부들은 과라니족을 감화시켜 근대적인 마을로 발전시키고 교회를 세우는데 성공한다. 신부들 중에 악랄한 노예상이었던 로드리고는 가브리엘 신부의 권유로 신부가 되어 헌신적으로 개화에 힘쓰게 되는 것이다.

 노예상인 로드리고는 이곳에서 사랑의 마음에 눈뜨게 되고, 마을 사람들과 융화되어 훌륭한 신부로서의 삶을 살고자 하지만 앞서 말한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의 조약은 원주민들을 다시 노예로 살아갈 것을 강요한다.

 폭포 위에 위치한 원주민 선교회, 산 카를로스 선교회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식민지의 <구획정리>가 필요하던 곳이었다. 그런데 이미 그곳에 선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많은 개종자들이 있기 때문에 교황청의 승인/양도가 없으면 세속국가가 점령할 수 없는 구도가 되어버렸다. 교황청 특사와 스페인, 포르투갈의 정치꾼 사이에 모종의 타협이 진행된다. 교황청은 결국 이 지역에서 예수교의 선교사들이 철수할 것을 결정한다.  



 불쌍한 원주민들에 대한 사랑, 하느님에 대한 사랑, 교황청의 명령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들은 결국 교황청의 명령을 거스르고 죽음을 택하게 되는 이때 가브리엘 신부는 기도와 무저항을, 로드리고 신부는 그들에게 현실에서의 자유와 믿음을 주기 위해 저항을 택한다. 마을의 한 원주민 소년은 로드리고가 예전에 버렸던 칼을 가져다주며 그가 원주민들을 위해 싸워주길 무언으로 원한다. 로드리고는 무력으로 저항할 것을 결심하고 가브리엘에게 축복해줄 것을 부탁하며 말한다.

 그러나 가브리엘 신부는 신부로서 같은 사제인 로드리고 신부에게 축복을 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이 걸고 있던 십자가를 풀어줌으로써 그에게 무언의 지지를 전한다. 이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양심이 이르는 길로 발길을 옮긴다. 그것이 비록 방법적으로는 서로 정반대의 길이었으나 결국 하나의 길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결국 사랑과 믿음을 위해 십자가를 들었던 가브리엘 신부도, 총과 칼을 들었던 로드리고 신부도 모두 죽고 만다. 중재라기보다는 예수회 신부들을 설득하기 위해 교황청에서 파견되었던 주교는 다음과 같은 보고서를 쓴다.

 “표면적으로는 신부 몇몇과 과라니족의 멸종으로 끝났습니다만, 죽은 것은 저 자신이고 저들은 영원히 살아남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말입니다."

 살아남은 과라니족 아이들이 줄 끊어진 바이올린을 들고 더 깊은 정글로 숨어들며 영화는 다음과 같은 자막이 올라간다. "빛이 어둠을 비춰도, 어둠이 이를 깨닫지 못하더라" 라는 요한복음 1장의 표현으로 끝을 맺는다. 

 


 

 가브리엘과 멘도사, 두 캐릭터에서 지난 세기의 그리운 두 분,루터 킹 목사와 말콤 엑스 선생이 연상됐다. 투쟁노선의 차이,형극의 길, 가슴 아픈 마지막 모습까지- 두 분의 생애와 많이 닮았다. 이 영화는 실화를 기초로 했다.

 어느 시대에나 현실 참여는 어려운 용기를 필요로 한다. 결국은 전원이 도륙당할 걸 알지만 꺾일지언정 휘지 않았던 그들의 성스러운 싸움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이가 있을까 자문해 본다. 


 

 이 영화는 18세기 스페인과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라틴 아메리카 대륙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가 순교한 사제와 수도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브리엘 신부가 십자가를 메고 이과수 폭포를 올라가서 그들과 눈빛을 마주치고 오보에를 분다. 노예상인으로 악명을 떨쳤던 로드리고가 개과천선하여 바로 그 폭포를 거슬러 오르며 죄업을 끊어내는 장면은 종교적 수행이 가난한 민중의 아픔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잘 보여주는 좋은 영화다. 제39회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1986년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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