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간적인 도시화를 다룬 타이완 영화 <애정만세>
부동산 중개회사 직원인 한 여성과 빈 집을 떠돌며 생활하는 두 청년을 통하여 현대인의 소외를 그린 타이완(臺灣) 영화이다. 1994년 중앙전영공사(中央電影公司)가 제작하고 차이밍량(蔡明亮)이 감독하였다. 양구이메이(楊貴媚), 리캉성(李康生), 천샤오잉(陳小英)이 출연하였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臺北]를 배경으로 세 젊은이, 부동산 중개회사 직원인 메이(양구이메이)와 납골당 판매원인 소강(리캉성), 불법 노점상인 아정(천샤오잉)을 통하여 산업화 속에서 누구와도 진정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현대인의 공허한 삶을 묘사하였다.
이 영화는 시작한 지 10분이 넘도록 등장인물들 간에 대사가 전혀 없는 독특한 형식을 취함으로써 제목이 무색할 만큼 사랑이 결핍된 사람들의 관계, 의사소통이 단절된 삶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또 배경음악을 배재하고 영화 전편에 흐르는 침묵과 소음으로 현대인의 건조한 삶을 대변한다.
세 주인공은 참된 안락을 위한 보금자리로서의 집이 없이 도시를 배회하며 무미건조하게 반복되는 생활을 한다. 현실의 집(아파트)을 판매하는 메이도, 사후의 집(납골당)을 판매하는 소강도 참된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소강은 아정에게 애정을 느끼는 성적 정체성의 혼란을 드러내고, 메이와 아정은 정사를 나누는 사이지만 그것은 사랑을 매개로 한 것이 아닌 공허한 배설일 뿐, 둘 사이에 대화도 없다. 오직 급격한 현대화와 비인간적인 도시화의 결과로 인해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소외와 고독이 있을 뿐이다.
1994년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금사자상을 비롯하여 프랑스의 낭트영화제 남우주연상(리캉성), 타이완의 금마장영화제의 작품상ㆍ감독상ㆍ녹음상, 1995년 싱가포르국제영화제의 여우주연상(양구이메이)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1995년 12월에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메이는 자신이 관리하는 빈 아파트에 무심코 열쇠를 꽂아둔 채 가 버리고, 소강이 그 열쇠를 손에 넣어 빈 집에 몰래 들어가서 생활한다. 찻집에서 우연히 만난 메이와 아정은 그 아파트로 가서 정사를 나누고, 메이의 열쇠를 챙긴 아정도 그 집에 드나들다 소강과 마주쳐 친구가 된다.
이들은 매일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고, 맥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생활을 반복할 뿐이다. 어느 날, 잠을 이루지 못하던 메이는 아정을 찾아 빈 아파트에서 공허한 정사를 나누고, 새벽에 홀로 집을 나와 공원을 걷다가 주체할 수 없는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6분간의 롱테이크로 비춘다.
타이베이를 배경으로 세 젊은이의 사랑과 고독을 표현한 이 영화에서는 부동산 중개회사 직원인 메이, 납골당 판매원인 소강, 불법 노점상인 아정 등이 등장한다. 그들은 우연히 빈 아파트에서 조우하게 된다. 그러나 세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떠한 사랑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거의 대사가 없는 영화로 인물들의 고독이 극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영화에서 빈 집과 떠도는 주인공들의 감정은 가족붕괴로 인한 고독감을 느끼게 한다. 영화 후반, 메이가 울음을 터뜨리는 긴 지속시간의 장면은 굉장히 특별한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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