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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남녀에게 쏟아지는 축복 같은 조언『스님의 주례사』

by 언덕에서 2010. 12. 29.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남녀에게 쏟아지는 축복 같은 조언『스님의 주례사』

 

 

 

 

얼마전, 전 직장의 부하 여직원들과 통화한 적이 있었다. 대부분 아직 미혼인데(1975년생 부터 1980년 생들까지 여럿이다) 결혼하게 되면 주례를 써달라고 부탁을 했다. 아직 그럴 나이가 아닌 것 같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중요한 존재인 것 같으므로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언젠가 주례를 설 그날을 대비해 존경하는 법륜스님의 『스님의 주례사』를 구입했다.

 이 책 『스님의 주례사』는  남녀 간의 사랑과 연애, 성공적인 결혼생활이란 주제를 통해 세상에 공것이란 티끌만큼도 없다는 인과(因果)의 법칙과, 수레바퀴가 소를 따르듯 모든 인연 맺음에는 과보가 따른다는 것, 그러하기에 스스로의 마음의 밭을 잘 다스려 자신만의 생을 피워 내어,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 향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자세히 읽어보면 불교TV방송(BTN)을 통해 보았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중에서 결혼과 관련된 부분을 책으로 엮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남녀의 사랑과 연애,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위한 불교적인 방법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책의 전체를 관통하며 흐르는 것은 인과관계의 질서를 일깨우는 인연론이자 스스로의 삶에 물음을 던지는 인생론이며, 다른 존재와 더불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주는 관계론이다. 결국에는 자신의 마음밭을 일궈야 인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음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오늘 용감하게 결혼을 결심하고, 결혼에 대해 장밋빛 꿈을 꾸며 새로운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려고 하는 예비부부와, 이미 사랑이란 이름으로 결혼했지만 계속 살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부부에게 전해 주는 축복 같은 인생의 지혜이다.

 책 속으로 잠시만 들어가 보자.

 

 

 

 (전략) 우리주변에는 불교학 박사를 따서 불교학과 교수라면서 제 마누라와 싸우고 제 자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들에게 불법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들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 때 불교는 단순히 하나의 학문, 이론, 지식일 뿐 진리로서의 불법은 아니라는 거예요. 여러분은 진리로서의 불법을 공부해야 합니다.

 진리로서의 불법이라 함은 첫째, 자기의 병을 치유하는 거예요. 화를 내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 이것도 다 괴로움이예요. 병도 감기처럼 간단한 것이 있고, 암처럼 중병이 있듯이, 마음병도 쓸쓸하다는 정도면 감기 같은 가벼운 병이고, 증오심 같은 병은 중병에 속합니다. 수행으로 이런 병들을 치유할 수 있어요.

 둘째,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셋째,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이해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환경문제를 들 수 있어요. 환경이 나빠지면 우리가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결국 전 인류가 멸망합니다. 남북 간에 전쟁이 일어나면 아무리 착하게 사아도 수많은 사람이 죽습니다.

 이런 이치를 안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을 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 고통이 오지 않는 토대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것은 수행과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에요. 부처님이 수행을 하셔서 깨달은 것과 부처님이 중생을 위해서 교화한 것이 별개가 아닙니다.  그러기 위해 매일 수행 정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삶에서 부닥치는 문제를 수행의 과제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행을 한다고 산속으로 머리 깎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늘 수행의 과제로 보고 해결해 가는 겁니다. (본문 270P)

 

 

 

 어느 날 부처님께서 제자들과 길을 걷다가 새끼줄을 발견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옆에 있던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어디에 썼던 새끼줄인지 알겠느냐?”

“네, 생선을 엮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알았느냐?”

“비린내가 나기 때문입니다.”

 다시 길을 떠난 일행이 이번에는 종이를 발견했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이 종이는 어디에 썼던 것인지 알겠느냐?”

“네, 향을 쌌던 종이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알았느냐?”

“종이에서 향내가 납니다.”

 이렇듯 길거리에 버려진 새끼줄조차도 어디에 썼는지 흔적이 남습니다. 생선을 엮었던 새끼줄은 비린내가 배어서 며칠이 지나도 여전히 비린내가 납니다. 반면 향을 쌌던 종이는 버려진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종이에 향내가 남아 향을 쌌던 종이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습니다. (본문 220P)


 인간도 이와 같이 흔적을 남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생선을 묶었던 새끼줄처럼 비린내가 나는 사람도 있고, 향을 쌌던 종이처럼 향내가 나는 사람도 있다. 결혼생활도 마찬가지다. 매순간 향기를 남기는 사람도 있고, 두고두고 악취를 풍기는 사람도 있다. 지나간 인생은 다 흘러가 버린 줄 알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쌓이게 된다. 자신이 뿌린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고스란히 거두게 된다는 것이 우주의 질서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은 잔상으로 남아 다음에 올 일들에 영향을 미친다. 마치 안개 속에서 옷이 젖듯, 향기 속에서 냄새가 배듯 훈습이 된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카르마, 곧 업의 파장이라고 한다. 우리가 순간순간 일으키는 마음, 생각, 행동이 모두 업이다. 자신이 지은 업은 반드시 이번 생이나 다음 생에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이것이 바로 인과관계의 질서이다.

 결혼은 상대를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철저하게 나와 인연 맺는 모든 것들을 철저하게 책임지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삶에는 많은 방향이 있으며,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는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결혼을 하거나 혹은 혼자 살거나 이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선택의 자유야말로 인간에게 부여된 가장 큰 선물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법륜 스님은 이렇게 당부한다.

“배우자와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나는 무엇인지, 과연 나는 하루하루를 나답게 살고 있는지, 더 이상 방황하지 말고 행복과 불행이 모두 내 손 안에 있다, 내 운명은 나에게 달려 있다, 내 마음에 있다, 이 이치를 알게 된다면 종이 아닌 주인으로서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이 책 『스님의 주례사』는 결혼을 앞 둔 분이나 가정불화로 고민하는 분 외에도 생활 속의 불교지식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되는 보석 같은 '생활지침서'이다.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