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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휴일날 거가대교를 가보았더니...

by 언덕에서 2010. 12. 21.

 

 

휴일날 거가대교를 가보았더니...

 

 휴일날, 거가대교가 어떤 건지 궁금해서 아침 일찍 옆동네 사는 친구를 꼬드겨 거제도 구경을 갔습니다. 며칠 전에 개통된 거가대교 통행료가 연말까지 무료라니까... 그러나 '남해안시대'의 동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부산-거제간 연결도로인 거가대교는 개통 후 차량이 몰리면서 만성적인 지정체 현상을 보이는 '짜증도로'가 되고 있군요. 저 같은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그러나 더 큰 원인은 부산시에서 배후도로를 만들지 않은 게 결정적인 이유로 보입니다. 

 

 

 을숙도를 지나고 명지를 지나서 어찌어찌 가다 보니 다음과 같은 안내판이 보입니다. 부산과 거제가 연결되었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오전 10시임에도 불구하고 길은 주차장을 방불케 합니다. 우아~ 조금더 가다보니 가덕도와 연결된 첫번째 다리로 진입합니다.

우리나라의 토.건기술은 대단하군요.

 

 

 

 지나가면서 말로만 들었던 부산신항도 볼 수 있었군요.  부산북항에 있던 재래부두인 1, 2, 3, 4부두와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좌성대, 신선대부두를 대체할 아시아 최대화물 소화능력을 가진 부두라고 하는데 과연 크기와 위용이 엄청납니다. 그나저나 거가대교 위는 주차장을 방불케 합니다.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거가대교의 길이는 광안대교의 1/4 정도 되겠다는 추측이 옵니다.

 

 

 

 신항배후도로(가락IC~세산삼거리~송정IC)에서 연결되는 거가대로 진입로는 물론 가덕휴게소, 침매터널(3.7㎞)~대죽도~중죽도, 2주탑 사장교~저도~3주탑 사장교까지 이어지는 전 구간에서 차량들이 시속 10㎞ 미만의 속력으로 오고가는 바람에 답답했지요. 특히, 부산 강서구 송정동 거가대로의 부산 접속구간 진입로는 차량들이 뒤엉켜 주차장을 방불케했습니다.

 가덕도 천성~눌차 연결도로와 가덕휴게소 부근, 3주탑 사장교 거제방면엔 차량들이 서행하면서 관광객들이 아예 길가에 차를 세우고 비좁은 갓길에서 기념사진을 찍거나 걸어가는 아찔한 광경도 자주 목격되는군요.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기만 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중간중간 다리 아래에 섬도 보이구요.

 

 

 바다 밑에 만들었다는 '침매터널' 은 도로 폭이 비교적 넓은 편이어서 운전하는데 별 부담이 없어 보입니다. 함께 간 친구는 벽면과 천장을 유리로 만들었다면 세계적인 명소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글쎄... 현대의 과학기술로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요.

 

 

 

 어찌어찌하다보니 침매터널을 빠져나오고 거제시의 입구인 장목면에 도착해버렸습니다.

 

 

 거제에 온김에 그냥 돌아갈 수 있나요. 전에 드라마 촬영장소였다는 '바람의 언덕'을 찾아보았습니다.

지도를 살펴 보니 몇 년 전에 왔던 '저구마을' 옆동네이군요.

 

 

 

 날씨가 비교적 포근했는데 그탓인지 행락인파가 꽤 많습니다. 홍보가 많이 되었는지 관광버스를 대절해 온 분들도 많습니다.

풍차의 바람개비가 돌지 않는 것을 십 수분 동안 지켜본 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랫편에 선착장이 보이는데 저 배를 타면 '외도'에 갈 수 있다고 하는군요. 오늘은 거가대교 길이 많이 밀리는 관계로 외도구경은 후일을 기약해봅니다. 면식은 없지만 아주 친한 어느분이 갑자기 생각났어요.  그분 블로그의 사진에서 많이 본 그림이 이 곳이군요.

 

 

 친구와 '바람의 언덕' 등대 앞 벤치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을 했습니다.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연인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몇 장 찍어주었습니다. "윤, 이쁘다. 그지?" "핫하, 저 나이 때는 화장 안해도 원래 다 저렇게 이쁜 거야." 타임머신이 있어 다시 저들처럼 젊어진다면 동화같은 연애를 한 번 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질없지요?

 

 

 배가 고파서 '바람의 언덕' 옆에 있는 식당에서 '물회 백반'을 시켜먹었는데 맛은 별로이고 가격은 턱없이 비쌉니다. 거가대교의 특수에 힘입어 한몫하려는 상술이 고약하기만 하군요.

 

 

 어쨌든 봄날같은 날씨에 모처럼 나들이를 했습니다. 거가대교로 인해 거제도가 가까워져서 좋긴 한데, 이렇게 밀리기만 한다면 여객선 타고다니던 시절이 더 좋아보이는군요. 운치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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