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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신 또는 인간의 구원 - 데리코 펠리니 작. <길>

by 언덕에서 2010. 11. 22.

 

신 또는 인간의 구원 - 데리코 펠리니 작. <길>

 


영화 <길>은 물질적인 성향이 강했던 시대의 흐름에서 탈피해 인간의 순수성을 고찰한, 1954년작 이탈리아 영화로 1954년에 발표된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감독의 작품이다. 당시 34살이었던 펠리니 감독을 ‘이탈리아 영화의 새로운 천재’로 세계에 부각시킨 명작으로, 신 또는 인간의 구원을 주제로 한 펠리니의 자기고백적 작품이다.

 제작, 각본을 펠리니가 모두 직접하였으며, 배우는 그의 아내 줄리에타 마시나(Gulieta Masina)를 비롯 앤터니 퀸(Anthony Quinn), 리처드 베이스하트(Richard Basehat)였다.

 이 작품에서는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리얼리티를 추구한다. 영화의 배경이 비록 시골 마을의 가난과 어둠이지만 주인공은 근로자도 농민도 아닌 방랑자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잠파노(앤터니 퀸)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차를 끌고 지방을 돌아다니는 떠돌이 차력사이다. 그는 조수로 데리고 다니던 여자가 죽자, 죽은 여자의 집을 찾아가 돈을 주고 그녀의 동생인 젤소미나(줄리에타 마시나)를 조수로 데려간다. 지능이 모자란 젤소미나는 잠파노가 몸에 감은 쇠사슬을 끊는 차력을 선보이는 동안 흥을 돋구고 돈을 거두는 역할을 한다. 잠파노는 지능이 모자란 젤소미나를 마음대로 부리고 학대하면서 당연히(?) 욕정을 채우는 도구로까지 이용한다.

 두 사람은 로마에 갔다가 서커스단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된다. 그 곳에 있던 마토라는 광대는 젤소미나에게 트럼펫 부는 법을 가르쳐준다. 잠파노는 자신을 놀리는 마토에게 칼을 들고 쫓아가다 경찰에 체포된다. 젤소미나는 잠파노와 헤어져 서커스단에 남으라고 하는 마토의 제안을 거절하고 석방된 잠파노와 함께 떠난다.

 얼마 뒤에 길을 가던 두 사람은 마토를 만난다. 잠파노는 이전 일로 화가 나서 마토를 두들겨 패는데 잘못되어 마토가 죽고 만다. 잠파노는 마토의 시신을 유기하고 젤소미나를 끌고 도망친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젤소미나는 이후로 잠파노가 곁에 오는 것조차 거부한다. 잠파노는 결국 젤소미나가 잠든 사이에 몇 푼의 돈을 남겨두고 떠난다.

 여러 해가 지난 뒤, 잠파노는 바닷가의 어느 마을에서 서커스단의 일원으로 공연을 한다. 공연을 마치고 마을을 둘러보던 잠파노는 귀에 익은 노랫소리를 듣게 된다. 그 노랫소리는 젤소미나가 마토에게 배워 트럼펫으로 연주하던 곡조였다. 잠파노는 노랫소리를 흥얼거리던 여인에게서 몇 년 전에 그 마을에 흘러들어온 정신이 이상한 여자가 트럼펫으로 연주하던 노래라며, 그 여자는 이미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잠파노가 밤바닷가에서 회환에 젖어 통곡한다.

 


 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길은 인생의 험한 세파를 비유해서 진한 감동을 남겨 주었고, 객관적인 현실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또 로맨틱한 요소가 가미된 서정적인 영화로서 흥행과 예술면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니노 로타가 작곡한 주제곡 '젤소미나의 테마'도 가슴을 울리는 애잔한 트럼펫 선율로 영화음악의 명곡이 되었다. 1954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였다. 한국에서는 1958년에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볼품없는 쇼를 하면서 도시에서 도시로 떠도는 남녀의 이야기로 여주인공의 순수하고 슬픈 단순함이 특히 기억되는 작품이다.

 난폭하지만 단순한 성격을 가진 유랑연예인(안소니 퀸)이 가난한 농가에서 1만 리라를 주고 산 백치 여인 젤소미나(줄리에타 마시나)의 천사처럼 순수한 사랑에 의해 영혼의 각성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를 니노로타가 작곡한 애절한 주제가에 실어 묘사하였다.

 

 

 1954년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은사자상, 1956년 아카데미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는 네오레알리스모(neo-realismo)에서 일탈(逸脫)하여 상징주의로 떨어진 작품이라는 혹평을 받고 자바티니 등 좌익비평가들로부터 격렬한 공격의 대상이 되었으며, <네오레알리스모의 위기>가 거론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