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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이들의 생존 보고서 『젊은 창조자들』

by 언덕에서 2010. 10. 14.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이들의 생존 보고서 『젊은 창조자들』

 

이 책은 글로벌 경제위기, 최악의 청년실업 등으로 정의되는 최악의 불황을 미국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를 적고 있다. IT·서비스·디자인·소셜 벤처·외식 업계 등을 뒤흔든 ‘틈새시장 창조자’ 63인의 기록인 것이다. 63명의 이야기 중 몇 개만 살펴보도록 하자.

 

 

 첫 번째 이야기, 솝니Xobni라는 말은 inbox의 철자를 거꾸로 적은 것이다. 이 회사의 공동창립자는 24살의 애덤 스미스Adam Smith와 28살의 매트 브레지나Matt Brezina이다. 그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의 메일함을 정리해주는 무료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아웃룩 화면 왼쪽에 수직으로 자리 잡는 솝니는 메일을 보낸 사람 기준으로 분류함으로써 아웃룩에 친목 네트워킹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메일함에서 아무 이메일이나 클릭하면 솝니는 자동적으로 보낸 사람의 프로필을 생성하여 대화의 이력과 주고받은 파일의 목록을 보여준다. 또한 전화번호를 추출해내고(번호를 클릭하면 인터넷 전화가 바로 연결된다) 페이스북에 친구로 등록되어 있는지 여부도 알려준다. 이 프로그램은 후버스Hoovers, 야후 이메일과도 호환된다.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의 Y콤비네이터로부터 초기자본 1만 2천 달러를 지원받아 2006년 여름에 회사를 시작했으며 그 후 426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 받았다. 2009년 1월에 시스코(인터넷 네트워킹 솔루션, 라우터, 허브, 스위치 제품 취급하는 회사)는 7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며 솝니의 대주주가 되었다. 오늘날 이미 150만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컴퓨터에 솝니를 다운로드 받았다. 하지만 아웃룩 사용자가 4억 명인 것을 생각하면 시장 잠재력은 엄청나며 더 큰 회사로 도약이 예상된다. 

 두 번째 이야기,  미트헤드 무버스Meathead Movers라는 회사의 이야기이다. 26살의 에반 스티드Evan Steed가 친형 애런과 함께 고품질의 고객중심 이사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운동선수였던 두 사람(애런은 레슬링 선수, 에반은 미식축구)은 용돈을 벌기 위해 이사대행 서비스를 생각한 것이다. 미트헤드 무버스의 웹사이트에는 90명의 직원 사진과 짧은 신상이 ‘주전 선수’라는 이름의 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다. 고객들은 실제로 자신이 원하는 짐꾼들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제 매출이 300~500만 달러에 달하는 미트헤드 무버스는 30~40명의 정직원과 120명의 아르바이트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객들에게 조경사와 베이비시터, 변호사, 청소부 등 새로 이사 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 업자들을 무료로 소개해 주는 굴지의 회사로 성장했다. 

 세 번째 이야기, 쓰레드리스Threadless는 제이크 니켈Jake Nickell과 자콥 데하트에 의해 2000년에 취미로 시작된 티셔츠 회사이다. 이 회사의 성공비결은 제품 개발에 참여를 원하는 누구에게든 열려 있는 프로세스다. 이들은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작품을 제출하고 출품된 것 중에서 투표로 최고를 뽑는 온라인 티셔츠 디자인 대회를 연다. 쓰레드리스 성장의 원동력은 70만 명의 소셜 네트워크다. 그들 중 많은 수가 다자이너이자 고객이다. 이들은 회사의 온라인 공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디자인에 관한 글을 올린다. 무엇보다 수백 명의 사용자(디자이너)들이 매주 티셔츠 디자인을 내놓으면 투표를 통해 1등을 차지한 디자이너에게는 2,000달러의 상금과 500달러 상당의 상품권을 수여한다. 쓰레드리스에는 항상 새로운 디자인이 넘쳐나고 커뮤니티 회원들이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이다. 회사의 수익률은 30%를 웃돌며 2006년에 18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6백만 달러의 이윤을 남겼다.

 

 

 이 책에서 비슷한 사례는 끝이 없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샐러리맨을 포기하고 CEO가 되었는가?

 

 

 

 디지털 세대, 넷Net 세대, 아이팟 세대, Y세대, 기업가 세대……. 모두 1977년에서 1997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자신의 부모 세대(베이비부머)가 몇 십 년 동안 몸 바쳐 일한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것을 목격했다. 동시에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자본주의의 영웅’이 어떻게 억만장자가 되는지 지켜봐왔다. 이들은 자신의 인생과 낭만을 회사에 저당 잡히기보다는 스스로 통제 가능한 삶을 꿈꾸고 좀 더 많은 경제적·시간적 여유를 원한다.

 물론 창업에 대한 두려움과 불확실성이 없지는 않지만 이들은 그 이전 세대와는 접근법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예전에는 거대한 자본과 값싼 노동력, 경영자의 추진력으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던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기숙사나 강의실, 자신의 방이나 지하창고에서 새로운 기업이 탄생한다. 그들은 먹여 살릴 가족도, 큰 빚도 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그들은 스스로 고용을 창출하고 CEO가 되며 무한한 열정으로 일을 즐긴다. 취업에 대한 조바심, 승진과 해고에 대한 불안과 작별하고 어떻게 하면 자신의 사업이 돈이 될까,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을까 궁리한다. 그들은 미래의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스티븐 첸(유투브 설립자), 세르게이 브린(구글 설립자)을 꿈꾼다. 물론 자신에게 익숙하고 자신의 열정이 충만한 않는 분야에서 인생독립을 하고자 한다.

 Inc. 지의 칼럼니스트이자 20년 넘게 중소기업의 트렌드와 기업가 정신을 연구해온 도나 펜Donna Fenn은 이 책에서 미국의 젊은 CEO 63명의 통찰력과 차별화전략, 열정을 8가지로 정의내리고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으로 먹고 사는가? 젊은 창조자들이 뛰어든 분야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IT 업종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의 메일함을 정리해주는 무료 프로그램 서비스를 개발한 회사,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티셔츠 디자인을 공모하고 선정하여 다시 상품으로 내놓는 의류회사, 웹기반으로 새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름을 짓는 회사, 고객들이 직접 치수를 재서 그것을 사이트에 올리고 원단과 스타일을 선택하여 주문을 넣으면 2주 안에 새 정장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양복점 등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쓰레기 수거업, 이사대행업, 대학교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출판업, 호텔의 이벤트 대행 서비스업 등 남들이 관심 갖지 않는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그들은 1년 내내 자선사업을 하면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 기부하는 와인 판매업체, 쿠키 상자나 주스 용기 등으로 재생용품만 만드는 업체, 비영리와 영리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건강관리 프로그램 판매 업체 등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기도 한다.

 

 그러면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에도 통용될까? 젊은이들이 꿈을 크게 갖고 열정으로 도전한다면 우리나라도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멋진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꿈을 심어주고, 성공한 청년 CEO들을 통해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주고 있다. 무엇이든 새롭게 바라보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상황이 안 좋다거나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은 핑계가 아닐는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63인의 젊은 CEO들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과감한 모험을 시작했고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우리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에 ‘창조적 열정’을 불러일으킬 차례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