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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자연이 주는 여유를 생각하게 해 주는 책 『느림씨 아줌마의 우리 동네 이

by 언덕에서 2010. 10. 4.

 

 

 

자연이 주는 여유를 생각하게 해 주는 책 『느림씨 아줌마의 우리 동네 이야기』

 

 

 

 

도시를 떠나 시골에 정착해 살아가는 한 화가의 소박한 일상을 그린 책이다. 홍대 서양화가를 졸업한 저자의 동화 같은 그림이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와 잘 어우러진다. 작가는 남편과 두 아이를 데리고 농촌 마을에서 손수 벽돌을 만들어 쌓아 집을 짓고,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모습을 이 책에 담았다.

 그녀는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손수 농사를 지으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자신을 '느림씨 아줌마'로 칭한다. 그리고 모두가 빠른 속도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작가는 조금 느리더라도 자연의 모든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살 것을 조언한다.

『느림씨 아줌마의 우리 동네 이야기』는 21개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삶의 보람과 기쁨이 무엇인지 전하고 있다. 우화적인 이야기와 한국적인 그림은 농촌의 단아하고 소박한 생활 현장을 잘 표현해 내었다.

 느림씨라고 해서 후덕한 아줌마의 일상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들여다본 내용은 치열한 생존에서 자연과 아우러지는 우리들의 삶이였다. 도시의 집을 정리하고 손수 땅에다 집을 일 년간이나 지었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저래서 어떻게 하나 했다지만 결국은 완성하였다. 작가만의 해학, 철학, 인생을 살면서 터득하는 과정, 다른 삶을 뒤돌아보고 연민을 느끼고 자신의 삶을 반성도 해보는 그런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각박하게 사는 도시 사람들과 지은이가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들과의 부딪침 들이 싫어 주위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없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그것은 핑계였나 보다. 그런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농사지으시는 분들도 제각각이시다. 늙은 노모를 앞세우고 불혹의 나이 즈음 보이는 아들들이 경운기와 콤바인을 끌고 농사를 짓는 분들이 있으신가 하면 노총각 농부아저씨가 농사짓는 논도 있다.

 

 

 

 

 

 

 지은이는 외국의 농산물 개방 때문에 설 곳을 잃어가고 있는 농부와, 아쉽게 샐러리맨으로 살다가 갑자기 사망한 40대 아저씨의 대변인도 되어주는데 이렇게 내 삶에 대해서도 대변해 줄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진다.

 자연이 베풀어주는 것에 대한 인간의 오만함을 토로하고, 세상의 상위권에 있다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우쳐주고 등장하는 동네 이웃들의 인생, 그들의 인생에서도 배우는 점을 찾았던 지은이의 글 한편에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보았다.

 저자는 스물한 개의 작은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에게 진정한 삶의 보람과 기쁨이 무엇인지 전하고 있다. 동네 주민들의 소박한 이야기 속에서 질박한 삶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동심의 마음으로 일깨운다. 동심은 저자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그의 전작인 그림책 <우리 모두 함께 지은 우리집>에서 보여줬던 동심의 세계는, 이 책에서 우화적인 이야기 형태로 다시 표현되고 있다. 예를 들면, 앞마당에 자란 잡초, 도토리나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서로 대화를 하고 소통을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만물일화, 자연의 모든 살아 숨쉬는 생명들과 조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우화들은 단출하고 소박하게 그려진 그림과 잘 어울린다. 한지 위에 그려진 선과 형태가 마치 전통의 수묵화처럼 농촌의 단아하고 소박한 생활 현장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