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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되도록 많은 자유와 해방을 원했다 『 조화로운 삶』

by 언덕에서 2010. 4. 9.

 

 

 되도록 많은 자유와 해방을 원했다 『 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은, 미국이 일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대공황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1930년대 뉴욕을 떠나 버몬트의 작은 시골로 들어간다. 그들은 자연 속에서 서로 돕고 기대며, 자유로운 시간을 실컷 누리면서 저마다 좋은 것을 생산하고 창조하는 삶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조화로운 삶을 살기 위한 원칙을 세운다. 먹고사는 데 필요한 것들을 적어도 절반 넘게 자급자족한다. 스스로 땀 흘려 집을 짓고, 땅을 일구어 양식을 장만한다. 그럼으로써 이윤만 추구하는 경제에서 할 수 있는 한 벗어난다. 돈을 모으지 않는다. 따라서 한 해를 살기에 충분할 만큼 노동을 하고 양식을 모았다면 돈 버는 일을 하지 않는다. 되도록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일을 해낸다. 집짐승을 기르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다.

 이 책은 이러한 원칙대로 산 두 사람이 버몬트에서 지낸 스무 해를 낱낱이 기록한 책이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에서는 다 못 본 두 사람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두 사람이 집을 짓고, 곡식을 가꾸고, 이웃과 함께 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헬렌 니어링


 헬렌 니어링은 1904년 미국 뉴욕 출신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바이올린을 공부했고, 명상과 우주의 질서에 관심이 많았다. 작가로 유명한 크리슈나무르티와 어린 시절 어울리기도 했다. 24살 때 평화주의자, 사회주의자였던 스콧 니어링을 만나 삶의 가치관을 바꾸게 된다.

 

 스콧 니어링

 

 스콧 니어링은 자본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가난한 이들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인물로, 대학교수 시절 아동 노동 착취와 제국주의 국가들의 세계 대전에 반대하다 해직되었다. 1932년 둘은 자신들의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미국 버몬트의 한적한 시골로 이사한다.


 본문 속에서 그들은 지적한다. ‘중국인과 한국인 같은 동양 사람들은 몇 천 년 동안 일정한 곳에서만 농사를 지었다. 이 사람들은 오랜 전통대로 땅으로부터 나온 모든 것들, 다시 말해 채소, 동물, 사람의 배설물들을 땅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태도를 가져왔다. 서양 사람들은 이와 정반대로 행동해왔다.’

 그들은 그곳에서 직접 돌집을 짓고, 땀 흘려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의 생활을 시작한다. 문명화된 현대 사회에서 벗어나 자급자족하며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것, 그리고 많이 가지기보다는 검소하고 단순하게 사는 삶을 실천에 옮긴다.

 그들은 하루를 온전히 일에만 바치지 않았다.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시간만 노동에 사용하고, 나머지 시간은 독서와 명상, 여행처럼 자기 자신의 유익을 위해 사용했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가능한 손을 이용해 일을 했다. 현대 문명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식사 또한 특별한 조리법이 없었다. 통밀 빵과 생과일, 소금을 안 친 팝콘처럼 가능한 조리하지 않은 음식을 먹었고, 육식을 하지 않았다. `사과든 토마토든 풀 한 포기든 먹으려면 그것을 죽여야 한다. 우리가 무슨 권리로 자연의 경이를 소비할까.`에 그녀의 생각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현대인은 단 한 끼의 식사를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식사 준비는 최소한으로 하고, 그 시간에 창의적이고 즐거운 시간으로 사용하라고 충고했다.


 책 속으로 깊숙이 들어 가보자. “우리가 생각한 바람직한 삶은 사회를 생각하며 바르게 사는 것이었다. 우리는 되도록 많은 자유와 해방을 원했다. 여러 가지 끔찍한 착취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지구의 약탈자로부터, 사람과 짐승을 노예로 만드는 것으로부터, 전쟁을 일으켜 사람을 죽이고, 먹기 위해 짐승을 죽이는 것으로부터 말이다.

 우리는 생산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익과 불로소득을 축적하는 데 반대했다. 우리는 땀 흘려 일해서 먹고 살고자 했다. 하지만 여가와 휴식을 갖는 즐거움은 빼놓을 수 없었다. 삶이 틀에 갇히고 강제되는 대신 삶이 존중되는 모습을 추구하고 싶었다. 잉여가 생겨 착취하는 일이 없이, 필요한 만큼만 이루어지는 경제를 바랐다. 다양함과 복잡함, 혼란 따위 말고 단순함을 추구하고자 했다. 병처럼 미친 듯이 서두르고 속도를 내는 것에서 벗어나 평온한 속도로 나아가고 싶었다. 물음을 던지고, 곰곰이 생각하고, 깊이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했다. 걱정과 두려움, 증오가 차지했던 자리에 평정과 뚜렷한 목표, 화해를 심고 싶었다."


 현대인이라면 먼 시대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생활을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은 50여년 가까이 실천에 옮긴다. 그들의 사상과 삶이 주목 받는 이유는 바쁘게는 살지만, 무엇을 위해 애쓰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모든 것이 소비 지향적으로 이뤄지는 우리들에게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스콧 니어링은 1983년 100살이 되던 해, 죽음이 앞에 왔음을 느끼고 스스로 음식을 끊어 죽음에 이른다. 헬렌 니어링 또한 1995년 92세의 나이로 죽는다. 둘 다 인생을 충분히 즐기다, 행복하게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