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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제인 블루스틴의 교육 이야기 『내 안의 빛나는 1%를 믿어준 사람』

by 언덕에서 2010. 2. 9.

 

 

제인 블루스틴의 교육 이야기 내 안의 빛나는 1%를 믿어준 사람

 

 

 

이 책의 지은이 제인 블루스틴 박사는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의 빈민촌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카운슬러이자 교사 훈련 프로그램의 담당자로서 정열적이고 따뜻한 교육자이다. 교육을 주제로 한 솔직한 이야기와 현실감 있는 풍부한 내용, 유머 감각이 뛰어난 그의 강연은 그를 미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강연자로 만들어 주었다.

 

 

 

 

 

 멘토의 어원은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 이타이카 왕국의 왕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사랑하는 아들을 가장 믿을 만한 친구 멘토(Mentor)에게 부탁한다. 그후 멘토는 오디세이가 전장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10여 년 동안 왕자의 친구이자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로서 친구의 아들을 잘 돌봐준다. 그 이후로 '멘토'라는 단어의 의미는 사려 깊고 지혜롭게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스승과 동의어로 쓰이고 있다. 멘토가 대학에서 사용될 경우에는 논문 지도교수를 의미하고, 스포츠에서는 코치, 무술에서는 사부, 예술에서는 사사(mentoring)해주는 스승을 의미한다. 또 중세 유럽의 도제제도에서는 주인(master)으로 사용되었고, 교회에서는 양육자나 목자 등으로, 현대 사회에서는 상담자 혹은 후견인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인생의 안내자, 모범이 되는 사람, 은밀한 비밀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인 멘토이다. 다윗에게는 조나단이, 관중에게는 포숙아가, 플라톤에게는 소크라테스가, 이덕형에게는 이항복이, 엥겔스에게는 맑스가, 헬렌 켈러에게는 설리반 선생이 바로 멘토였다. 돌이켜보면 누구에게나 인생의 어려운 과제 앞에 놓이는 때가 있다. 마치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기라도 한 듯 막막하고, 다른 그 무엇보다 사랑과 격려가 필요한 절박한 순간들이 있지 않겠는가? 바로 그때 그들에게 멘토가 없었다면 그들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책 <내 안의 빛나는 1%를 믿어준 사람>은 선생님의 사랑과 격려를 통해 자신 안에 잠재된 가능성을 모두 발현해낼 수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인생에서 어리고, 무력하고, 어려운 시기에 놓인 학생들이 선생님의 애정 어린 말 한마디와 행동을 통해 발전하고 자라날 수 있었던 시절의 생생한 체험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선생님들의 사랑과 격려가 아주 특별하고 거창한 것은 아니다. 따뜻한 눈길과 미소, 관심, 신뢰 등 누구나 한 번쯤 자신들의 스승에게서 느껴봤을 평범한 것들이다.

 

 

 하지만 그런 만남이 주는 영향은 한순간에 확연한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어서, 선생님이 학생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래서 블루스틴은 그 ‘증거’를 모으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블루스틴은 우선 자신의 친구들과 친지들, 여러 다른 교사들에게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에 대해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전화기 옆에는 녹음기를 놓아두고, 가방 속에도 늘 녹음기를 넣고 다니며 길 가는 도중에 만난 사람들,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 자신이 묵은 호텔의 직원과 셔틀버스 운전사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이야기를 끌어냈다. 또한 수백 명의 유명인사들에게도 편지를 썼고, 동창회보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인터넷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렇게해서 서로 다른 나이와 직업, 지역, 사회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얻어내기에 이르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읽는이들에게 용기를 주며 다양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은 세대를 초월하여 10 ~ 20대에게는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시기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힘을, 30 ~ 40대에게는 지난날 자신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준 스승에 대한 긍정적이고 소중한 추억을, 50 ~ 60대에게는 삶의 모범이 되는 향기로운 자세를 발견하게 해준다. 그리하여 세파에 시달려 점점 더 무뎌지는 감성으로 살아가야 하는, 불신이 쌓여 가는 세상 속에서도 감사와 겸손함을 되찾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따뜻한 불을 밝혀주는 포근한 책인 것이다.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멘토'라는 존재가 이렇게도 그리운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자칫 가볍고 잡다한 이야기 모음집으로 치부할 수 있겠으나 그 가벼움 속에서 동서고금을 초월한 따뜻하고 정갈한 무게가 느껴지는 것은 무슨 연유에서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