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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현대과학의 대혁명 『카오스』

by 언덕에서 2010. 1. 23.

 

 

 

 

현대과학의 대혁명 카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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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제임스 글릭크(James Gleick, 1954~ )의 첫 책으로 ‘나비 효과’라는 개념을 전 세계인에 각인시킨 책이다. 뿐만 아니라 프랙탈, 로렌츠 끌개, 망델브로 집합, 쥘리아 집합 등의 개념을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해설해, 교양과학서로는 이례적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이 책에서는 카오스의 이론의 탄생과 발전 과정, 앞으로의 전망을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과학 기자였던 저자가 3여에 걸친 과학자들을 인터뷰하고 논문을 검토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대기의 움직임, 날씨 변동, 복잡한 해류, 심장의 고동, 뇌파 주기의 변동, 세탁기, 팬히터, 로봇 등 카오스 현상이 적용되는 다양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카오스 이론의 전모를 소설처럼 쉽게 파헤치고 있다.

 

 

 인류의 정신을 이끌고 있는 다수의 지성인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세상의 많은 것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은 ‘복잡한 것은 조각으로 분해하여 각 조각을 이해하면 전체를 알 수 있다’는 사상이 빛을 잃어가고 있고,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의 것’이라는 오래된 사상이 다시 유행하면서 공동체에서 새로이 나타나는 창발현상(創發現象)을 이해하려고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의 홍수, 수십억 개의 염기 등 방대한 정보를 다루기 위해서는 복잡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며, 과거의 정량적인 방법보다는 정성적인 방법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학자들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던 현상들을 카오스나 프랙털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설명하면서 인류의 생각과 정신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거울을 바라보면 눈동자 속에 자신의 얼굴이 보이고, 그 속의 눈동자에는 다시 내가 들어 있고, 그 속에는 또다시 내가 있는데, 이같이 ‘나 안에 나 있다’라는 현상은 자연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오늘날 수학자들을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은 복잡계론, 비선형 동역학계론, 네트워크나 링크 등 다양한 이름으로 위와 같은 현상을 연구하고 있고, 그중 대중적 인기를 타고 있는 것이 카오스와 프랙털 기하학이다. 여기에서 카오스란 ‘질서 속의 무질서’를 뜻하기도 하고, ‘결정적인 미래 속의 예측불가능성’을 말하기도 하며, ‘신문에 난 조그만 칼럼’이 ‘인류의 의식 혁명’을 이룰 수 있다는 ‘나비효과’를 이르기도 한다. 카오스는 날씨에 대한 장기간 예측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하고 주식시장의 비주기적 변동, 전염병 확산이나 생태계의 변화, 심장의 박동, 밀가루 반죽하기라든지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의 주기 등 많은 것을 설명한다.  프랙털 또한 자연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식물의 잎이나 해안선의 모양, 산이나 구름의 모습, 허파꽈리의 생김새, 핏줄의 분포 등 프랙털이 아닌 것이 없다. 프랙털은 디지털 자료의 압축 등 여러 곳에 응용되고 있다. 복잡계를 연구하는 이들은 ‘무질서 속의 질서’를 본다. 이들은 무작위성을 설명하기도 하고, 지휘자 없이도 한 무리 반딧불이가 다같이 불을 깜빡이는 것이라든지, 철새가 줄지어 나는 것 등을 연구하기도 한다.

 

 

 제임스 글리크 씨는 1980년대에 유행하던 과학적 사고의 변화를 방대하게 수집하여 아름다운 이야기인 ‘카오스’를 만들어냈다. 이 책을 통하여 많은 수학자와 과학자가 위대한 자연을 이해하기 위하여 바치는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악보 읽기, 시 읽기, 그림 읽기 등 다양한 읽기가 있듯이 ‘카오스’를 읽을 때에도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과학적 생각을 맛본다는 자세로 대한다면 더 넓은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하늘에써 뚝 떨어져서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학문은 없다. 인문학이던 사회과학이던 자연과학의 원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접근방법에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