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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일본 비지니스의 바이블 『논어와 주판』

by 언덕에서 2009. 12. 17.

 

 

 

 

일본 비지니스의 바이블 논어와 주판

 

 

 

 

 

이 책은 일본 비지니스의 바이블로 불린다. 저자 시부사와 에이치(澁澤榮一, 1840년~1931년)는 에도 막부 말기에 농업과 상업과 겸한 집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왼손에는 논어, 오른 손에는 주판을 들고’, 선비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익혀나갔다. 1867년 27살의 그는 파리 만국박람회를 시찰한 것을 계기로 선진자본주의 국가의 산업제도가 얼마나 우수한지를 몸소 체득한 후 1869년 메이지 정부의 조세국장, 구조개혁 국장을 맡고 일본의 조세.화폐.은행.회계 제도를 근대적으로 개혁하였다.

 

 1873년 33살에 ‘상업이 부흥해야 나라가 선다.’는 신념으로 관직을 버리고 실업계에 투신했다. 미즈호 은행, 도쿄가스, 도쿄해상화재보험, 태평양시멘트, 데이코쿠호텔, 치치부철도, 도쿄증권거래소, 기린맥주, 세키스이 건설 등등 500개의 기업 설립에 관여하며 일본에서 ‘최초의’ 사업과 제도를 수없이 벌여나갔다. 상인에게 고등교육이 필요 없다는 당시의 편견을 깨고 히토쓰바시, 도쿄게이자이, 와세다, 도시샤 대학 등의 설립에 관여했다. 도덕·경제합일설을 평생 동안 주창하며 실업계에서 은퇴한 후에도 부를 사회적으로 환원했다. 왼손에는 건전한 부의 윤리를 강조하는 ‘논어’, 오른 손에는 화식(貨殖)의 ‘주판’을 들고 당당하게 경제활동을 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이 책은 ‘일본 상인의 나침반, 일본을 굴기시킨 비즈니스의 상경(商經)’으로 불리며 끊임없이 읽히고 있다. 공익을 전제로 한 부는 다수의 부라는 합본주의(合本主義) 전통을 세웠기에 “서양의 경영학에는 피터 드러커, 동양의 경영학에는 시부사와 에이치”라는 칭송을 듣는다.

 

 그는 『논어』가 인간 형성의 기본이자 경영의 저류에 흐르는 기본적임 생각임을 역설하며 수신의 자기 계발서이자 실용적인 경제 경영서로서의 논어를 재해석함으로써 이 책을 만들었다. 또한 이 책에서는 경영의 『논어』적 방법론 뿐만 아니라 유교적 기업 경영의 이념과 상도를 설명하며 기업가들이 추구해야 할 것이 단지 개인 영리 추구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사회적 기여와 공익임을 명백히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저자 시부사와 에이치가 논어(도덕)와 주판(경제), 서로 달리 보이는 이 두 가지를 융합하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해 쓴 책으로 일본에서 ‘비즈니스의 바이블’로 불리며 전해져 오는 책이다. 경제와 윤리의 상관성 외에도 인생의 여러 방면을 두루 이야기하고 있다. 처세와 신조, 입지(立志)와 학문, 상식과 습관, 이상과 미신, 인격과 수양, 비즈니스와 무사도, 교육과 정의(情誼), 성패와 운명 등등 시장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반드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상도와 수신의 도를 가르쳐 주고 있는 양서로 어떤 측면에서는 한 권의 ‘인생 나침반’이 될 수가 있는 훌륭한 자기 계발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