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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일본 문화의 틀『국화와 칼(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

by 언덕에서 2009. 6. 23.

 

 

 

일본 문화의 틀국화와 칼(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

 

 

 

 

 

   

미국 인류학자 R.F. 베네딕트(Ruth Benedict, 1887~1948)의 인류학 저서로 1946년 간행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에 대해 이해할 필요를 절실히 느껴 미국 정부당국의 위촉을 받아 일본을 연구한 책이다. 전쟁이 끝난 다음 그 성과를 <일본문화의 유형>이란 부제를 붙여 발표했다. 국화 재배의 비술(秘術)을 키우는 한편 서구인의 관점에서 볼 때 모순된 이른바 칼을 숭배한다는, 일본인의 행동과 사고의 내적 상호관계를 분석하여 그것이 이루는 일본문화의 유형을 이해하려 하였다. 저자는 일본문화를 구조·기능적으로 파악함에 있어, 계층제야말로 일본인의 행동·사고의 핵심이라 지적하고, 그 바탕을 이루는 도덕체계를 분석하였다.

 

 

미국 인류학자 R.F. 베네딕트(Ruth Benedict,  1887~1948)

 

 

 일본인의 도덕관은 충(忠)ㆍ효(孝)ㆍ의(義)ㆍ이(理)ㆍ인정(人情)으로 나뉘며, 사람을 평가할 때도 전인격이 아닌 도덕의 영역별로 나누어 평가한다. 서구문화는 도덕적 절대기준과 죄악감을 바탕으로 하는 데 비하여, 그것이 없이 치욕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일본문화의 특색이라고 한다. 이 책은 역사적 전망이 결여되어 있으며, 통계처리에 있어 정확하지 못하다는 비평을 받고 있으나 전시(戰時)에 적국을 연구함에 있어 편견 없이 냉철하게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한 문화인류학의 연구대상을 확장시켰다는 점에 이 책의 가치가 있다. 이 책은 일본 문화의 특성을 '국화'와 '칼'이라는 두 가지 극단적인 상징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가 목적으로 삼은 것은 일본에 대한 단순한 기행이나 견문기가 아니다. 문화인류학이라는 학문적 방법론에 근거해 평균적 일본인의 행동과 사고의 틀(Pattern)을 탐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국화는 평화를 상징한다. 칼은 물론 전쟁이다. 이 책은 국화(평화)를 사랑하면서도 칼(전쟁)을 숭상하는 일본인의 이중성을 날카롭게 해부했다. 즉, 국화와 칼로 상징되는 극단적 형태의 일본 문화를 다각도로 탐색하고 전쟁중의 일본인, 메이지유신, 덕의 딜레마, 인정의 세계, 자기 수양, 패전 후의 일본인 등으로 나눠 문화인류학적으로 깊이 있게 탐구하였다. 일본인의 외면적 행동과 그 배후의 내면적 사고방식, 즉 문화의 패턴을 심층 해부하고 있다. 천황에 대한 숭배를 보은과 의리의 의무로 생각하며, 개인 보다는 집단을 우선시하고, 군국주의적이면서도 탐미적이고, 공격적이면서도 순종적인 모순성 등 을 문화 인류학적 방법에서 접근하고 있다. 국화(평화)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칼(전쟁)을 숭상하는 일본인의 모순된 가치관에 행동을 날카로운 직관과 통찰로 분석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