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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별곡5

‘레지’의 어원 ‘레지’의 어원 ‘레지’는 다방에서 차를 나르는 아가씨이다. “이거 봐, 레지. 커피 하나에 홍차 하나.” “그 다방 레지, 그거 쓸 만하게 생겼더라. 사람됨됨이 사근사근하고, 인사성이 있고, 말이지.” 차를 따라주는 ‘레지’의 얼굴과 손길 따라 차 맛이 달라진다고 말하는 사내도 있다. 차 맛이 달라지기야 할까마는, 정신적으로 피로해 있는 상황에서 상냥한 응대와 함께 차를 따라 줄 때, 그 쌓였던 피로를 몰아내 줄 수는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미운 얼굴보다는 고운 얼굴이 좋고 교양 없이 구는 것보다는 세련된 태도로 대해 주는 것이 더욱 좋다 할 일이다. 우리의 생활 구조가 다방에 드나들게 되어 있어서 반드시 차를 마시러만 가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빌러 가는 경우도 많은 것인데, 그러자니 레지들과 얼굴이 .. 2024. 3. 29.
'이야기'의 어원 '이야기'의 어원 이야기는 줄여서 ‘얘기’로도 표기할 수 있다. 이야기라는 뜻에는 크게 옛날의 어떤 사건에 살과 피를 붙여 말하는, 할머니가 슬슬 등을 쓸어 만져주면서 들려주던 그 이야기가 있고, 그냥 하는 말을 이르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어떤 것이건 표기는 이야기다. 그렇다고는 해도 실제의 쓰임은 좀 더 세분되는 것이어서, “어째 이상한 얘기가 돌더군!” 하면 ‘소문’이란 뜻으로도 되고, “당신 얘기는 그렇다 해도 내 얘기 좀 들어보소.” 하면 ‘사정’이란 뜻이 되고, “얘기가 어째 묘하게 돌아가는군!” 라면 ‘정세’라는 뜻으로 되는 등등……. 이야기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했다, 옛날이야기를 이름이다. ‘옛날 오누이가 살았는데’, ‘옛날 늙은 호랑이가 살았는데’, '옛날 포수가 살았는데'로 시작.. 2024. 1. 12.
‘어린이’의 어원 ‘어린이’의 어원 의 서문은 누구나 한 번은 봤다. “國之語音 異乎中國 與文字不相流通 故愚民有所欲言 而終不得伸其情者多矣 予爲此憫然 新制二十八字 欲使人人易習 便於日用耳.” 라는 것이 한자이고, 거기에 곁들여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라고 나온다. 그런데 ‘故愚民’ 언저리의 해석이. ‘이런 전차로 어린 백성이…’로 된다. 어린 백성이라니, 늙은 백성은 여기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냐고 이유를 다는 건 잘못이다. 요새 말하는 ‘어리석다’는 뜻의 그때 말이 ‘어리다’였으니까. 결국 따져보면, ‘어리다’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요새 세 살 먹은 신동이네 다섯 살 먹은 귀재네 하는 그런 아이에게야 미안한 얘기가 되겠으나, 어리다는 건 모든 지능이 아직 계발되지 않은 때여서 어리석다 할 수박에 없.. 2023. 11. 16.
‘얼’의 어원 ‘얼’의 어원 겨레의 얼, 나라의 얼 등에 보이는 ‘얼’이 ‘정신’ 또는 ‘혼’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옛말에서는 ‘얼’이 ‘정신ㆍ혼’으로 쓰인 예가 없다. 정신이나 혼의 뜻으로 쓰인 말은 ‘넋’이 있을 뿐이다. 얼이 혼이나 정신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구한말(舊韓末)에 보이기 시작한다. 정인보(鄭寅普) 선생이 쓰신 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처음 쓰이지 않았나 한다. ‘얼’이 옛말에서는 명사로 쓰인 예가 없다. ‘얼’은 옛말에서 ‘어리다’ 즉 ‘어리석다ㆍ홀리다’의 뜻을 지니는 어간인 것이다. 옛말에서 ‘얼빠지다’는 갈피를 못 잡다의 뜻이지 얼, 즉 정신이나 혼이 빠졌다(拔)의 뜻은 아닌 것이다. 얼간, 얼치기와 같이 얼은 어리석다의 뜻을 지니는 말이다. ‘얼’의 경우는 어느 한 사람이 잘못 알고 쓴 .. 2023. 8. 4.
'사랑'의 어원 '사랑'의 어원 이 세상에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자라서 분규가 일고 있다는 말들을 한다. 박애정신을 이르는 말이다. 이러한 사랑이라면 모르겠는데, 남녀의 사랑에 이르면 그것이 숭고하기에 그렇다는 것인가, 시끄러운 파문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랑했기 때문에 왕관을 버린 일이 있었는가 하면, 사랑했기 때문에 죽였다는 논리도 있고, 사랑했기 때문에 죽었더라는 논리도 있다. 우리의 할아버지 한분은, 사랑이 어떻더냐고 자문해 놓고 나서, 길더냐 짧더냐, 모나더냐, 둥글더냐고 회의해 보다가, 하 그리 긴 줄은 모르되 끝 간 데를 모르겠다고 노래하고 있는 것을 본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한 치만 낮았더라면 하는 말이 있고, 장희빈에 양귀비가 들먹여지는 것을 생각할 때, 인류의 역사는 사랑 그것의 지엽적인.. 2023.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