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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희곡

뮈세 희곡 『사랑은 장난으로 하지 마오(On ne badine pas avec l'amour)』

by 언덕에서 2025. 3. 26.

 

 

뮈세 희곡 『사랑은 장난으로 하지 마오(On ne badine pas avec l'amour)』

 

 

프랑스 시인·소설가·극작가 뮈세(Alfred de Musset.18101857)의 3막 희곡으로 1834년 작이며 1861년 초연되었다. 극작 <베네치아의 밤>(1830)이 오데옹 극장에서 상연되었다가 실패한 후, 주로 상연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희곡을 창작하게 되어, <안드레 델 살트> <마리안느의 변덕>(1833), <로렌자초> <판타지오> <사랑은 장난으로 하지 마오>(1834) 등을 썼다. 이 작품들은 오늘날에 와서 그 가치가 재확인되었다.

 1833년 여류작가 조르주 상드와 사랑하게 되어 함께 이탈리아로 떠났으나, 그 사랑도 마침내 파탄을 가져와 다음 해에 뮈세만 귀국하였다. 이 체험을 바탕으로 이른바 '세기병(世紀病)'의 자세한 진단서인 유일한 장편소설 <세기아(世紀兒)의 고백>(1836)과, <5월의 밤> <8월의 밤> <10월의 밤> <12월의 밤>의 4편으로 된 일련의 <밤>(1835∼1837)의 시와, <비애>(1840) <추억>(1841) 등의 시가 발표되었다. <밤>의 시에서는 실연의 절망감에서 벗어나, 간신히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시를 써보려는 시인의 눈물겨운 노력을 읊었으며, 이 시는 프랑스 낭만파의 시 중에서도 걸작으로 인정된다.

 1833년 낭만파 작가로 명성을 날리던 뮈세는 남장여인(男裝女人)으로 문필활동을 하던 조르주 상드를 만나 사랑하게 된다. 그들은 함께 이탈리아로 떠났으나 그 사랑도 마침내 파경을 맞아 다음 해 뮈세만 귀국하는데, 이 작품은 그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희극적인 요소와 셰익스피어적인 환상이 여러 곳에서 보이나 결말은 비극적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성주의 아들 페르디캉은 학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있었고, 사촌 카미유도 수녀원에서 돌아와 있었다.

 성주는 그들을 결혼시키고자 하는데, 수녀원에서 연애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된 카미유는 페르디캉의 구혼을 거절해 버렸다. 화가 난 페르디캉은 카미유 유모의 딸인 로제트를 사랑하는 척했다. 카미유는 오해하고 수녀원으로 돌아가려고 준비했다. 그러나 그를 내심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선뜻 출발하지 못했고, 페르디캉 역시 그녀를 간절히 원했지만 서로 오해만 하고 있었다.

 페르디캉과 카미유는 사랑의 표현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처를 주며, 자존심을 내세워 약을 올렸다. 마침내 깊어만 가는 오해 속에서 페르디캉이 로베트와의 결혼을 강행하려고 하자 카미유는 상심해 제단 앞에서 쓰러져 버렸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페르디캉은 지금까지의 행위를 뉘우치고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했노라고 고백했다.

그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지만, 제단 뒤에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로제트가 죽어가는 비명이 들려왔다.

 자기들의 사랑놀이에 로제트가 희생되자 카미유는 사랑하는 페르디캉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나 버렸다.

 

뮈세와 조르주 상드

 

 1834년 발표된 『장난삼아 연애하지 마오』에는 그가 연인 조르주 상드와 베네치아를 여행할 때 겪은 사랑의 복잡하고 내밀한 관계가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이야기는 남녀 주인공의 고향 마을에서 일어난다. 페르디캉과 카미유는 사촌지간이지만 페르디캉의 부친은 허가받아 둘을 결혼시킬 생각이다. 학업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온 페르디캉은 오랜만에 만난 카미유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카미유는 수녀가 되기로 결심한 상태라 페르디캉의 청혼을 거절한다. 실망한 페르디캉은 마음을 고쳐먹고 유모의 딸 로제트와 결혼하기로 한다. 카미유가 이 사실을 알고 질투를 느껴 뒤늦게 페르디캉에게 진심을 고백한다. 페르디캉과 카미유의 사랑이 결실을 맺으려는 순간 상심한 로제트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3막으로 된 이 희곡은 서로 사랑하는 두 남녀와 그들의 이기적인 사랑에 희생자가 된 한 여인을 주요 등장인물로 구성하여 격렬하고 불꽃 튀기는 정념(情念)과 재치가 희극적으로 잘 배합되어 있으며, 비극적인 결말로 마무리 지어 낭만파 희곡의 정수(精髓)로 꼽힌다.

 청춘을 즐기는 지식인 청년 페르디캉과 아름답고 지적이지만 오만한 카미유, 그들의 이기적이고 잔혹한 사랑 게임은 가엾은 희생자를 낳는 벌을 받는다.

 “우리는 악을 낳을 수밖에 없었다. 인간이기 때문에….”

라는 페르디캉의 말은 인간의 실체에 대해 나름대로 인식했다고 여기는 뮈세적 주인공의 매력이다.

 이 작품은 가볍고 자유로운 로맨티시즘의 정신이 반영되어 있으며, 내면적으로는 깊이가 있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르주 상드(George Sand, 본명은 오로르 뒤팽(Aurore Dupin)) : 1804년~1876년. 프랑스의 여성작가. 파리 출생. 4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프랑스 노앙에서 할머니의 손에 의해 자라났으며 13세 때부터 약 2년 동안 파리의 수도원에서 생활했다. 18세 때 결혼한 후 1831년에 두 아이들을 남겨둔 채 파리로 나가 같은 고향 출신 소설가 상드오와 동거하며 공동작업에 의한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조르주 상드라는 필명을 쓰게 됐다. 시인 뮈세, 음악가 쇼팽 등 수많은 예술가와 연애하며 화제를 뿌렸다. 결혼제도와 사회의 인습, 편견에 항의하며 여성의 정열 추구에 대한 자유를 주장했다. 대표작으로는 《앵디아나》(1832), 《마의 늪》(1846), 《기아 프랑수아》(1848), 《사랑의 요정》(1847), 《피리 부는 사람들의 무리》(185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