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불행을 바란다
소문의 밑바닥에는 그 사람의 불행을 바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그의 불행한 가정사나, 그가 숨기고 싶어하는 내면의 어둠을 소문으로 끄집어내 그를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싶다는 사악한 욕망의 표출이다.
이 욕망의 뿌리는 그 사람을 멸시하고 나보다 열등한 존재로 비하함으로써 나의 지위가 우월해지는 것 같은 착각, 다시 말해 자신감을 되찾아 행복해지고 싶다는 조작된 심리에 지나지 않는다.
정보를 의심하는 것은 기본이다. 나만 해도 나와 관련된 말도 안 되는 소문들이 세상에서 진실처럼 전해진 경우가 많다. 나에 관한 정보가 이만큼 엉터리인 것을 보면 타인에 관한 정보들 중 상당수도 진실일 리 없다. 그래서 가십이나 소문에 귀를 닫아버렸다. 그가 왜 그런 인생을 살게 되었는지, 어쩌다가 그런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눈빛,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를 소문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다.
- 소노 아야코 「약간의 거리를 두다」(책읽는 고양이) 94~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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