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며 생각하며

일에서 맛본 기쁨

by 언덕에서 2025. 1. 31.

 

 

 

 

일에서 맛본 기쁨

 

오기를 부려서라도 나보다 뛰어난 타인의 장점을 깎아내리려는 심리가 있다. 자기만의 토대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소한 부분까지 타인과 비교하고, 상대보다 조금이라도 우위를 차지하려고 버둥거린다.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전문 분야가 있다. 사소한 일이어도 상관없다. 내 힘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작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런 기쁨을 맛본 사람은 인간 사회의 순위 따위에 신경 쓰지 않는다.

 일이 곧 기쁨이라는 말뜻은 그 분야에서 내놓을 만한 기량을 갖추게 되었다는 의미다. 각 분야에서 웬만큼 인정받는 사람들은 스스로 인정하느냐를 떠나 맡은 일에서 기쁨을 찾아낸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기쁨은 거저 편하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분재만 하더라도 고생이 뒤따르는 법이다. 그 고생을 참고 인내한 사람만이 훗날 완성된 아름다움을 소유한다.

 핵심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통해 성공과 행복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단순한 원리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기준으로 직종을 찾아낼 것. 그리고 평생토록 그 길을 닦아나갈 것.

 이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은 약간의 지성과 약간의 용기가 전부다. 목숨 걸고 적진에 뛰어들 정도의 용기까지는 아니라는 말이다. 처음에 던져지는 사람들의 비웃음이라든가, 금전적으로 힘겨운 시절을 참아내는 정도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 그마저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따른 잠시의 시련이므로 그다지 괴로운 일도 아닐 것이다.

 

 

-소노 아야코 「약간의 거리를 두다」(책읽는 고양이) 13~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