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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카렌 블릭센 장편소설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

by 언덕에서 2022. 9. 30.

카렌 블릭센 장편소설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

 

 

 

덴마크 작가 카렌 블릭센(Karen Blixen, 1985~1962)의 자서전으로 1937년 초판 발행되었다.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와는 달리 일기체의 수필 형태로 되어 있다. 작가가 17년간 아프리카 케냐에서 커피 농장을 운영하면서 경험한 모험과 우정, 깨달음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이혼 후 농장을 차린 해부터 농장을 처분하고 덴마크로 돌아가기까지 17년간의 아프리카 생활에서 얻은 추억과 단상들을 풀어놓은 내용이다. 수필이든 소설이든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아프리카 대륙과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아프리카가 유럽인에게는 착취와 교화의 대상이던 시절에 저자 카렌 블릭센은 원주민들과 우정을 나누고 그들을 이해하려 애쓰며, 주장하기보다는 반성하며, 가르치기보다는 배우려 한다.

 아프리카에 대한 작가의 사랑은 아프리카의 자연과 동물, 그리고 아프리카 부족과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눈길로 이어진다. 그녀는 아프리카를 온몸으로 체득하면서 아프리카인들과 우정을 쌓아간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단순한 이국적 추억담을 넘어 우정과 깨달음의 책이 되며, 독자는 라틴어 경구에서 따온 책 제목이 암시하듯 신선한 아프리카의 생명력을 저자와 함께 생생히 호흡하게 된다.

 이 작품은 1985년 시드니 폴락 감독에 의하여 영화로 제작되었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케냐의 광활한 사바나 초원을 배경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아프리카의 낭만적인 아름다운 광경이 잘 나타나 있다. 비록 결혼과 커피 농장은 실패하였지만, 평생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추억과 아프리카에 대한 애착 및 역경을 극복한 여성의 모습 그 자체가 아름답다. 감독 시드니 폴락은 독자적인 색깔을 고집하지 않는 평소 자신의 영화 세계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1986년 제5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각색, 촬영, 미술, 작곡, 녹음상을, 같은 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 남우조연, 오리지널 작곡상을 각각 받아 원작보다 더 유명한 영화가 되었다.

 

영화 <Out of Africa>, 1986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야기는 작가가 된 주인공 카렌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결혼에 쫓기고 있는 스물아홉 살의 노처녀 카렌은 빈털터리지만 남작 칭호를 가진 젊은 블릭센 피네거와 약혼하고 아프리카로 간다. 그곳에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광활한 그녀의 토지가 있었다. 결혼 이후 커피 농장 문제로 자주 부부 싸움을 한다. 카렌은 제1차 세계대전 전후를 배경으로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쫓기면서, 가난과 자연재해와 싸워가며 커피 플랜테이션을 성공시키기 위해 악전고투한다. 어느 날 광활한 초원에 나갔다가 사자로부터 공격받는데, 이때 데니스의 도움을 받는다.

 이후 두 사람은 가까워지고 남편과의 사이는 갈수록 멀어진다. 결국, 카렌은 남편과 이혼하고 데니스에게 결혼을 요청하지만 자기만의 자유를 만끽해 온 데니스가 지금 그대로가 좋다고 하자 미련을 뒤로 한 채 그곳을 떠나기로 한다. 두 사람은 사랑했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다. 자유로운 영혼인 데니스는 한곳에 머무는 문명의 삶에 동의하지 않고, 안정과 정착을 원하는 카렌은 떠돌이의 삶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녀의 회상은 신과 사자(자연을 지배하는 상징), 아프리카의 폭력, 인종차별로 점철된다. 카렌은 유럽과 아프리카 문화의 차이에서 아프리카 남자들이 더 진정한 남성에 가깝다고 믿게 된다. 그녀는 여성으로서 이 두 문화 간의 간격을 좁히고자 하였다.

 그러나 커피농장이 불타고 카렌이 무일푼이 되어 살림살이까지 팔아야 했을 때 고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카렌을 배웅하기로 한 데니스는 오지 않고, 돌아온 것은 비행기 추락으로 인한 허망한 그의 사망 소식이다. 결말에서 카렌은 결국 농장을 잃고 유럽으로 되돌아가지만, 20년 동안 고향이라고 생각한 아프리카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줄어들지 않는다.

 

영화 <Out of Africa>, 1986

 

 덴마크로 돌아온 카렌에게 아프리카 친구에게서 편지가 도착한다. 언덕 위에 있는 데니스의 무덤 옆에 아침저녁으로 사자 한 쌍이 찾아와 노닐다 간다는 내용이다. 아프리카를 사랑한 데니스의 무덤은 아프리카 사자들의 쉼터가 되었다.

 카렌 블릭센이 간발의 차로 [노벨 문학상]을 놓친 문학 작품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그녀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케냐의 커피 농장에서 보낸 시간의 회상이자 저물어가는 유럽 제국주의의 종말을 생생하게 묘사한 초상이다. 작품 속 카렌은 아프리카의 풍경을 사랑했으며, 이 책의 문장들은 (비록 현대 독자들에게는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묘사가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한없이 섬세하다.

 이 소설은 제국주의의 죽음과 추방, 야만, 아름다움 그리고 인간의 투쟁을 그리고 있다. 모더니즘의 가장 위대한 전원적 서사로 평가받는 이 소설은, 다른 모든 수식에 앞서 “아프리카” 소설이다.

 

 

 카렌 블릭센은 덴마크 룽스테드의 유니태리언파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나 코펜하겐, 파리, 로마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1913년 스웨덴인 친척인 블릭센 피케네 남작과 약혼한 후 함께 케냐로 이주하며 이듬해 결혼해 커피 농장을 차렸다. 남편과 별거에 들어간 후 그녀는 케냐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알게 된 데니스 핀치해턴과 친밀한 사이가 되어 결국 연인 관계로까지 발전한다. 그러나 1931년 데니스 핀치해턴이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고 커피 농장까지 파산에 이른다. 카렌은 농장을 처분하고 귀국하여 여생을 덴마크에서 보낸다. 케냐에서의 생활이 소설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의 소재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귀국 후 본격적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1934년 아이작 디네센이라는 필명으로 쓴 첫 번째 작품 <일곱 개의 고딕 소설>이 미국에서 출간되면서 큰 주목을 받는다. 그녀의 저서는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된 소설집이 주종을 이루며, 이 가운데 <운명의 일화들>, <바베트의 만찬>은 각각 오손 웰스과 가브리엘 악셀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카렌은 헤밍웨이와 카포티 등 동시대 작가들의 존경을 받았고 1959년 미국 여행 때는 아서 밀러, 펄 벅 등이 그녀를 방문했다. 1939년 덴마크에서 학계와 예술계 여성 인사에게 수여하는 [타게아 브란트] 상]을 받았고 1954년과 1957년 두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