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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기욤 뮈소 장편소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Seras Tu La)』

by 언덕에서 2022. 8. 19.

기욤 뮈소 장편소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Seras Tu La)』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Guillaume Musso, 1974~ )의 장편소설로 2007년 발표되었다. 이 소설은 ‘시간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생을, 사랑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볼 때 기쁘고 행복했던 기억보다는 아쉽고 안타까웠던 일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선택으로 실수를 바로잡고 싶은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될 것이다.

 누구나 마음속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어느 지점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인생의 치명적인 실수를 바로잡고 싶다는 생각을 품어본 적 있을 듯하다. 이 소설은 우리가 인생에서 이룰 수 없었던 아쉬운 선택, 눈물을 머금고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지난 날에 대해 성찰해볼 기회를 부여한다.

 기욤 뮈소는 매년 《르 피가로》지와 〈프랑스서점연합회〉에서 조사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순위에서도 8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작 《아가씨와 밤》은 《FR2》 방송에서 6부작 드라마로 제작돼 방영되었고, 그 외 다수의 소설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그의 소설은 현재 전 세계 45개국에서 출간돼 독자들로부터 폭넓은 공감과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기욤 뮈소는 하나의 현상’, ‘페이지터너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 ‘언제나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반전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작가’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 소설은 2015년에 홍지영 감독, 김윤석, 변요한 주연의 국내영화로 제작되어 다시 한번 큰 화제를 불러 모으며 주목받았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말기 암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예순 살의 외과 의사 엘리엇이 간절히 바라는 게 있다면 과거, 사랑했던 연인 일리나를 다시 한번 만나보는 것이다. 엘리엇은 캄보디아에 구호 활동을 나갔다가 아이의 병을 낫게 해준 대가로 그곳의 어느 노인으로부터 황금빛 알약 열 알이 든 작은 병을 선물로 받는다. 신비한 노인은 엘리엇에게 알약을 한 알 복용하면 20분씩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일리나를 만나기 위해 30년 전 과거로 돌아간 엘리엇은 서른 살의 자기 자신과 만난다. 예순 살의 엘리엇과 서른 살의 엘리엇이 함께하는 공간에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고, 거스를 수도 없는 가치관의 거리감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일치하는 생각이 한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여인 일리나의 운명을 바꾸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올랜도의 〈오션월드〉에서 범고래 쇼를 진행하는 수의사로 일하던 일리나는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일리나가 사고로 죽기 바로 직전이 현재의 엘리엇이 과거의 자신과 만나는 지점이다.

 엘리엇의 소망은 일리나를 꼭 한 번 만나보는 것이었지만 신비의 알약을 얻은 엘리엇은 그녀의 운명을 바꾸고 싶은 열망에 휩싸인다. 그렇지만 만약 일리나를 살려 그녀와 사랑을 이어가게 된다면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20년 전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외과학회에 참석했다가 만난 여의사와 짧은 사랑을 하게 되고, 그 결과 혼외 자식 딸 앤지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일리나와 계속 사랑하게 된다면 딸 앤지는 세상에 나올 수 없게 된다. 고뇌를 거듭하던 엘리엇은 한 가지 묘수를 찾아낸다. 일리나를 살리되 그 자신, 그녀와 결별하게 만드는 것이다. 일리나를 살리지만 즉시 이별을 고해야 하는 엘리엇은 절망에 휩싸이지만 계획대로 감행한다.

 결국, 마법의 알약으로 30년 전으로 돌아간 엘리엇은 일리나에게 결별을 통보한다. 그 결과, 이별에 대한 충격을 견디지 못한 일리나는 자살을 기도한다. 엘리엇은 골든게이트에서 몸을 던진 일리나를 수술해 가까스로 그녀를 살려내지만, 그의 인생은 깊은 혼란 속으로 휩쓸려 든다. 이 사건으로 엘리엇은 절친한 친구 매트와의 결별하게 된다.

 일리나를 살려낸 엘리엇은 다시 30년 후의 현실로 돌아온다. 예순 나이의 엘리엇은 일리나가 살아남아 NGO에서 활동하며 아주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파악한다. 그리고 딸 엔지도 멀쩡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젊은 엘리엇이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다. 매트와는 이미 멀어진 상태였지만 늙은 엘리엇은 매트를 위해 과거로 돌아간 모든 이야기를 자세히 적어 편지 한 통을 남기고 폐암으로 죽는다.

 엘리엇이 말기 폐암으로 생을 다하자 매트와 일리나는 30년 전에 일어난 사건의 자초지종과 황금빛 알약의 비밀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시간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생을, 사랑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누구나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볼 때 기쁘고 행복했던 기억보다는 아쉽고 안타까웠던 일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선택으로 실수를 바로잡고 싶은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약한 존재이고, 살아가는 동안 저지른 실수를 회복할 패자부활전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누구에게나 묻어버린 슬픔과 회한이 있게 마련이다. 인생에는 리허설이 없어서 단 한 번의 기회만이 주어지기에 저마다 가치 있고 보람찬 삶을 이루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기울인다.

  누구나 마음속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어느 지점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인생의 치명적인 실수를 바로잡고 싶다는 생각을 품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엘리엇은 지난 30년 동안 누구보다 성실한 자세로 성공적인 인생을 열어왔지만, 평생 떨쳐버리지 못한 회한이 있다. 그의 간절한 소망이 있다면 30년 전 사고로 숨진 연인 일리나를 다시 한번 만나보는 것이다.  30년 전으로 돌아간 엘리엇은 우여곡절 끝에 일리나를 살려내지만, 자신의 인생과 밀접하게 얽혀있는 과거의 사실 한 가지가 달라지면서 나비효과처럼 수습하기 힘든 혼란이 초래된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샌프란시스코는 1960~ 1970년대 미국 비주류 문화, 히피 문화의 본산지이기도 하다. 현재와 과거, 현실과 초현실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샌프란시스코보다 적절한 장소는 없어 보인다. 기욤 뮈소는 이 소설에서 독자들의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로 샌프란시스코의 매력을 활용한다. 눈을 감으면 엘리엇이 운전하는 비틀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샌프란시스코 거리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질 것 같다. 70년대 미국 대중문화의 섬세함도 독자들에게 한 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줄 만큼 감각적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70년대의 히피 문화, 비틀스, 엘비스 프레슬리, 미소의 냉전 구도와 핵무기 각축전 등의 70년대 관심사가 오늘날에는 어떤 양상으로 변모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누구나 평생 회한으로 남을 수 있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는 의도하지 않은 실수와 불운이 깃들게 마련이다. 인간은 운명을 바꿀 수는 없지만 개선할 여지는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엘리엇이 온 힘을 기울여 운명을 바꿔보려 시도하다가 결국 깨닫게 되는 건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진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바탕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