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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호손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Great Stone Face)』

by 언덕에서 2019. 11. 25.

 

호손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Great Stone Face)』 

 

미국 소설가 너대니얼 호손((Hawthorne,Nathaniel.1804.7.41864.5.19))이 만년인 1850년에 쓴 단편소설로 큰 바위 얼굴이라는 소재를 통해 여러 가지 인간상을 보여주면서 이상적인 인간상을 추구한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내향적이었으며, 항상 내면의 문제, 특히 죄의 문제를 추구하였는데, 이것은 청교도의 전통을 가장 잘 표현하는 내용이었다. 현실성이 희박하다는 비난은 있었지만, 그는 엄숙한 예술가적 혼을 지녔기 때문에 그는 문학사상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가인 너대니얼 호손은 청교도 집안에서 태어나 대표작 <주홍글씨>(1850)를 비롯하여 교훈적 경향이 강한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이 작품 또한 비슷한 경향의 작품이다위대한 인간의 가치는 돈이나 명예나 권력 등의 세속적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 탐구를 거쳐 얻어진 말과 사상과 생활의 일치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영문학자이자 시인인 피천득이 최초로 번역하였다. 이 소설은 뉴잉글랜드에 정착한 이민자들이 겸허한 마음으로 인간의 형상을 닮은 바위를 바라보며 삶의 의미와 관대함을 배워간다는 내용으로 동화적 요소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높은 산중의 계곡에 풍요로운 마을이 자리 잡고 있고, 이 계곡에서 산을 바라보면 사람의 형상과 아주 흡사한 바위들이 마을 계곡을 내려다보고 있다. 가까이서 보면 단지 바위일 뿐이지만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 큰 바위 얼굴의 모습은 마을을 지켜주는 인자한 산신령과 같은 존재다.

  어린 시절 주인공 어니스트(Ernest)는 어머니로부터 계곡 출신에서 큰 바위 얼굴과 똑같이 생긴 위대한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설을 전해 듣고 이 이야기를 철석같이 믿는다. 어니스트는 어린 시절부터 청년, 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한없이 자애로운 미소와 가르침으로 지켜봐 주는 큰 바위 얼굴의 인물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위대한 상인이자 거부인 개더골드(Mr. Gathergold)와 여러 전쟁을 승리로 이끈 블러드앤드선더(Old Blood and Thunder) 장군, 위대한 정치가뿐만 아니라 위대한 시인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큰 바위 얼굴과 똑같이 생긴 인물을 기다렸지만, 어니스트는 이들이 항상 무엇인가 모자란다는 생각으로 실망을 금치 못한다.

  이러는 사이 평범한 농부이자 촌부인 어니스트는 자애와 진실, 사랑을 설파하는 설교가가 된다. 계곡에서 설교하면 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먼 곳에서도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기 위해 찾아온다. 어니스트의 모습은 자애롭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기 위해 계곡을 찾아온 시인은 어니스트의 모습에서 큰 바위 얼굴을 발견했다며 소리치지만, 어니스트는 여전히 위대한 인물을 기다린다.

 

 

 

 

  평범하기만 하던 한 소년이 평생 ‘큰 바위 얼굴’을 닮은 귀한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사는 동안 어느덧 자신이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예언 속의 바로 그 인물이 된다는 이야기는,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재산이나 권력들은 영원한 가치를 지닐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준다. 권력이나 물질적 부유함, 용맹이나 말의 허구성은 자연으로부터 얻는 순수함과 정직함보다 앞설 수 없음을 우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소설은 '참다운 위인, 참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위인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몸 바쳐 일한 사람이지만, 작가는 그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말하고 있다 더욱 본질적인 것은 '비록 소박하고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착한 행위와 신성한 사랑을 행하며, 끊임없는 자기 탐구하며 마침내는 말과 사상과 생활이 일치되는 것'이 진실로 위대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1850년대 미국은 뉴잉글랜드 지역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호손은 가상의 뉴잉글랜드의 산과 계곡을 배경으로 새로운 국가 미국에 등장할 가장 현명하고 위대한 인물을 그려냈다주인공인 어니스트(Ernest)는 계곡이라는 자연에서 항상 자신을 지켜보면서 인자한 웃음을 버리지 않는 거대한 자연의 가르침으로 자연의 순리를 배운다.

  호손은 아무리 위대한 직업처럼 보이는 것에도 자연이 가르치는 진리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는 가르침을 제공한다. 어니스트는 계곡을 떠난 적도 큰 바위 얼굴로부터 멀어진 적도 없이 오롯이 자연의 일부로서 세상을 살아간 인물로 등장해서 그 가르침을 전파하는 인물이 된다. 현대 환상 문학의 대가로 불리는 아르헨티나의 보르헤스는 호손의 단편이 상징성이 빛나는 매혹적인 우화라고 평하며 특히 큰 바위 얼굴은 연구자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연구 대상이 된다는 주제를 매우 독창적으로 다루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