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高朋滿座

아직 끝나지 않은 잔혹한 인류사『인종주의 민족차별』

by 언덕에서 2015. 8. 19.

 


아직 끝나지 않은 잔혹한 인류사『인종주의 민족차별』

 

 

 

 

 

 

이 책은 인류사에서 인종주의 민족 차별 같은 중요한 차별을 누가 어떻게 만들고 이용했으며 인류가 이것을 해결하려고 어떻게 노력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나치가 유대인을 차별하고 백인이 인디언과 흑인을 착취하던 논리가 이 안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총 6장으로 구성하여, 인종부터 인종주의의 탄생과 발달, 인종주의와 민족 차별의 종류, 스포츠의 인종주의와 민족 차별 등을 수록하고 있다.

 

흑인에 대한 편견으로 그들을 노예로 만든 것이 아니라 흑인을 노예로 삼으면서 인종주의를 만들어 낸 것이다. 시간이 지나 흑인은 노예의 지위에 합당한 사람으로 인식되었다.  40쪽


 한국인은 단일 민족으로 살아와 인종 차이에 따른 학살이나 전쟁을 경험하지 못했다. 인종 문제를 피부색이 달라서 약간의 홀대를 주고받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인권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을 합법적으로 죽이던 때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노예 해방 선언을 한 것이 1863년이고, 나치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1940년에서 1945년까지 유대인을 학살하였다. 서구인은 차별당하는 사람을 인간이 아닌 부류로 규정하여 기독교 교리와의 충돌을 피하고 차별을 정당화하였다. 서구의 인종주의는 종교 평등주의와 인종 편견이 교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그리스도교 국가에선 원래는 유대인의 잘못된 믿음 때문에 그들을 미워했지만 유대인이 개종하자 미워할 다른 이유가 필요했다. 결국 유대인은 원래부터 나쁜 종자라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42쪽


 미국이나 유럽은 이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인종 차별 행위가 범죄라고 교육한다. 하지만 인종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개인이 저지르는 인종 비하는 물론이고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시위와 폭동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흔히 생각하듯 민족은 수천 년 전부터 있었던 개념이 아니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태초부터 내려온 것으로 믿는다 그 결과 민족이 인류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143쪽) 인종 차별과 민족 차별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 지역감정, 왕따, 장애인 차별, 성적 차별, 외모나 학력, 가난에 따른 차별 등과 뿌리를 같이한다. 이런 차별에는 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우월하다는 믿음이 들어있다. 유전적 우열을 믿고 자신보다 열등하게 보이는 사람을 멸시하고 차별하는 것을 합리화한다. 이런 합리화 때문에 인간이 인간을 노예로 만들고 짐승처럼 부리는 일이 벌어졌고 식민화라는 비인간적 지배가 일어났으며 많은 학살이 자행되었다.

 

 

 

 

 한국인도 심각한 차별을 겪었다. 일제 강점기에 나라와 농토와 재산을 빼앗겼고 창씨개명을 강요받았고 한글도 사용할 수 없었다. 젊은이는 군인과 일꾼이 되고, 젊은 여성은 강제위안부가 되어 전쟁터로 보내졌다. 일본인에게 한국인은 조센징이라는 2등 민족이었다. 이렇게 차별을 온몸으로 겪었던 한국인도 과거를 잊고 다른 소수자를 차별하고 있다. 피부색이 다르다고 흑인을 비하하였고 이주 노동자를 홀대한다. 같은 한국인인 혼혈인과 귀화인, 교포, 새터민, 장애인, 동성애자와 성적 소수자, 고령자, 비만인 등을 차별 중이다.

 또 지역 감정과 지역 차별은 한국형 인종주의이다. 나치가 유대인을 차별하고 백인이 인디언과 흑인을 착취하던 논리가 이 안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것은 막연히 차별이 나쁘다고 배웠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차별을 만들고 이용하는지를 배우지 않은 탓이다.

 

 

 

 

 한국 내에서 이주노동자 범죄율은 한국인보다 전혀 높지 않다. 또 많은 다툼이 임금이나 재해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여 일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주 노동자가 사는 지역이 빈민지역이 된 것도 이주 노동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이주 노동자가 종사하는 3D 업종 산업에 가까이 위치하고 낙후되어 주거비가 싼 지역에 이주 노동자가 살 뿐이다.


(2011년 국내 거주 외국인 및 내국인 범죄율) - 경찰청 자료

 

국내 거주 외국인

내국인

전체 인구

139만 5,077명

5,073만 4,284명

피의자 수

2만 6,915명

187만 9,748명

비율

1.9%

3.7%


 이주 노동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주 노동자보다 한국인을 먼저 고용해도 채우지 못하는 일자리가 더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아시아계 여성이 한국인과 재혼하는 경우가 늘었는데 재혼한 여성이 본국에 있던 자녀를 데려왔다. 이렇게 해서 한국에 들어온 아이를 제2의 코시안이라고 한다. 코시안1은 유전적 부모 가운데 한쪽이 한국인이지만 제2의 코시안은 유전적 부모가 모두 한국인이 아니다.  정부는 사회 적응 프로그램이나 자녀 양육 지원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결혼 이민자와 코시안이 적응하도록 도왔다. 하지만 제2의 코시안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이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한 적이 없어서 기초적인 통계조차도 없다. 190쪽

 

 차별을 없애는 것은 단순히 인도주의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문제이다. 세계화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지닌 많은 사람이 한국 사회에 동화하고 이바지해야 한다. 모두가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지 못하면 누군가는 2등 국민이 된다. 이것은 사회 갈등 요소가 되어 국가 경쟁력을 무너뜨릴 것이다. 차별이 없어지려면 한국 사회가 진짜 민주 사회가 되고 한국인이 진짜 민주 시민이 되어야 한다. 차별을 없애는 일이 민주 사회를 만들고 민주 시민을 기르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1. 코시안이란 원래 이주 노동자와 한국인 사이에 태어난 자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1996년에 외국인 노동자 센터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고 한국인(KOREAN0과 아시아인(ASIAN)의 합성어이다. 요즘은 아시아계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도 코시안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국제 결혼 가정과 이주 노동자 가정의 자녀에게 인권과 권리를 찾아주려고 고안되었다. 하지만 원래 의도와는 달리 이들을 한국인과 구별하는 차별적 용어로 잘못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본문으로]